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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인 줄 알았는데 녹내장? … ‘급성 폐쇄각 녹내장’ 주의

등록일 2024년04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김승훈 교수/순천향대병원 안과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인 녹내장은 말기가 되어야 시야가 좁아졌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어 ‘조용한 시력도둑’이라 불린다. 우리나라 녹내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상 안압 및 ‘개방각 녹내장’은 급격히 진행되기보다는 천천히 진행되며, 시신경 손상으로 인한 시야 결손이 주변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녹내장인 ‘폐쇄각 녹내장’은 두통과 구토를 동반하기에 초기에 발견될 수 있지만 종종 뇌병변으로 오인되기 쉽다.

두통 아닐까 생각해 응급실 찾았는데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하면 안통(눈 통증)과 두통을 비롯해 오심 또는 구토가 갑자기 나타난다. 안통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갑자기 발생한 안통을 두통 때문이라고 오인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흔히 뇌병변을 의심하고 응급실을 찾는다. 폐쇄각 녹내장 환자에서 뇌 CT 등의 검사 후 안과를 찾게 되는 것도 이러한 임상증상 때문이다. 따라서 두통과 더불어 시력 저하, 안구의 충혈 등이 동반된다면 급성 폐쇄각 녹내장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방수 배술 통로가 막혀 발생

우리 눈에는 안구 형태를 유지하고, 각막과 수정체 등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수가 존재한다. 섬모체에서 생성되는 방수는 주로 전방각의 섬유주로 배출되는데,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홍채가 방수 배출 통로인 섬유주를 막아 전방각이 폐쇄돼 발생한다. 이처럼 전방각이 폐쇄된 경우 우리 눈의 안압은 정상(10~21mmHg)보다 3배를 넘는 60~70mmHg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다양한 전방각 폐쇄가 원인

폐쇄각 녹내장은 전방각이 폐쇄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 중 동공 차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동공과 수정체 전면이 접촉해 후방의 방수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방수가 홍채를 밀어 전방각이 폐쇄되는 것이다. 또한 홍채의 모양이 볼록한 고원 모양을 하고 있어 섬유주를 막아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백내장이 심해지면서 수정체가 팽창하면서 전방각을 막아 유발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약이나 감기약, 멀미약 복용에 의한 전방각 폐쇄 빈도도 늘고 있다. 

녹내장 전문의 찾아 빨리 안압 낮춰야

가장 우선적인 치료는 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높은 안압에 안구가 노출되면 시신경이 물리적으로 손상될 뿐만 아니라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마저 저하돼 시야 손상이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삼투액 정맥주사와 함께 경구약을 복용하고, 축동제와 방수 생성 억제제와 같은 안약을 사용해 안압을 빨리 낮춰야 한다. 다만 전형적인 폐쇄각 녹내장과 달리 약물이 원인인 경우 해당 약제를 끊고 산동제를 점안하는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레이저 시술로 우회로 만들고, 급성 발작 줄여

응급처치로 안압이 조절되면 전방각 대신 방수가 배출될 수 있는 우회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 대표적인 시술이 레이저 홍채 절개술이다. 응급처치 이전과 이후에 모두 시술할 수 있으나 각막 부종이 심하면 시술이 어려울 수 있다. 추가적으로 전방각을 넓게 만들어 주는 레이저 주변 홍채 성형술도 시행할 수 있다. 급성 발작이 발생한 반대쪽 눈에도 절반 이상의 확률로 폐쇄각 녹내장 급성 발작이 발생할 수 있어 예방을 위한 레이저 홍채 절개술 시행도 권장된다.

수정체가 원인이면 백내장 수술

수정체가 폐쇄각 녹내장의 원인인 경우에는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다. 다만 폐쇄각 녹내장의 원인이 되는 백내장의 경우 일반 백내장에 비해 수정체를 지탱해 주는 섬모체 소대 등이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 인공 수정체 공막 고정술, 유리체 절제술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김승훈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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