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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정제2지방산업단지 보상관련 주민 인터뷰-탕정의 문화가 사라진다

등록일 2004년09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원한/ 72·탕정면 용두리 “나같은 노인네가 이제 어디 가서 살겠어. 고향 잃고 친구 잃고 이 나이에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원….” 5대째 탕정면에 살아온 이원한씨는 탕정면 용두리가 고향이다. 그러나 이곳은 얼마 후면 제2지방산업단지로 들어설 자리다. 이원한씨 집 뿐 아니라 이씨의 대문 열면 바로 면사무소와 탕정사회복지관, 오래된 교회들도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귀농을 한 것이 지난 82년, 탕정포도가 시작된 것도 이쯤의 일. 이원한씨는 당시 아산에서 처음 봉지 포도를 재배해 큰 소득을 보면서 탕정일대가 포도로 유명한 곳이 됐다. 그 덕에 이원한씨를 비롯한 탕정면이 매스컴도 많이 타고 포도로 유명한 곳이 됐다. 그런데 최근의 매스컴에 탕정은 나쁘게만 비쳐져 안타까울 뿐이다. 개발을 앞두고 보상얘기가 오가면서 탕정면 주민들은 걱정 없겠네 하는 시각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 알고 보면 토지보상은 그렇다치고 남의 포도밭을 임대해서 수익을 얻는 농가들은 생계대책 없이 내쫓겨야 하는 형편이어서 자신을 포함해 이웃들을 향한 안타까운 시선을 뗄 수가 없다. 보상이 된다고 하자 그렇게 화합이 잘되던 주민들도 자기이익만 챙기느라 개별적인 요구를 하고 있어 이원한씨는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들마다 요구가 다르겠지만 일단 내가 손해 보는 한이 있더라도 면사무소, 복지관 등이 있는 이곳은 존치지역으로 남겨달라는 것이다. 이미 주거환경이 생성된 곳을 개발이란 미명아래 까부수기 시작하면 주민은 이주하는데 그치지만, 탕정문화는 완전히 사라진다”며 하소연. 탕정은 온양의 옛 이름이다. 그러다 몇 개 리가 아산군에 편입되면서 온양시에 귀속하게 됐고 현재의 아산시의 면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탕정면은 후삼국시대때 탕정주, 탕정현으로 지목될 만큼 큰 규모의 도시였고 온양온천이 유명해지기 전 충남일대에서 가장 먼저 온천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개발이란 미명하에 역사에 묻힐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씨는 “촌로의 부탁이지만 이 지역 문화를 없애지 말아달라는 것과 현재 아산시가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탕정면 용두리를 기준으로 남· 북 균형개발을 해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펼쳐보였다. “탕정면 각 리마다 영세농민이 30여호나 된다. 남의 땅을 빌어 농사지으며 힘들게 사는 사람이다. 보상 좀 야박하게 하지 말고 이런 사람들에게 더욱 후하게 해주길 바란다”며 “보상이 끝나면 이 지역을 떠날 사람이 많지만 대토나 협의택지로 탕정 안에만 머물 수 있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민들이 환경영향평가와 지난달 19일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거부한 데 이어 지난 10일(금) 가질 예정이었던 환경 교통 재해 영향평가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무산시킨 것도 이같은 요구 때문이다. 벌써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조성공사에 착수하기 위해 토지보상 등의 업무를 주공측에 일임하고, 지난달 12일 보상사무소를 개설했으나 주민들은 고향을 잃기 전 적극적인 대책으로 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민들과 이원한씨의 소원이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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