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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변화는 유권자 주도로

등록일 2016년03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예로 들어 학교대표로 100미터 달리기대회에 출전하는 ‘민수’라는 선수가 있다 하자. 평상시 실력대로라면 1등도 노려볼만한 기록. 하지만 대회 당일 경기시간이 다가올수록 맥박은 빨라지고 자칫 실수라도 할까봐 마음은 불안에 휩싸인다. 관중들의 환호성에 급기야 얼굴까지 창백해져 제대로 달렸을 리 만무하다.
2주 남았으니 선거가 코앞이다. 후보들이나 유권자나 모두 ‘민수’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평소에는 냉정한 이론가로 ‘옳고그름’이 분명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무리한 생각들을 하고 있다. 음식점이나 술집에 삼삼오오 모이는 모임 속에는 어느새 학연과 지연이 꿈틀대고 있다. “막말로 말이지, 다 좋다 이거야. 하지만 상대가 우리학교와는 천적관계 아닌가 말이야. 우리학교 출신 후보가 조금 밀린다는 말도 들리는데 가만 손놓고 있어야 한다니 갑갑한 일이지.” 사주를 받았는지는 몰라도 바람잡는 이의 말솜씨에 하나 둘 맞장구를 치며 은밀한 선거운동원으로 변모한다.

또한 여당과 야당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면 후보자의 자질은 아무 문제가 안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무능한 정권(여당)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후보를 찍어야 하고, 허구한날 트집만 잡아 정부일을 발목잡는 야당을 단죄하기 위해 여당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유세하는 속에는 ‘후보자’가 보이질 않는다. 무능하고 사리사욕에 눈 먼 국회의원을 탄생시키는 합리적 유세의 한가지다.  

야권연대도 따지고 보면 유권자에 반하는 선거문화다. 이기는 싸움에선 ‘연대’가 유리하나, 선거를 축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저급한 문화에 안주할 수밖에 없다. 연대는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와 같다. 약한 동물들이 힘을 모아 강한 동물을 없애면, 다음은 약한 동물중 제일 강한 동물이 표적이 된다.

정치는 함께 하는 것인데, 상대정당만 죄가 있다고 손가락질하는 정치인들도 쉽게 발견된다. 모두가 ‘무능한 정치판’이라고 말하는 상황에서, 현역들은 상대정당이 문제란다. 또한 현역이 아닌 후보들도 각각 문제의 정당소속이면서, 상대(정당)만을 주범으로 몰아붙인다.

그런데 이같은 주장이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유권자들이 매번 당하는 이유를 곰곰 생각해보면 답은 한가지다. 유권자라 해서 모두 도덕적이고 똑똑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권자가 ‘바르게 찍겠다’면 세상은 변화할 수 있다. 변화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바로 유권자라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제대로 매운 맛을 보여주자. 유권자가 무능하지도, 비열하지도 않다는 것을.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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