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재판부는 5일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지난해 지방선거중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박경귀 아산시장에 대해 벌금 1500만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오세현 후보에 대해 당시 가장 민감한 이슈였던 부동산 허위매각 의혹을 제기했다. 박 시장은 당시 사실 확인 없이 의혹만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유권자에게 상대 후보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선고 취지에서 경쟁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는 공명정대한 선거문화 정착을 저해한다며, 설령 의혹을 제기하더라도 확인된 사실로 임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과거 동종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강변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있지 않은 점에 대해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박경귀 시장이 시장직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중론이다. 당선무효 기준이 벌금 100만원이기 때문에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지 않는 한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성명서를 통해 “대법원 판결까지 아산시정은 재판에 발목 잡혀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됐다. 시민에게 돌아갈 피해가 너무 크다. 박 시장을 공천한 국민의힘은 결자해지하는 자세로 엄중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산시민연대는 “박 시장이 항소와 상고 등 법적 다툼을 지속한다 해도 법적 권리이기 때문에 비난할 수 없지만, 최종 판결까지 자신의 독단과 고집으로 발생한 지역사회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시장이 취임 11개월 간 5번의 해외출장을 다녀온 점을 지적하며, 7월 유럽출장을 포함한 해외출장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사법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후 다녀와도 늦지 않다고 충고했다.
천안아산경실련은 “지난 지방선거는 정책이나 비전보다 비방과 흑색으로 도시를 온통 현수막으로 뒤엎고 불법과 편법이 횡행했다”며 “이번 판결로 구태적인 선거문화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의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박경귀 시장이 허위 사실로 시장직에 올랐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박경귀 시장의 공약과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시장의 주요 공약인 ▲신정호 국가정원을 포함한 각종 아트밸리 사업 ▲아산항 개발 ▲역사박물관 등 막대한 예산을 요구하는 사업들이 시의 커다란 재정부담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의원들은 사업의 타당성과 연속성을 면밀히 따져, 혈세누수를 방지하고, 시정의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경귀 시장은 재판부의 결심공판을 인정할 수 없다며, 7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