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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할 줄 아는 문화가 속히 왔으면 좋겠다

등록일 2016년06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잔칫상에는 손님이 있어야 한다. 잔치를 벌이는 이유는 ‘주인과 손님’의 소통에 있다. 적극적 의사를 가진 주인이 잔칫상을 차렸으니 응당 잔치의 격에 맞는 손님이 채워져야 하는 것이다. 잔칫상이 소홀한 것도 문제지만, 손님이 없거나 엉뚱한 손님들로 채워지는 것은 곧 잔치를 벌인 의도가 실패했다는 뜻이다.

지난 17일 천안문화재단은 야심차게 심포지엄을 열었다. ‘문화를 꽃피우다’. 제목도 멋있다. 박상규 재단대표이사는 ‘꿈꾸는 문화도시 천안’을 기조발제했고, 관련해 5명이 주제발표했다. 천안의 문화적 특색을 검토하고 천안 문화발전에 대해 전문가의 방안을 제시받고자 했다. 또한 천안문화재단의 역할과 기능을 모색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기대만큼 알찬 내용을 담아내진 못했다. 주제발표자들이 천안지역이 아닌, 일반론적 담론에 그친 느낌이다. 같은 내용으로 부산에서, 또한 강원도 삼척에서 이야기해도 무방했다. 그래도 그들의 입을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앞선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는게 어딘가. 가끔씩은 이같은 심포지엄이나 토론회를 통해 자극이 될 수 있다면 문화예술이 한걸음 쯤은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문제는 심포지엄 자리에 손님이 없었다는 점이다. 또한 중요한 손님들이 빠져 더욱 아쉬움을 던져줬다. 일정이 바쁜 구본영 시장마저 잠깐 앉아있다 떠나버린 자리. 누가 빠졌을까.

중견예술인들은 물론이고 천안예총 임원들이 안보였다. 도의원들도 없고, 행감이 끝난 의원들마저 바로 옆에서 열린 토론회를 지나쳐 가버렸다. 국회의원 또한 지역보좌관이라도 찾아와야 될 자리였다. 주제발표자가 살짝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어디 한두번 겪는 일이던가.

혹, 내용이 알차지 않아서 외면받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것도 아닌 듯하다. 기대를 갖고 찾아와서 내용이나 들어보고 실망할 일이니까 말이다. 돈도 들이고 공도 들여 잔칫상을 마련했는데 찾아와 축하해주고 먹어주는 손님이 없다니 안타까움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이번 심포지엄은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중요한 현안을 다루더라도 손님이 없던 사례를 찾아보라면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많다. 아직 우리의 의식이 중요성을 못느끼나 보다. 다만 넘치는 손님을 맞는 잔칫상이 있다. 금전적 손익이 예상되는 현안문제가 걸린 토론회나 공청회가 그렇다. 이해당사자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문화나 역사, 생활정치, 예술 등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우리는 아직 무지한 걸까.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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