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옥자 | 53·실옥동
특별한 추석을 준비하는 송옥자 (53·실옥동)여사의 손길이 분주하다.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들과 혼자서 상을 차리기 어려운 장애우들을 위해 차례상을 벌써 준비했다. “한 40~50명 정도의 추석상차림을 준비하고 있어요. 시설에 돌아다녀 보니 조상이 있는데도 설상을 준비 못하시는 어르신이 많아서 대신 준비해 주려고요”하며 송씨는 겸연 쩍게 웃어 보인다.
사실 송씨는 자원봉사를 해본 경험도 적고 이렇게 손수 이웃을 위해 상을 마련한 것도 처음이다. 그렇다고 봉사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 단체에 소속되어 회원들과 같이 준비하는 것도 아니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했는데 뭘 할 수 있을까 하다가 혼자 사는 노인들과 장애우 중 차례를 지내야 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차례상을 마련하게 됐다”고.
송씨는 또 “집안이 기독교라서 제사상을 차려본 적이 없어요. 다만, 제 자신이 하나님께 감사하듯 추석에는 누군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온 가족이 다정하게 보낼 수 있는 시기잖아요. 그래서 따듯한 명절 맞으라고 준비했어요”라며 웃는다.
송씨는 시댁이 군산이라서 명절에는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이 차례상은 설 전에 장애우들과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전해졌다.
“40~50가정의 차례상을 준비하기가 힘들어서 아주 간단하게 했어요. 그냥 시설 안에서 어르신들이 먹을 수 있을 만큼만 했는데 어른들 입맛에 맞을런지 모르겠다”며 미소를 짓는다.
송씨는 “봉사가 뭔지, 남을 위해서 산다는 게 뭔지 잘 몰라요. 그냥 이번 일을 계기로 나를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