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 두번째 뒷줄에 있는 사람이 사찌요씨.
쯔까모토 사찌요·45·충남지체장애우모임 회원독도 문제로 감정이 격앙돼 있는 요즘 일본인 쯔까모토 사찌요씨는 한국 역사공부가 한창이다. 유관순 사당과 독립기념관을 다녀오며 일본의 잘못된 역사기록을 공부하고 있다.한국 남편과 결혼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일본 사람이 알지 못하는 한국 역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허나 정작 사찌요씨가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다.천안, 아산의 지체장애아동을 둔 부모모임의 활동이다. ‘충남 지체장애우 부모모임 엔젤플라이’는 사찌요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임이기도 하다. 올해 6살 아이를 둔 사찌요씨는 임신중독으로 인해 뇌성마비가 된 아들을 위해 엔젤플라이 회원이 됐다.아이가 잘못된 것이 자기 잘못인 것만 같아 한없이 울었다는 그녀. 이 모임에 들어와 같은 장애아동을 둔 부모를 만나면서 많은 위로와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 휠체어를 기증한 사찌요씨의 친구는 일본에서 기모노를 대여하는 가게를 하고 있다. 게다가 자신도 림프액의 암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 다만 자신의 아이들도 장애우라 죽기 전에 봉사를 생각했다. 자신의 아들이 쓰던 휠체어를 비롯해 사이즈가 맞지 않게 된 휠체어를 또 다른 아이들이 사용하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 봉사를 시작했다.이렇게 해서 15대의 휠체어가 이 모임에 들어오게 됐고 앞으로 50~60대가 더 들어올 예정으로 모임 밖의 장애아동에게도 혜택을 받게 됐다. 이 모임 회원 김명인씨는 “저희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은 쓰던 거 받는다고 나라 망신이네 할지도 몰라요. 더더구나 독도 문제 때문에 안 좋을 시기잖아요. 하지만 휠체어 한 대 값이 200만~300만원해요. 처음엔 유모차로 대신했지만 아이들 척추가 휘어져 휠체어가 꼭 필요해요”라며 감사함을 전한다.사찌요씨는 “일본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부분에 해당되죠. 그래도 사죄하는 마음으로 휠체어를 보내주려고 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한국 사람들이 받아주셨으면 해요”라며 겸손하게 웃어 보인다.아픈 곳 깊숙이 어루만지지 못하는 정책과 정치. 그러나 사찌요씨는 자신의 나라에 대한 사죄를 가장 아프고 소외당하는 한국땅 장애우들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