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리 성당 전경.
천주교 역사 지역주민들과 보은의 잔치순교로 물든 천주교 전통을 간직해 온 내포지역이 시작되는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성당(주임신부 오남한)이 올해로 설립 1백10주년을 맞았다. 숭고한 죽음으로 천주교 역사를 지켜온 그날처럼 공세리 성당 앞마당에 벚꽃이 흩날리며 박의서, 원서, 익서 순교자의 무덤위로 떨어져 내렸다. 아산시 공세리는 1866년 병인박해 당시 28명의 순교자가 배출됐다. 이들은 수원 서울 공주 등지에서 고문 옥사 참수 등으로 순교를 당했고 대표적인 인물로는 밀양 박씨 3형제가 있다. 박의서(사바스), 박원서(마르코), 박익서(세례명 미상) 형제는 박만선공의 손자들로 아산 걸매리에 살고 있었다. ‘병인치명사적’ 제11권에 따르면 둘째 박원서는 수원으로 잡혀갈 때 “내 평생에 천주 공경을 실답게 못했더니 오늘 주님께서 나를 부르셨다”며 즐거워했다고 전해진다. 또 형과 동생에게 순교할 것을 권면하고 자신도 기쁜 마음으로 순교했다고 한다. 이 곳 출신 밀양 박씨 집안 순교자로는 박원서의 부인 이 마리아, 박씨 형제의 사촌 박인서, 박의서의 아들 박홍갑 등 모두 7명이다. 특히 후손들 중에는 총 5명의 사제가 현재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밖에 김중백, 이학습, 오인악, 김흥서 토마, 김필립보와 그의 아내 박마리아, 최사도요한 등이 수원과 서울, 공주 등지에서 순교했다. 충남지역은 한국 천주교 전래사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성지가 밀집돼 있는 충남 내포지역은 ‘내포의 사도’ 이존창이 1786년부터 천주교를 전파한 곳이며 우리나라 최초 신부 김대건 안드레아가 출생한 지역(당진 솔뫼)이기도 하다. 공세리 성당의 역사 공세리 성당의 역사는 1895년 프랑스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 드비즈(한국명 성일론) 신부의 부임과 더불어 시작된다. 드비즈 신부는 4백년이 지난 세곡 창고 터를 헐어내고 1922년 10월8일 새로운 성당을 봉헌, 내포지역의 천주교 신앙의 중심지를 세웠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세번째 축조된 성당으로 고딕 양식을 차용했다. 중국에서 들여 온 자재를 이용한 성당 건물은 구사제관과 더불어 견고하게 세워져 있으며 건축역사학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충남도문화재 제144호로 지정돼 있다.특히 공세리 성당은 고풍스런 성당 건물과 상사화 군락지 등 주변 조경으로 촬영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태극기 휘날리며’가 이곳에서 촬영됐고 가수 안치환씨의 ‘가을 은행나무 아래서’는 이곳에 있는 거대한 은행나무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또 TV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총 40여 회에 걸쳐 영상에 담겨지기도 했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성당한 성당의 1백10주년의 행사지만, 이곳 공세리 성당의 유구한 역사는 내포문화권의 종교의 역사이자, 문화의 시작이다. 때문에 1995년 1백주년을 맞아 본당 역사와 자체적 축제에 의미를 뒀다면 1백10주년을 맞는 올해는 역사적 의미와 공덕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축제의 장이 마련된다. 오는 8일(일) 인근 지역민들과 보은의 잔치를 마련한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기념 미사에 이어 오후 1시, 뽀빠이 이상용과 함께 하는 경로잔치가 열린다. 또 ‘꽃바람 여인’의 조승구와 박아랑, 김상진 씨 등 인기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 이날 오후 7시30분에는 1백10주년 기념 음악회도 펼쳐진다. 소프라노 민숙연, 메조소프라노 전진, 테너 김영온, 플루트 허정인, 피아노 강나영이 출연해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가요 등을 들려준다. 오남한 신부는 “이 잔치가 유구한 성전의 역사적 의미와 공덕을 함께 나누고 기리는 열린 한마당, 기쁨의 어울림 한판이기를 소망한다”며 “어버이를 섬기는 마음으로 준비한 경로잔치고, 하나님께 찬미와 영광을 노래하려는 음악회도 준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