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 “인성과 사고력, 표현력 키우는 일기지도의 교육적 측면 무시됐다” 반발인권위의 인권침해 개선의견에 지역교육계 ‘들썩’국가인권위원회가 초등학교 일기 검사는 어린이의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교육부에 개선 의견을 낸 것과 관련 학부모, 교사, 학생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교원단체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학부모들은 대체로 반대의견을 학생들은 환영을 나타내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인권위 결정에 대해 “인성과 사고력, 표현력을 키우는 일기 지도의 교육적 측면이 무시됐다고 반박했다.교사들은 “아이의 일기를 보며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이의 가정과 주변 환경은 어떤지 이해하고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바라는 것을 일기에 적어 넣기도 한다”며 “그러나 일기검사의 형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인권위는 “일기를 강제로 쓰게 하고 검사 평가까지 하면 어린이가 자기 생각이나 판단을 자유롭게 표현하길 꺼린다”고 지적하고 있다.고모(12·O초등학교)학생은 “초등학교 1, 2학년 때는 솔직하게 일기를 썼지만 고학년이 되어서는 진짜일기는 미니 홈피나 컴퓨터에 쓴다. 꼭 검사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모(13·D초등학교) 학생도 “일기가 숙제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일기 안 쓰면 벌 받는 게 너무 이상했다. 꼭 검사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며 “이제 일기를 안 써도 된다는 것에 숙제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신경섭 전교조 충남지부 초등위원장은 “글쓰기 지도는 국어의 쓰기 시간이나 독후감 쓰기, 수행평가 과제물 등으로, 생활지도는 상담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제일 혼란스러워 하는 것은 학부모다. 신미자(35·용화초 학부모)씨는 “교사들마다 일기를 검사하는 방식이 다르고 지도하는 것이 달라 혼란스러웠다. 이번 기회에 이를 개선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아이들도 편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아산교육청 홍순태 장학사는 “인권위의 권고안대로 지극히 사적인 기록인 만큼 검사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다만, 강제성 없이 아이들이 일기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방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일기를 검사를 통해 상벌을 주는 것보다 일기를 쓰면서 자기의 삶을 돌아보고 바르게 가꿔가도록 지도할 수 있는 교사들의 재량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