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모든 치료를 다?…현명한 암 치료 방법 

등록일 2023년07월0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원용균 교수/순천향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최근 말기 암환자의 치료로 유명(?)했던 한방병원의 예고 없는 폐업으로 많은 환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방사선종양학과 의사인 필자가 한방병원 폐업 사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문 분야인 방사선 치료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원정 치료 환자들의 고충

방사선 치료는 암종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5주 정도 연속으로 진행된다. 환자들은 거의 매일 방사선 치료기가 있는 종합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 때 원정 치료를 받는 타 지역 환자들의 경우 매일 집에서 통원하기가 쉽지 않다. 환자들은 그래서 폐업한 한방병원처럼 입원실을 제공하는 인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다. 

절박한 사정을 이용한 행태들

보통 그런 병원들은 ‘암요양병원’으로 알려져 있고, 입원뿐만 아니라 개인이 약제 가격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치료도 제공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병원도 패키지, 디파짓(보증금), 선결제 등 아직 받지도 않은 비급여 치료에 대해서 선결제를 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비급여로 가격을 올리고, 선결제하게 하는 것이 그 병원의 운영방식이었던 것이다. 

하루에 수십만 원 넘는 병원비

유사 병원들의 비급여 항목들을 보면, 주사 한 번에 십만 원이 넘는 면역력 증가 주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몇백만 원이 넘는 면역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세포치료제도 있다. 이런 것들에 병실료를 추가하면 환자들은 하루에 수십만 원 이상의 병원비를 부담해야 한다. 방사선 치료 기간인 5주간 입원한다면 병원비는 천만 원 이상이 될 수 있다.

상당수 치료가 허가사항 외

요양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비급여치료가 효과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적법한 절차를 통해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사람 몸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식약처의 허가를 받으려면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결과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허가 후에는 임상시험의 대상 질병에 대해서만 쓰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위에 언급된 치료 중 상당수는 허가사항이 암이 아닌데 사용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수백만 원 대의 세포치료제 중 하나는, 간암수술 후의 보조요법으로 허가를 받았음에도 모든 암 환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처방되고 있다. 반드시 받아야 하는 치료가 아니다. 

공황구매(Panic Buying)는 피하자 

건강보험의 지속적인 중증보장 강화 정책으로 인해 암 치료에 필요한 대부분의 치료는 건강보험 급여를 통해 치료받을 수 있다. 물론 일부 항암제의 경우, 아직 개발 초기이거나 가격 문제 등으로 비급여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으나, 그런 치료는 암치료를 진행하는 종합병원에서 이루어지지 요양병원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밖의 비급여 치료는 하면 좋지만 안해도 되는 범주의 치료라고 생각하면 된다. 암 환자에게는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니까 육류 섭취를 늘리는 것이 필수 치료에 해당한다면, 그 육류가 반드시 1등급 소고기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암이라는 단어에 겁을 먹고 비싼데도 무조건 이것저것 다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주체적이고 올바른 선택을 하자

우리나라의 대형병원들은 늘 바쁘다. 입원 대기도 길다. 그래서 요양병원들의 존재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제공하는 치료 옵션 모두가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보호자들이 환자에게 미안해서 선택할 필요도 없고, 환자 스스로가 나에 대한 보상심리로 무리하게 치료를 선택할 필요도 없다. 환자의 몸과 마음이 편안한 범위 내에서, 무엇보다 재정적으로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선택하길 추천한다. 투병중인 모든 암환자들이 모쪼록 힘겨운 암 치료를 잘 이겨내고,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길 간절히 기원한다. 

원용균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