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례 | 43
비정규직 노동자인 김순례(43)씨가 모사업장에서 환경미화 근무를 한지 5년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월급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게 없다. 같은 날 입사한 정규직 직원들은 김씨 월급의 40%를 상회한다.
김씨가 이 사업장에서 하는 일은 청소용역이다. 본사 직원들과 특별히 구분되는 부서. 힘들고 어렵고 더럽다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 사람들에 대한 대우는 없고 미래가 보장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김씨는 “그나마 일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 하지만 가끔씩 몰아치는 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때는 그나마 상근직이 아니어서 몇 번씩 가슴을 쓸어 내려야 한다”고.
지난 15일(수) 천안시 두정동에 위치한 천안노동사무소 앞에서도 ‘비정규직 차별철폐, 노동법 개악 저지’를 외치는 1백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민노총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아산YMCA, 천안 여성의전화 등 여러 시민단체 대표, 회원들은 “2004 차별 없는 세상만들기”의 일환으로 펼쳐진 비정규직 차별철폐 행진에 참가해 2시간 반 이상 거리를 행진하며 비정규직 차별철폐의 당위성을 알렸다. 그 중 한사람이 김순례씨였다.
‘차별 없는 세상 만들기 전국걷기대행진’에 김씨가 참여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죽고 나서 두 아이와 홀어머니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된 마당에 단 한시라도 일손을 놓으면 금새 생활고를 드러내는 형편인데도 비정규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바람을 안고 참여했다.
김씨는 “점점 아이들은 자라고 돈 쓸 일이 많이 생기는데 비정규직이라 마음대로 쉴 수도 없고 급여는 크게 오르지 않아 걱정이다. 더구나 본사와는 별로도 용역업체의 일용직 직원으로 되어 있어 잘못 보였다간 이나마도 쫓겨날 지경”이라며 하소연이다.
김씨는 “생계는 그렇다치고라도 정규직 사원이 아닌데서 오는 불합리함도 많고 오늘 장애인들과 외국인 노동자와 걷다보니 내가 겪는 차별은 그나마 작다고 느꼈다”며 “모든 차별이 한꺼번에 없어질 순 없지만, 모든 국민이 평등한 세상 속에서 자기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