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만 사랑하는 사람들, 이제는 타인에게 열어야 성엽 스님(대윤사 주지승)부처님 오신날 즈음해 아산시내는 연등으로 불이 휘영청 밝다.환한 미래를 밝혀줄 것에 대한 기대를 연등에 담았으리라. 이 모든 중생들의 기대를 부처님은 어떤 자비의 미소로 화답할까. 대윤사 주지승인 성엽 스님은 그 자비의 미소를 인도여행기를 통해 들려주었다. 2년 전 인도여행을 통해 또 다른 깨달음을 얻었다며 차분히 인도여행의 첫발자국을 뗐다. 오랜 고행을 해왔음에도 깨달음에 대한 갈구는 인도로 향하게 했다. 몇 푼으로 두 달간의 인도여행중에 여러 번 다치기도 하고 생명의 위협도 느꼈다. 그런 위험함 속에서도 인생을 깨닫고 싶었던 성엽 스님은 여행 일정에는 없었지만 달라이라마를 보기 위해 룸비니로 향했다. 겨우 룸비니로 왔지만 달라이라마를 직접 접견하려는 사람이 많아 통제가 심했다. 큰 사람을 통해 큰 도를 깨달아야겠다는 생각에 수소문을 해 겨우 달라이라마를 만났다.성엽 스님 옆에 앉아있던 도반이 묻는다. “어차피 윤회를 할 것인데 자살하면 어떠하냐” 묻자, “내 몸 자체가 내 것이 아니라 잠시 빌리는 것인데 그것을 죽이면 타살이다. 악업을 행한 것”이라고 답한다. 계속 믿음을 이루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는 물음에 “끊임없이 반복하라”는 말이 성엽 스님 마음에 요동쳤다. 그때 달라이라마는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허물은 어디 있다고 보는가.” 그 많은 사람 중 쉽게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5분쯤의 긴 침묵이 흐른 후, “허물은 자기 자신만 사랑하는데 있다”고 답했다. 머릿속으로 차가운 물이 흐르는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요즘처럼 자기 자신, 가족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열반에 오른 이의 답은 시원함 그 자체였다. 자기 자신만 사랑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줘야 한다는 뜻으로 성엽 스님은 해석되었다.부처님 오신날, 많은 중생들이 가족의 이름을 써넣고 그 속에 가족과 개인의 소망을 적어놓는다. 그 누구의 등에 모든 중생들의 행복을 간절히 비는 마음이 담겨있을까. 오직 그 등만이 부처의 자비스런 미소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성엽 스님의 마음이 다시 한번 인도의 룸비니로 향한다. 인도 여행이 부처님의 자비를 깨닫게 해줬기 때문만은 아니다. 모든 중생의 마음이 자기 자신만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진실된 자비의 마음으로 열어지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도의 깨달음이 살아있는 인도에 성엽 스님의 마음이 아직도 그곳을 여행중에 있다. 모든 사람이 인도의 날씨처럼 뜨겁게 다른 사람을 향해 타오르길 성엽 스님은 예불을 올리며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