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월) 전국임대아파트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이 아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은행의 불법대출 및 건교부의 부실관리감독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아산시의 부도 임대아파트 문제가 KBS 시사 프로그램인 ‘추적 60분’에 의해 제기되자, 아산시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이 방송 중 시민을 담당하는 강희복 아산시장이 고의로 회피하는 듯한 인상과 아산시청 담당 공무원이 “그 부분은 말해줄 수 없다”는 등 은폐하려는 듯한 말투는 아산시민에게 실망감을 던져주었다. 지난 18일(수)에 방송된 추적 60분은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누가 이들의 집을 빼앗았나?’라는 제목으로 전국의 아파트 5백여 단지, 12만 가구가 살던 집에서 쫓겨나 거리로 내몰리는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특히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어진 임대아파트가 서민의 주거불안을 심화시킨 것이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정부 당국자는 아무도 없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이란 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획의도를 밝혔다.이 보도의 3개 사례 중 아산시편은 상아아파트의 문제점을 집중해서 다뤘다. 이 방송이 방영되자, 아산시청 홈페이지 시민게시판에는 비난과 아산시에 대한 성토의 글이 하루에도 몇십개씩 올라왔다. 급기야 아산시가 ‘KBS2 추적60분 보도에 대한 해명내용’(우측 박스 참고)을 올렸지만 시민 성토는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아산시의 임대부도는 얼마나아산지역의 부도임대아파트는 총 10개로 대부분의 경우 전 전세 또는 전 월세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이번에 보도된 상아아파트의 경우 99년 준공허가를 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허가증이 발부됐고 이들은 현재 불법거주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부도가 나자 보증금 2000만원도 받을 수 없는 상태다.(2000년 9월20일자 본지 보도) 부도낸 업체가 다시 분양을 추진하면서 56개월분 임대료를 요구하는 동시에 지난 3월에는 임대주민을 내쫓으려는 목적으로 용역업체 직원을 불러 말썽을 빚었다. 상아아파트 이 외에 추적 60분에 나온 첫 번째 사례와 같이 살고 있던 임대아파트가 경매 처분된 경우가 아산에서도 있었다. 2001년 9월18일 배방면 H아파트의 경우 임대아파트가 부도나 법원경매에 넘어가자 주민 3백여 명이 집단으로 경매에 참가해 경매업무가 일시 중단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97년 입주를 시작해 총 9백22가구 중 5백98가구만 입주하고 나머지 3백24가구가 미분양된 상태였다. 이중 전체 8개동 가운데 1차로 전세분양된 101동, 102동 1백52가구에 대해 법원에 경매신청을 했었다. 당시 주민들은 소유주가 바뀌면 전세보증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육탄저지에 나섰던 것이다.(2001년 9월22일자 보도)배방면 신한아파트도 마찬가지. 2백40세대가 이미 부도가 나 입주자들이 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대보증금(13평 1200만원, 15평 1800만원)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이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무리하게 빚까지 져가며 서민을 위한다는 임대아파트의 보증금을 냈으나 보증금은 커녕, 집수리도 제대로 한 번 받아보지도 못하고 길거리에 나앉게 될 판이다.시민단체들과 시민들의 노력이런 주민들의 고통은 국가보다 시민단체들이 먼저 알고 있었다. 전국임대아파트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은 지난 9일(월) 아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은행의 불법대출 및 건교부의 부실관리감독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민간임대건설업자의 부도사태가 임차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가하고 있으나, 정부는 부도아파트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임차인들의 생존자금이자 전 재산인 보증금을 다 앗아가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목청을 높였다.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민간건설 공공임대아파트에 입주한 임차인들은 전체 40만여 가구로 이 가운데 15만 가구가 이미 부도가 났지만 정부는 오히려 ‘민간임대정책 활성화 방안’을 내놓아 다수의 저소득무주택서민들의 주거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이들은 임차인들의 정당한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길거리로 주민들을 내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건설교통부 책임자를 감사 및 문책하고 임대아파트 공급 주체를 지자체와 공기업으로 전환할 것 ▷국민은행이 불법적으로 설정해준 근저당권과 민간건설업자들에게 기금 대출시 위법사항에 대한 감사와 대출금으로 회수된 임차인의 보증금을 즉각 반환할 것 ▷안정된 임대주택 공급제도를 마련하고 임차권을 확실히 보장할 것 ▷임차인들에 대한 정부의 현실적인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불법적 경매를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또한 지역에서는 민주노동당 아산지역위원회가 임대아파트를 위해 나섰다.이들은 아산시의 임대아파트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임대아파트 전체현황 ▷각 임대아파트 입주자모집공고안 및 임대조건신고서 ▷임대아파트 분양가격산출내역서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시는 대부분이 공개가 가능한 것임에도 정보공개 15일이 지난 뒤 임대아파트 전체 현황만 공개한 상태이다. 나머지 두 가지는 정보공개가 가능한데도 비공개 대상이라며 공개를 꺼리고 있어 추적60분에 보여진 것처럼 은폐하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더구나 임대아파트 현황에서 문제가 된 상아아파트는 임대아파트 현황에서 제외돼 그 사유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시민들 분통 터졌다 이같은 임대아파트 부도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특히 아산시장이 치과치료와 병가 등을 운운하며 KBS 기자와의 면담을 회피한 것은 한 도시의 수장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아산시청 시민게시판에 성토의 글로 도배되었다. 이에 시에서 해명글을 올렸음에도 시민들은 “진정으로 시민을 생각하고 반성해서 그런 해명 글을 올렸다면 적어도 상아아파트뿐만이 아니고, 아산시에 사는 모든 임대 아파트 주민들께 글을 올려야 정당한거 아닌가요?”(김미정씨)“상아임대아파트 문제만이 아니다. 모든 임대아파트들이 겪고 있는 문제인데 왜 상아아파트만 운운하느냐”(조미숙씨)“선량한 시민들에게 악취 풍길까봐 잠적해 주셔서… 이왕이면 임기 끝날 때 까지 이 치료나 하시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김예현)라며 실망스런 아산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부도날 걸 알면서도 사업을 승인해줬다? 임대아파트 사는 사람들이 봉인가? 그렇게 피하려면 그 자리 내놔라”(최현숙씨) 등 시민의 성토가 이어졌다.아산시, 당혹스럽다아산시민들의 이런 반응에 아산시도 당혹스러웠는지 ‘KBS2 추적60분 보도에 대한 해명내용”을 내놨다. 건설교통국장 명의로 내논 해명서에는 “그동안 상아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보다 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지 못함을 송구스럽다”며 “입주민들에게 임대보증금의 일부를 환급하는 것으로 보증의무를 하게 되어 현행법상 그 외에는 특별한 구제방법이 없는 상태로 우리시에서도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이 해명서는 “임차인들이 임대주택법을 위반하여 재산상,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으나 정부의 임대주택건설에 정책이나 법 개정 등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 해결방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공공임대 정책허점 보도 노 대통령 불호령이같은 보도가 전해지자, 노무현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정책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정책이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신뢰를 무너뜨리는 경우는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공공임대아파트 정책의 문제점이 있는지 점검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금요일 수석 보좌관 회의는 원래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으나 “민간이 건설하는 공공임대아파트에서 부도가 나면 입주자들의 보증금이 보장되지 않는 등 피해자 대책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는 18일의 한 TV 시사프로그램을 본 노 대통령이 이 사항을 점검하려고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추병직 건교부 장관도 참석했으며, 정책 점검에 앞서 해당 시사프로그램을 20분가량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무원들이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무책임한 정책수행방식은 국민들로부터 끊임없는 불신을 낳게 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공직자들이 정책을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임대아파트 정책의 보완대책과 관련해서 “기업의 창의력을 위축시키지 않고, 기업의 영업자율성을 보장하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규제할 것은 대책을 만들어 대책 없는 피해자가 양산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정책적 대책 ▷사업자에 대한 국민주택기금 대출심사의 부실 여부 ▷부도예방을 위한 조치 ▷부도사업장 정상화를 위한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이 아산시에 알려지자, 부도관련 임차인들은 어떻게 해결될지 촉각을 모으며 정부와 자자체의 방안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