지난 2003년 8월28일 오후 5시께 인주면 냉정리 일대 소속을 알 수 없는 군용헬기(시누크)의 저공비행으로 파손 된 집을 이환헌씨가 가리키고 있다.
소속불명의 헬기 저공비행으로 인해 주택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은 인주면 냉정리 주민들의 보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본보 358호 참조> 지난 2003년 8월28일 오후 5시께 인주면 냉정리 일대 소속을 알 수 없는 군용헬기(시누크)의 저공비행으로 농작물과 가옥에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에서 5시까지 군용헬기 한 대가 해암리 2구 논 주변을 저공으로 순회, 약 4천여 평의 벼가 쓰러졌다. 또 이날 밤 9시40분경 인주면 냉정리 이환헌(52)씨의 집 지붕 위에 5분간 저공비행을 해 대문, 창고, 담장, 비닐하우스 등이 훼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이환헌씨는 한미연합사령부라고 밝힌 한 관계자의 전화로 “피해를 보상해주겠으니 언론에는 알리지 말라는 당부를 받고 인주면사무소에 피해를 보고하고 추후 연락을 기다렸으나 보상이 되지 않은 채 2년이 지나버렸다.이씨는 당시 피해보상을 적어야 하는 영문서류를 받았고 피해를 준 헬기가 시누크 인점을 들어 미군헬기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미연합사령부는 “그런 피해상황을 접수받은 사실이 없고 미군헬기라면 주한미군으로 밝혔을 것인데 한미연합사령부라고 밝힌 것이 석연치 않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 보상주체가 미군이었음을 확신하던 터였으나 이제는 보상주체마저 알 수 없어 피해보상이 어려워 진 것이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인주면에 미군 헬기가 추락해 1명이 사망했던 2003년 사례와 시누크 헬기가 자주 이 지역에 출몰하는 점을 들어 미군임을 확신하고 있는 상태다. 주한미군배상사무소 관계자는 “피해를 입힌 헬기가 한국군 소속인지 주한 미군 소속인지 분명치 않아 공군작전사령부의 레이더 기록 자료 확인을 요청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서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만약 소속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을 경우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일단 이씨는 우선 대전지방법원 보상과에 피해를 접수해 논 상태다. 시간이 지나면 보상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전문가를 불러 피해규모를 확인해 2300여 만원의 피해접수를 해 놓은 것. 또 다른 헬기 피해 막아야 이씨가 이같이 피해접수를 미리 해놓은 것은 이유가 있다. 이씨와 같은 피해농민이 많기 때문에 이같은 사례가 발생할 시 주민들의 피해보상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조모씨(냉정리 주민)는 “이 지역에 잦은 헬기 출현으로 널어 논 깨가 날아가거나, 고추 등 농작물의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벼꽃이 여물기도 전 헬기가 뜨면 벼를 엎치는 것보다 더 큰 손해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윤모씨도 “이같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조사한번 받아보지 못했고 피해가 있을 때마다 그냥 지나치곤 했는데 이씨같은 큰 피해가 생기고도 보상주체를 몰라 해결되지 않는다면 나중에 더욱 커다란 피해가 생길 경우 누굴 믿고 의지하겠냐”는 의견이다.이환헌씨 또한 “피해를 낸 당사자가 누군지 모르겠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농민이 이런 경우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사건이 해결되길 바란다”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저공헬기로 피해보는 모든 주민의 문제로 다루고자 피해보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도 이에 대해 한몫소리를 내고 있다. 이같은 피해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실태조사하지 않은 점을 들어 실태파악에 나설 것과 피해가 생길 시에 행정당국이 신속하게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창구를 개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피해가 많이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헬기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행정 시스템이 농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지 못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환헌씨의 헬기피해를 게기로 종합적인 대책과 사례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을 접수했던 인주면사무소 조천식 담당자는 “이런 피해가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보상절차를 마련해 주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일단 피해당사자를 찾아내고 농민들이 피해를 입었을 시 능동적인 조사와 시청이 연결되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대전지방법원 보상과 담당도 “이번 사건은 주체를 아직 명확히 알 수 없으나 자세한 피해규모와 사건 내용을 파악한 바 빠른 시일안에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