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을 벌기 위해 관광 비자를 얻어 일본 유흥업소로 위장취업을 나가는 여대생이 늘고 있어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을 앞두고 미리 취업을 위해 서류를 준비하느라 중간고사가 없는 요즘 비자와 취업서류를 만들며 일본행을 서두르고 있다.본 취재기자가 일본 유흥업소에 취업하려는 대학을 만난 결과 이들 여대생들은 학자금과 용돈마련을 위해 일본행을 택한다고 답했다.이들은 성매매 특별법 발효이후, 시내 유흥업소를 찾아 접대에 나섰으나 수익이 낮고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팁도 줄어 이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모 사진관에 따르면 “업소에서 일본취업을 나가는 경우 신분을 밝히지만 여대생일 경우 어떤때 쓰는지 밝히지 않는다. 다만, 의상준비가 다른 프로필 사진에 비해 섹시한 것과 포즈를 야하게 찍어달라는 주문으로 미뤄 짐작할 뿐이다. 이들이 왔을때 일본과 취업을 운운하며 방학이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진관은 또 작년 이맘때만 해도 졸업이나 취업을 위해 찍는 프로필 사진이 많았는데 최근 4~5건 정도 일본 취업 관련 사진접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대생들은 성매매특별법 발효 이후, 국내에 돈벌이가 쉽지 않아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취업을 나가는 여대생들은 집안형편이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한 학기에 300만원이 넘는 학비를 부담할 수 없고, 용돈도 넉넉지 않아 일본 유흥업소에 나가면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이같이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이런 취업경로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 취업을 위해 적게는 300~450만원 정도가 필요하지만 일주일이면 벌 수 있는 금액으로 큰 부담을 갖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취재기자가 일본취업을 할 것이라고 접근한 뒤, 어떻게 일본 취업을 나가게 됐는지 2명의 여대생들에게 들어봤다. (H모, L모양)▶일본 취업은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등록금을 부모님이 일부 대주시긴 하지만 형편이 어렵다. 매번 돈돈돈 할 때마다 지겨웠다. 용돈이 너무 궁했다. 게다가 뭐하나 사려면 돈이 엄청 드는데 부모님 주머니에서 돈 나오는 게 한계가 있다.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때부터 유흥업소 아르바이트를 했다. 성매매특별법 발효 이후 한국에서 돈벌기가 쉽지 않았다. 가뜩이나 한국에서 일할 때는 아는 사람 만날까 두려웠고 사회적으로 매장 당할까봐 조바심이 났었는데 성매매특별법 발효 후, 부담이 이중삼중으로 늘어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됐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잘 살고 환율도 많이 차이가 난다고 해서 결심하게 됐고 중간고사 끝나고부터 준비했다.▶취업경로는 어떻게 알게 됐나.-특별하게 알게 된 경로는 없다. 아는 선배를 통해 사진이 있는 프로필과 신용불량자가 아니면 관광비자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일본에 가 있는 선배를 통해 서류를 보냈다.얼마전 인터넷 사이트를 보니 일본 유흥업소에 취직할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런 곳은 신뢰할 수 없어 현지에서 일하는 선배를 통해 출국 준비 중이다. ▶준비비용은 어떻게 마련했고 그만큼 벌 수 있는가. -준비비용은 그동안 아르바이트한 비용으로 마련했다. 사실 이번이 초행이다. 친구 두 명이 같이 일본행을 택했다. 그들도 초행이라 돈벌이는 얼만큼 될지 알 수 없다. 그런데 하루 팁이 10만엔이란 소리를 들었다. 그 정도면 100만~110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일주일이면 취업준비 비용을 뺄 수 있다. 소개자금과 여행비용까지 해서 나같은 경우 400만원 들었다. 그동안 유흥업소에서 번돈이다. 다른 애들 경우는 적게는 300만~450만원 든다고 하는데 사실 비행기값은 내가 내고 가서 선배언니를 만나 필요한 자금을 주면 되는 걸로 알고 있어 지금은 크게 돈들은 게 없다.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텐데 그런 불안감은 없는가.-없다면 거짓말이다. 사실 독도문제 등 일본과의 문제가 첨예화 돼있는데 그런 거 생각하면 가기 싫다. 하지만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봐라. 패스트푸드에서 열심히 일해 봤자, 시간당 3천원대다. 찜질방의 경우 6천원이지만 그거 벌어서 학비는 커녕, 용돈 쓰기도 힘들다. 일본으로 같이 가는 친구들의 경우 다 집이 그리 못사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학비를 풍족하게 댈 수 있는 만큼도 아니고 용돈도 궁하다. 여자라면, 사랑하는 남자에게만 사랑받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만, 지금으로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본다. ▶2차를 가자면 갈 것인지.-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뭘 묻나. ▶일본 유흥업소로 취업 나가는 친구들이 많은가.-모르겠다. 근데 얘기 듣기로 많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보니까, 우리 학교 학생이 몇 명 와 있었다. 차림새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게 있긴 하지만 서로 그런 것에 대해 묻지 않는다. ▶프로필 사진은 왜 필요한가.-잘 모른다. 유흥업소에 이런 아가씨들이 있다고 홍보하기 위해 필요하단 얘기를 들었다. 선배언니가 준비해 달라고 해서 준비했다. 한국에서 유흥업소 전단지나, 마사지업소 사진 봐라. 대부분 일본애들이다. 아마 우리 사진도 그렇게 나붙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 사진과 차이가 많아 그렇게 쪽팔리진 않는다. 이들과의 인터뷰 뒤 다시 만나고자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가 되지 않았다. 현재로서 이들을 법적으로 제재할 아무런 근거마련이 돼 있지 않다. 다만 취업알선을 한 업주에 대해 처벌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어서 힘들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의 전언이다.성매매 특별법 발효 이후 여대생 뿐 아니라 유흥업소 여성종사자들은 돈벌이가 쉽지 않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모(25·아산 E주점)씨는 “성매매특별법 발효전에는 그래도 고정수입이란 게 있었다. 이거 저거 떼고 나면 그나마 남는 것도 없지만 지금은 빚까지 지는 상태다. 시간이 흐르면 괜찮겠지 하는데,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니 단속이 심하지 않아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 해외로 눈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일본 유흥업소에 나가는 현상에 대해 다방에 나가는 여직원에게 물어봤다. 최모(여·30·아산 S다방)씨는 “잘은 몰라도 이런 경우 사기가 많다. 선배에게 부탁했다고 해도 그 뒤에는 취업브로커가 있다. 우리들 같은 경우도 갈 수 있는 길만 알면 일본을 택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기가 많고 그렇게 적은 금액으로 일본갈 수 있는 케이스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녀는 또 “하지만 이런 업소에서 일하다 보니 저절로 알아지는 게 있는데 돈을 많이 번만큼 많이 떼인다는 사실이다. 학자금도 좋지만 사실 그렇게 해서 마음과 몸이 피폐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