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학습중인 모고교 1학년 교실. 내신, 수능, 논술이란 부담이 큰 것으로 봤으나 아직은 평온한 분위기다.
2008학년 대입시험을 앞둔 고1학생들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으나 아산시내 고교는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현재 고1학생들에게 시행되는 2008학년 대입시험에 대해 교육부는 내신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나서고, 대학은 내신의 변별력이 약해 논술비중을 높이겠다는 소식이 있자 고1학생들의 반발을 사왔다.최근 아산에도 ‘문자돌려! 5월7일 광화문 앞으로 돌격’의 문자가 나돌아 아산시내 고교들에 긴장감이 나돌았다. 하지만 아산시내 고교들은 그렇게 우려할만한 것이 아니라는 반응이다.아산시내 고교들이 이미 내신의 변별력이 크고 일부 학생에만 해당되는 것일뿐 전체가 아니란 생각에 수도권처럼 반발을 하지 않고 있는 것. 이번 아산시내 고등학교 대상으로 열린 중간고사에서도 학생들은 큰 무리 없이 시험을 치른 상태다.아산시내 고교 왜 잠잠한가 2008학년도 대학입시 때부터 내신 성적을 위주로 전형이 실시된다. 현 고교 1학년생부터 적용되는 것이다. 12번의 내신 성적 산출 시험 중 처음으로 실시된다.이를 두고 수도권과 광역시권 고등학교에서는 소수점까지 내야 내신성적에 ‘학생들에게 가혹한 제도’라고 입을 모은다.아산시내 학생에게도 시험이 자주 있다는 것이 부담이긴 하다. 다만, 내신의 비중을 높이면 지방학생이 유리하기 때문에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홍승욱 아산고 교장은 “지금까지 수능만 잘하면 대학에 들어갔다. 교과과정도 수능에 맞춰져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신평가 위주로 가면 전인교육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내신이 9등급, 성적을 소수점까지 2008년 대입부터는 내신이 5등급에서 9등급까지 나뉜다. 1등급이 한 학년 45명이던 것이 20명만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우려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아산시내 고교들은 말한다.첫 중간고사를 치른 수도권과 대도시의 고교들은 소수점까지 내신을 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시험의 난이도 조절에 고심해야했다.아산시내 고등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지만 사유는 정반대다. 수도권 학생들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난이도 조절을 한다면 아산시내 고교들은 이미 학생들이 어느 정도 구분이 되어 있다. 성격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내신등급을 소수점까지 신경쓸 것은 없다. 다만 학습능력별로 별도의 지도를 해오고 있다는 것이 아산시내 고교교사들의 전언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모교사는 “충남 모고교는 그동안 내신을 부풀리기 위해 평균 92점 미만이면 재시험을 치러왔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경우 평균이 63점이다. 다양한 점수가 이미 공존해 있다보니 소수점까지 평균을 내야하는 수도권과 입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산고의 경우 학생들이 수준별 선택형보충수업을 시행하고 있다. 교과서를 자신에 맞게 상, 중, 하로 나누고, 교사도 선택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첫 시행으로 20시간 수업 후 계속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이 학교는 밝혔다. 학생들이 스스로 교과의 난이도를 조절해 선택해서 자신에게 맞는 교사와 수업을 함으로 내신보다는 질적 교육에 충실하자는 취지다. 학생들에게도 호응이 좋다. 강경상 아산고 교사는 “수능만을 위한 교육이 전인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아이들이 배워도 제대로 배우고 졸업해야 그게 맞다고 본다. 아직 시행중이지만, 기본교육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내신에 충실할 수 있게 돼 효과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2번의 시험은 부담인가내신이 중요해 지면서 중간·기말고사는 중요한 화두로 지목됐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12번의 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험을 12번이나 봐야 하는 중압감에 시달린다”고 온양고 신모(17)군은 토로했다. 실제로 학생들은 시험이 12번씩이나 보는 내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다만, 지방고교에서는 환영하는 요소는 지금까지 수능만 잘보면 대학에 들어갔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는 기대감이다. 대학이 목표이기에 수능만 잘 보면 된다는 측면이 대두됐던 과거와는 좀 다른 양상이다. 모고교의 국어교사는 “교과과정도 수능을 대비해서 파행적으로 운영됐다. 학교도 어쩔 수가 없었다. 수능에 나오지 않는 미술이나 체육시간에 자율학습을 시키거나 영어·수학을 가르쳤다. 진실된 전인교육이라 말하기 부끄럽다”고 설토했다. 그는 12번의 시험이 오랜 시험으로 학생들에게 피로와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타 아산시내 고교들은 수능에 한번 실패하면 끝이지만 평가가 12번으로 분산되는 만큼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음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학년별로 1학년 20%, 2학년 30%, 3학년 50%로 하면 학생들이 부담을 덜 가질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1~3학년을 균등하게 하는 것이 학생들이 나태해지지 않아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특목고 1등과 일반고 1등은 같다무엇보다 내신을 둘러싸고 제일 큰 언쟁은 소위 ‘공부 잘하는 학교 1등’과 ‘그렇지 않은 학교1등’이 어떻게 같을 수 있는가이다. 내신 때문에 특목고가 미달되는 사태가 이 때문에 벌어지기도 했다.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특목고보다 일반고를 선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온양중의 경우 학생 5명이 특목고를 들어갈 수 있는 실력임에도 일반고인 온양고를 선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교교사들은 중학교 실력이 고등학교까지 그대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고교 3년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좁혀지기도 하고 역전될 수도 있다는 평이다. 필기고사를 보면 분명한 차이는 있겠지만 각 학교마다 존재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잘하는 쪽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학생들도 “잘하는 학생과 학생으로 나뉜다는 자체가 기분 나쁘다. 사실 우리 학교에도 그만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많은데 그런 말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양 말하는 게 싫다”며 “한 학교에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와 같이 공부하며 서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김중원(17·아산고)군은 말했다. 내신의 보완책으로 논술을 선택 우수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이 내신으로 구분되지 않자, 많은 일부 대학들이 논술비중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두고 학생들은 논술, 내신, 수능이라는 삼중고에 “공부하는 기계냐”는 이유 있는 성토를 하고 있다. 실제로 내신 1등급에 속하는 학생들은 이런 삼중고에 심하게 시달리고 있다. 대학들이 변별력이 약한 내신과 수능의 보완책을 찾을 논술에서 찾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단 아산고교들은 논술에 대한 평가는 전인교육으로 귀결될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문제풀이식 학습이 전혀 위력을 못 펼치는 반면 전 교과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생각과 관점을 키워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능에 매달리기보다는 보다 내실 있는 교육, 보다 풍부한 사고 쪽에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아산시내 중학교와 고교 동아리나 미니 홈피는 한때 ‘촛불시위’로 도배를 했지만 이들의 의견이 아닌 타 도시의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모(17·아산고)군은 “신경 쓰는 애들이나 신경 쓰지, 사실 충동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아직 사태는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다만 아산시내 고교교사들과 학생들은 지방고에 의미를 두고 조심스럽게 현 제도에 대해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산, 명문고 만드나 내신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일부 소위 잘 나가는 중학교 학생들이 대거 아산으로 모여들지 않을까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산시의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가 교육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아산은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명문고를 만들기 위해 고심해 왔다. 최근 내신이 부각되면서 천안시내권으로 빠져나갔던 학생들이 더 이상 빠져나가지 않은 것도 이런 원인 중 하나다. 더불어 명문고 육성도 꿈꾸게 됐다. 명문고등학교를 만들면 더 이상 외부로 빠져나가는 인구를 줄이고 우수 학생들도 아산에서 키워 아산의 인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홍승욱 아산고 교장은 “명문고보다 중요한 것은 전인교육이다. 현재 아이들이 겪는 삼중고를 교과과정 중에서 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교교육이 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내신으로 인한 명문고 육성보다 인성교육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