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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어버이날 대통령상 수상-독사로 소문난 시어머니 마음 녹인 ‘며느리 정성’

‘며느리 정성’

등록일 2005년05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대통령상을 수상한 윤원자씨.. “친정어머니 보다 오래 모신 세월, 말로 다 못하지.”제33회 어버이날 대통령상 수상을 받은 윤원자씨(60·선장면 군덕리). 시어머니를 모시고 산지 벌써 47년. 친정어머니보다 더 오랜 세월동안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사랑하는 마음보다 ‘미운 정’으로 살아왔다. 이웃 사람들은 윤씨의 시어머니를 ‘장곶리 독사’로 불렀다. 그럴 정도로 동네 평이 안 좋은 사람이었다. 윤씨도 그런 어머니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다만 남편 김흥래씨의 다독임에 참고 산 세월이 벌써 인생 절반을 훌쩍 넘겨버렸다. 시어머니에 대한 일화를 말하자면, 옛동화 장화홍련을 방불케 한다. 하지만 괜히 집안 망신만 시킬까봐 그런 얘기는 쓰지 말란다. “이제 와서 상을 준다는데, 사실 상 받을 자격도 없어. 어른이니까 모셨지, 미운 정만 마음 속에 가득해. 이제는 좋아질 때도 됐건만….” 어느새 눈언저리가 젖어온다. 아이를 임신했을때 무슨 잘못한 것도 없는데 시어머니가 다듬이 돌을 들어 던지는 바람에 놀라 윤씨는 아이를 유산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남편이 바람막이가 돼 주었다. 시아버지가 성정이 맑은 분이셔서 윤씨를 잘 해줄라 치면, 시어머니의 질투어린 시선에 뭇매질을 맞아야 했다. 몇 번씩 보따리를 쌌지만 그때마다 “사랑하고 살아야지. 원수도 사랑하는데 내 가족이야”하며 참아왔다. 긴 세월을 지냈지만 여전히 시어머니는 “파스 사오라고 시켰는데 안 사왔다”고 소리소리를 지르며 반백의 며느리를 야단치신단다.예전에는 재산이 많아 일하는 사람도 많았건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 10평 남짓한 식당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윤씨. “그래도 지금이 행복하다”고 윤씨는 말한다. 아무런 탈 없이 자라준 2남1녀의 자녀들. 큰딸은 출가했고 이제 장남이 다음달 11일 장가를 간다. 시어머니께 한 효도가 윤씨의 자녀들이 본받아 그대로 하고 있다. “받으려고 한 효도가 아닌데, 내가 한 것보다 몇 십 배 받는 것 같다”는 윤씨. 윤씨에게는 “대통령상보다 가족이 건강하고 사랑하며 사는 게 더 큰 상”이라며 “저 양반 삶이 다하는 날까지 그래도 최선을 다해 모실 거야. 나보고 바보라고 해도 가족이야”하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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