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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흥타령춤축제의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다’

등록일 2023년09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흥타령춤축제 2023’가 오는 10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개최된다. 추석연휴가 10월3일까지이니 추석 지나면 ‘바로’ 시작되는 축제이다.

올해 축제컨셉은 ‘도전과 창조정신이 어우러진 춤’으로 잡았다.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말이다. 경연을 위주로 한 춤축제이니 도전하는 것이 맞고, 경연에는 모방보다는 창조를 앞세운다. 

추진방향은 흥타령춤축제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하면 상당히 겸손해졌다. ‘세계적인 춤축제’를 지향하며 곧잘 ‘세계적’이란 말을 많이 사용했었다.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이 대거 몰려들 줄 알았으니까 말이다. 올해는 ‘천안을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춤축제’로, 관람객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문화향유의 즐거움을 드리겠다는 취지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춤축제는 아직도 세계춤꾼들은 물론이고 국내춤꾼들조차 관심과 참여가 저조하다. 1회때나 10회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더욱 아쉬운 실정. 그나마 전국축제에서도 월등한 최고수준의 예산(30억 안팎)을 사용하니 춤축제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일정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작지 않은 고민거리도 있다. 그 많은 예산을 사용해 축제를 벌이면 지역경제에도 비례적으로 도움이 되길 바라는 게 맞다. 축제장 일대에서는 중소기업 우수제품 홍보부스, 천안농특산물한마당, 농산물 홍보, 푸드트럭 22개소 등을 운영한다. 축제를 벌이면 축제장 안에서, 또는 밖에서 관객들을 통해 벌어들이는 경제효과는 민감하기만 하다. 이런 이유로 주체측은 직간접적으로 부풀려진 경제수익을 추정해 내놓는다. 

예전에는 문화를 ‘돈들여 공짜로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이제 세계적 방향은 문화도 ‘수익을 동반해야 하는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 마구 낭비하는 문화가 아니라,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대가로 충분히 수익을 얻어야 하는 것이 문화고 문화의 힘인 것이다. 한때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생계고에 시달리는 하층민의 생활을 해야 했다. ‘웃음을 파는’ 직업으로 냉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어떠한가. 실력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부자소리 들으며 권력과 명예까지 모두 갖는 직업이 되었다. 

춤과 관련해서는 각자가 할 말이 많다. 이대로 좋은가. 축제가 다양한 춤에 맞춰져 있지만 모든 것을 담고 있지는 않다. 춤경연이라는 구분없는 춤축제에서 일부의 춤이 맛보기 정도로 등장한다. 현재 춤축제에서 보여주는 춤은 일반 춤경연대회를 비롯해 국제(민속)춤, 현대무용, 막춤, 대학치어리딩이다. 여기에 부대행사로 댄싱나이트, 댄스컬 ‘능소’, 스트릿댄스 배우기, 길거리 댄스배틀, 춤영화 상영 등이 있다. 

천안흥타령춤축제가 ‘춤 종합선물세트’ 수준으로 현실에서 큰 변화를 시도한다면 ‘두가지’가 있을 것이다. 

먼저 종합선물세트 이미지를 벗어나 세가지 장르 이내의 춤을 더욱 깊이 파고드는 축제로 가는 것이다. 그밖의 춤들은 부대행사로 그 격을 떼어놓아야 한다. 일반 춤경연의 수준을 전국적으로 확 올리든가 국제민속춤을 회차별 대륙별로 구분해 모두 볼 수 있게 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다른 방식으로는 현재의 종합세트라는 이미지를 그대로 안고 가면서도 ‘부대행사나 부스’의 변화를 대폭 줘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춤과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참여자격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림이나 악세서리 등 각종 공예품, 전통놀이를 비롯해 심지어 먹거리의 간식조차 춤과 관련한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춤에 대해 모든 것을 보고 알고 맛보는 축제, 그래야 박람회 같은 춤축제가 되지 않을까. 이미 종합선물세트같은 방식을 도입한 이상 모든 초점이 춤에 맞춰져 있다면 ‘풍성함’만 있는 축제가 아니라, ‘풍성한 춤축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천안흥타령춤제는 스스로 만족하고 정체되선 안된다. 아직 멈춰설 때가 아니다. 천안삼거리공원에서 펼쳐진 춤축제는 이제 장소부터 반쪽이 났다. 숲속광장에서 운동장으로 밀려나온 흥타령춤축제는 19회를 맞았지만 운영의 묘만 능숙해졌지 전야제에 가수들 부르는 것부터 모든 것이 초기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처음부터 ‘구성’이 완벽하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올해 마련해놓은 축제는 충분히 뜨겁게 즐기고, 다시한번 천안흥타령춤축제가 가야할 방향은 맞는지, 발전해가고는 있는지, 사람들의 입소문이 점점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는지 냉정히 분석해볼 일이다.

일본 요사코이 축제를 모방했으니 20년째를 앞두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한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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