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08년 대입제도 개선방안을 내놨으나 학부모·교육단체 모두가 반발하고 있다(사진은 대입고사가 치러졌던 2004년 풍경).
2008학년도 대입 - 학부모, 교사 모두 반발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입시를 치르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에 대해 학부모, 교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전교조 충남지부)와 학부모 단체들은 일부 상위권 대학의 학생 선발 편의를 위해 공교육의 파행을 지속하는 안으로 판단한다며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8일(목)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을 내놓고 2008학년 대입부터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은 표준점수나 백분위 없이 등급(1~9등급)으로만 제공된다고 밝혔다. 또 학교 생활기록부 성적은 평어(수우미양가)가 사라지고 원점수와 석차등급(1~9등급)이 기재된다. 입시기관으로 전락한 특목고는 당장 내년부터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수능은 현재보다 훨씬 많이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하고 출제위원회에 교사를 50%까지 참여시키기로 했다. 학생부에는 교과성적 외에 봉사활동, 특별활동, 교과별 독서활동 등 비교과 영역을 충실히 적어 대학들이 대입전형에서 학생부 활용을 늘리도록 할 방침이라는 것.그러나 이같은 내용에 대해 ‘내신위주 학생 선발은 교육 평등에 대한 위헌 소지가 충분하다’며 참교육학부모회가 반대하고 나선 것. 오동선 충남전교조 사무국장은 “이번 개선안은 6차례나 발표가 연기되는 동안 각계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졸속행정의 결과물”이라며 비난했다.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참교육학부모회)는 서명운동을 통한 안병영 교육부총리 퇴진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참교육학부모회 장은숙 사무처장은 “원안 수정을 요구하는 각계 목소리를 무시한 채 문제투성이 입시안을 발표한 책임에는 교육부총리가 정점에 서 있다”며 “전국 각 지회별로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안 부총리 퇴진운동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학부모회는 현재 활동중인 교과과정평가위원회나 정책위원회 등 교육부 내 각종 협의기구에서도 모두 탈퇴할 방침이다. 학부모단체들은 또 교육부가 대입제도 자문기구로 설치할 예정인 고교 대학 학부모 협의체 참여에도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협의체는 구성 단계서부터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전교조 충남지부는 대학선발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새 대입개선안은 결과적으로 부유층의 고등교육 독점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며, 이는 ‘교육주체의 참여’와 ‘교육기회 균등’을 표방한 참여정부의 교육개혁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안병영 교육부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전교조 충남지부는 지난달 30일(토) 충남 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입시경쟁 자극과 계층간교육차별을 조장하고 사교육비 팽창을 유도하는 파행적인 방안”이라며 즉각 전면 재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처음 내놓은 대안과 대동소이새 대입안은 교육부가 처음에 내 놓은 내용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고교등급제 논란을 계기로 형성된 대입제도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교조는 일부 대학은 ‘학생선발권’이라는 미명 아래 부유층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선발해 왔으며, 또 다른 대학 역시 심층면접이나 논술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본고사를 시행해 왔다는 것을 교육인적자원부가 스스로 드러냈다고 설토했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은 계급화된 대학구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새 대입안은 대학의 자의적 선발권 행사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며 냉소적인 입장이다. 이른바 ‘3불가 법제화(기여 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 등 일부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이를 어긴 대학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수단도 없는 상황이다. 학부모 단체들은 이런 상황에서 3불가 법제화가 되더라도 실효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새 대입안 시행으로 수능 내신등급제가 도입되면, 대학들이 변별력 있는 기준, 선발권 보장을 요구할 것이 뻔하기 때문. 특히 고교별 학력차이 반영, 본고사 부활 등을 제시될 것이 보이기 때문에 반발이 더욱 심한 것. 사교육비 폭발예고새 대입안은 사교육비를 줄여보자는 의도를 깔고 시작했으나 사실상 그렇지 않다는 평가다. 정상적 가계지출을 위협하는 사교육비의 주 원인은 다름 아닌 수능과 대학별 본고사인데 이렇게 되면 심층면접이나 종합논술이 부쩍 강화되고 편법 본고사가 시행된다는 학부모들의 생각이다.교육부는 새 대입안을 확정발표 때까지 무려 일곱번 씩이나 발표를 연기해 가며 각계각층의 여론수렴을 위해 노력했다고 공언했다. 배영현 전교조 충남지부 정책실장은 “새 대입안은 그 결과가 처음과 대동소이한 것이었고 그 여론수렴이라는 것이 ‘모양 갖추기’를 위한 요식절차에 불과한 것이었으며, 결국 교육부가 듣고 싶은 말만 들었을 뿐, 정작 ‘들어야 할 말’은 듣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라며 꼬집었다. 교육부는 사고가 터질 때마다 협의체를 하나씩 만들어 놓고 여론의 관심이 식은 뒤에는 아무 대책도 없이 방치해 왔다고 덧붙였다. 전교조와 학부모 단체들은 “입시경쟁을 자극하고, 사교육비를 늘리고, 계층간 교육차별을 조장하는 새 대입안을 원점부터 전면 재검토할 것과 새 대입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범국민적 논의기구를 설치해, 입시경쟁의 근본원인인 대학서열화 학벌주의 해소방안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한편 전교조 충남지부는 지난달 30일 충남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학부모 단체들과 함께 뜻을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학생부와·수능 9등급제가 입시에 끼칠 영향“학력저하 우려”온라인 교육사이트 비타에듀가 전국의 대입 수험생 7백27명을 대상으로 ‘학생부와·수능 9등급제가 입시에 끼칠 영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7.6%가 ‘경쟁 완화로 인해 학력이 저하될 것이’ 이라고 응답했다.또 대학별 본고사가 부활할 것이라고 답한 수험생은 36.7% 이었고 ‘논술이나 구술 면접시험이 강화될 것’이라고 답한 수험생이 15.7%로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