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들에게 특수교사 혼자만으로는 수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지원은 요원한 실정이다.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우리 학교에는 왕따가 없어요.”통합교육을 실시한 지 6년이 되어가는 영인면 신화리에 위치한 신화초등학교 최봉덕 교사(36)의 말이다. 전국에서 가장 장애아동 수가 많은 학교이기도 하다. 전교생 1백43명 중 35명이 장애를 갖고 있고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같이 수업을 받는 일은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이 학교가 다른 초등학교에서 갖지 않는 것은 왕따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다. 장애인 복지시설인 성모복지원과 가깝다 보니 이곳 장애학생들은 당연히 신화초등학교에 맡겨졌다. 98년 첫 통합교육이 실시될 때 지역민들의 반발이 심했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게 지역민들이 부모가 되어 먼저 챙겨주고 비장애아동들이 더 씩씩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학교에 고마워한다고 한다. 신화초등학교(교장 김훈기)는 통합교육을 몇가지 방식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특수학급 4반이 따로 있고 이중 장애정도가 심한 2학급 10여 명이 복지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신화초등학교 내 있는 특수학급은 특정교과 몇 개를 제외하곤 비장애아동들과 같이 수업을 받고 복지관에 파견나간 학생들은 토요일 비장애아동들과 같이 수업을 받고 있다. 같이 수업 받으니 좋아요음악수업이 진행되는 신화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실. 음악 감상한 것을 쓰는 시간이지만 유독 한 학생만 딴 짓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도 제재하지 않고 오히려 아이들이 서로 이 학생을 가르쳐주고 챙겨주고 있다. “재훈이는 성격이 밝아서 인기가 좋아요. 재훈이가 있으면 웃음이 나서 좋아요.”같은 반 하영이는 정신지체를 갖고 있는 재훈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장애를 갖고 있으니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하영양은 “말이 안통해서 불편할 때도 있지만 우리 학교에 이런 친구가 많아서 서로 이해하고 돌봐줘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장애가 있는 친구를 돌보면서 이웃을 돌보는 교육을 받고 장애아동에 대한 편견도 버렸다. 이런 교육이 신화초를 왕따가 없는 학교로 만들었다. 장애아동들도 비장애아동과 똑같은 교육기회를 가지면서 보는 사고의 깊이와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저절로 습득해 가고 있다. 신화초가 이런 교육을 감행한 것은 장애아동도 비장애아동 처럼 똑같은 교회기회를 주고 자신에 맞는 교육기회를 제공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산시내 모든 장애학생들이 이런 기회를 갖는 건 아니다. 그중 신화초와 영인중학교가 가장 선진모델을 갖고 있을 뿐이다. “학교사회복지 목적 중 하나가 취약학생을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지만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비장애아동들의 교육에만 국한돼 있다.”이종호 아산장애인복지관 부장은 말한다. 똑같은 교육기회 그러나 장애아동도 비장애아동처럼 똑같은 교육기회를 줘야 하지만 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다. 아산시의 경우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장애아동에 대한 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고등학교로 연결된 학교는 용화고 뿐이다. 현재 아산시내 장애학생은 4백여 명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보다 더 많은 장애우들이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특수학급은 있지만 이에 걸맞는 교육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예산을 투여한다고 했을때 비장애학생들에게 드는 비용보다 장애학생에 드는 비용이 더 크다. 하지만 이를 입안하고 조절해 줘야 하는 교육행정은 오히려 더 낮은 예산책정으로 장애학생들의 교육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김원천 아산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꼬집었다. “많은 정책과 예산들이 장애학생들을 돕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아직도 장애우에 대한 편협한 인식과 같이 공생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아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본다”고 김훈기 신화초 교장은 지적했다.특수교육보조원과 사회복지사 시설이 좋은 신화초등학교지만 지원은 그렇지 못한 형편이다. 장애학급당 월 2백만원의 지원이 되고 있지만 장애학생인 탓에 안전하고 교육적인 교구의 필요성은 더 크다. 하지만 지원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나 지원도 그렇다. 이 학교 최봉덕 교사는 신화초등학교와 3km정도 떨어진 성모복지원에 파견 나가 장애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벌써 2년째, 매일 신화초등학교로 출근했다가 다시 성모복지원으로 가고, 일이 있으면 다시 학교에 와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최 교사의 경우 자원해서 이 학교에 들어왔고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돌봐왔지만 특수교사에 대한 어떤 인센티브도 가져본 적이 없다. 또 무엇보다 큰 문제는 특수교육보조원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35명의 장애학생에 대한 특수교육보조원은 1명 뿐이다. 아산시내 학교중 특수교육보조원이 있는 학교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다 장애학생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낮은 편이다. 장애아동들에게는 비장애아동과 다른 교육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음악, 물리치료, 언어, 심리교육 등은 장애아동을 사회에서도 홀로서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3명밖에 되지 않는 특수교사로는 35명의 장애아동교육을 담당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특수교육보조원이나 사회복지사가 투여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장애우들에게는 경험 자체가 교육이 된다. 식당을 가는 것이나, 계산하는 법, 소화기로 불끄기, 전시회 가기 등 다양한 경험이 사회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러나 특수교사가 이를 다 담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사회복지사가 각 학교에 돕고 싶어도 이를 허가해 주는 기관이나 예산지원책이 서지 않아 어려운 실정”이라고 김원천 아산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토로한다. 현재 아산장애인복지관은 교육과 복지관이 하나 되어 교육할 수 있는 순회교사제를 천도초등학교에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파견돼 장애아동을 돕고 있는 것. 시범이지만 많은 호응을 얻고 있을뿐더러 더 많은 교육현장에 투여되길 바라고 있다. 늘 그렇듯이 적은 예산배정은 의욕강한 사회복지사와 특수교육보조원의 발목을 묶고 있다. 인식이 깨면 장애도 없다장애우를 직접 돌보고 교육하는 기관은 이들의 존재성을 고귀하게 본다. “그들은 장애를 갖고 있어 사회에 아무 공헌이 없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그들 존재가 바로 우리에게 사랑과 살아가는 이유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라고 이종호 아산장애인복지관 부장은 말한다. 그러나 대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무한정 도와줘야 하는 사람들로 인식만 하지 실제로 어떻게 돕는지를 생각하지 못한다. “장애인을 돕는 것이란, 같이 존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다. 장애학생들은 가슴으로 키운다.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사랑과 배려”라고 최봉덕 교사는 말한다. 그는 또 “하지만 모든 행정에는 그냥 예산만 지원해 주고 진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단편적인 정책과 예산지원은 장애우들이 사회로 나가는데 걸림돌이 된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특수교사, 특수교육보조원, 사회복지사를 학교안에 충원되도록 하고 긴 안목에서 장애인정책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내일(20일)이면 장애인의 날이다. 많은 장애학생들이 자신들의 날을 축하할 것이지만 이들에게 진정한 축하란 비장애학생과 같은 교육환경과 사회에 홀로 설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적인 뒷받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