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 영인면 신봉2리
“보름달 보러 영인면 가자.”아산 정월 대보름 행사의 대명사로 영인면 내이랑마을(신봉2리)이 꼽히고 있다. 주민들 자체적으로 해오던 달맞이 행사를 민속을 잊어가는 도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 불과 30년 전만 해도 마을의 잔치다 하면 늘상 해오던 행사지만 이제 많은 마을에서 소중한 놀이문화를 잊어가고 있고 영인면 신봉2리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 해마다 대보름이 되면 이 마을 주민들은 바쁘기 한량 없다. 전통놀이를 위해 새끼줄도 꽈야 되고 마을로 오는 손님을 위해 음식장만도 한창이다. 작년에는 8가마의 밥과 5가마의 떡을 했지만 남은 음식이 없을 정도였단다. 이 마을 주민이 모두 바쁜 지금 더욱 바쁜 사람이 있었으니 김규태(52)씨다. 작년부터 농기구전시장 안내를 맡고 있는 김규태씨는 올해는 더 많은 아동, 청소년 손님들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보고 목소리 가다듬기 한창이다. “옛날부터 농사를 지어왔는데도 전혀 못 보던 농기구를 누가 기증하면 무슨 용도인지,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고. 올해 더욱 긴장하고 바쁜 이유는 마을에 진행되는 지신밟기, 달짚 태우기, 줄다리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강강수월래 등을 재미있게 설명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김규태씨가 꼽혔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잘 보고 배워야 나중에 이 문화를 잊지 않고 명맥을 이어줄 것 아니냐”며 “그것도 재밌고 정말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설명하면 명맥이고 뭐고 없기 때문에 요즘 바쁘다”며 김씨는 너스레를 떤다. 지난 19일 내이랑마을 달맞이 행사는 끝났지만 농촌과 민속에 대한 설명은 늘 해야 하기 때문에 그는 늘 준비하는 자세로 산다고 한다. 올해 달맞이 행사도 성황리에 끝났다. 구름떼같이 모여들었다가 언제 빠져 나갔는 지도 모르게 마을이 휑하니 비어있다. 그러나 김씨는 “이 민속의 명맥을 이어오기 위해 마을사람 모두 힘을 썼다. 행사치르고 나면 마을에는 별로 남는 것도 없지만 그래도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자욱에는 민속과 정겨움이란 말이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내년 대보름 행사때도 또 와달라고 부탁한다. 특히 농기구전시장과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내이랑 마을을 잊지 말아달라고 시민들께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