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이순신연구소 국제학술세미나 “나를 넬슨 제독은 몰라도 이순신과 비교하는 것은 황공한 일이다. 나와 넬슨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결전에 임했다. 그러나 이순신은 홀로 자급자족하며 고독하게 싸운 분이다.”러·일전쟁에서 취약한 전력으로 당시 천하무적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무찌른 일본 해군 영웅 도고 헤이하치로의 말이다. 그는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승부처가 된 쓰시마 해전에서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궤멸시킨 일본의 영웅이지만 이순신 장군을 더 높이 샀다. 이충무공의 리더십과 전략을 다시한번 음미해 보는 ‘16세기 임진왜란을 전후한 한반도 정세와 이순신 리더십’을 주제로 지난달 27일(수)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중·러·일 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순천향대학교(총장 서교일) 이순신연구소에서는 충무공 탄신 4백60주년을 기념해 이같은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날 이수성 새마을운동 중앙회장의 기조연설과 러시아 미하일 박 교수(모스크바대학교 명예교수)의 ‘임진왜란(일한전쟁)에 관한 러시아 역사가들의 서술’, 일본의 스카와 히데노리 교수(요코하마대학교)의 ‘16, 17세기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경제질서 변화’, 중국 황유복 교수(중앙민족대학교)의 ‘중국에서의 이순신 장군관련 사료와 연구’, 이서행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의 ‘위난시대를 대비한 율곡과 충무공의 리더십’ 등 4개의 주제발표가 있으며, 여덟명의 이순신연구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순천향대 서교일 총장은 “이순신 정신에 대한 학술적 논의는 오늘의 우리 사회 현상과 관련,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이순신에 대한 다양하고도 심층적인 모습은 물론이고 당시의 사회상과 한반도 정세를 살펴봄으로써 시대를 아우르는 이충무공의 진정한 리더십을 논의하는 자리는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강조했다.높으신 이 충무공과 비교하지 마라이날 ‘위난시대를 대비한 율곡과 충무공의 리더십’을 발표한 이서행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이충무공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이충무공은 개혁리더십과 충무공의 살신성인의 충정으로 국난을 극복한 리더십을 펼쳤다. 당시, 국가가 통치자들의 무도와 무능, 통치기능의 부패와 무질서, 극악한 국민경제, 주변국가의 외침 등 많은 국내외적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개혁정치가 요청되는 시대였다고. 그는 충무공의 세계사적인 평가는 러일전쟁당시 쓰시마 해협에서 러시아 발틱함대를 대패시킨 일본 해군함대 사령관 도고헤이하치로의 표현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같은 충무공의 리더십에 대해 ▶첫째, 엄격함과 동시에 인자함을 겸비한 지휘관의 리더십, ▶둘째, 불의의 관행을 절대 용납 않는 공직관의 리더십 ▶셋째, 효과극대화의 행정력과 전술을 이용한 리더십, ▶넷째, 선견지명 있는 상황판단과 솔선수범의 리더십 ▶다섯째, 엄격한 신상필벌(信賞必罰)로 부하들의 사기와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리더십 ▶여섯째, 백의종군이라는 사형선고를 극복한 절대충신의 리더십 등으로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시대는 난국을 타개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이상적인 리더상을 찾고 있다”며 “역사상 유사했던 시대의 개혁정신과 충무공의 철저한 난국극복을 위한 방비책의 리더십은 살아있는 지침이 될 것이다”는 말로 토론을 마쳤다. 국정을 책임지는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발언과 행동으로 사회 혼란이 심각한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순신의 백의종군하면서도 불굴의 애국애족정신과 죽는 순간까지도 구국의 책임을 다하는 리더십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는 말로 이날 학술세미나는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