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도 지나치면 병?’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에게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열성 팬들은 든든한 지원부대와 같다. 그러나 일부 광적인 팬들의 도를 넘어선 맹목적인 구애 앞에선
두손 두발 들게 마련이다. 이른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는 스타 스토커들!
최근 패션 월간지 <코스모걸>이 보도한 스타들을 향한 이들의 스토킹 백태를
살펴보면 그 놀랍고 다양한 수법에 섬뜩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스타들을 괴롭히는 이색 스토킹 현장을 본문에서 발췌해 공개한다.
인기가수 ‘왁스’를 괴롭힌 스토커는 주로 새벽녘에 발신번호를 지운 채 전화를 걸어 왁스가 받으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는 일을 반복해 왔다. 특별한 음담패설이나 욕설을 퍼붓진 않았지만 매일 새벽녘만 되면 울려대는 전화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노이로제에 걸렸을 정도. 처음엔 타이르려는 의도로 몇 마디 말을 붙여보려 했으나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는 통에 한 마디도 해보지 못했다고 한다. 음담패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벙어리 스토커.
만능 엔터테이너 김민종에겐 정체불명의 사람이 1년 넘게 이상한 문자 메시지를 계속 보내왔다. 다른 스토커와 달리 전화는 하지 않고 오로지 문자 메시지만 매일 보낸 것이 특징. 발신자 표시에는 전화번호 대신 ‘1004’(천사)라고 찍혀 있어 여자라고 짐작했지만 스토커는 예상과 달리 남자로 밝혀졌다. 이 남자는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이상한 메시지만 보내다가 어느 순간 김민종과 어울렸던 사람만 알 수 있는 내용을 보내와 옛일을 되짚어보던 김민종에게 덜미가 잡혔다. 결국 배우 A라는 심증을 갖게 된 김민종이 전화를 해서 추궁한 끝에 순순히 스토킹 사실을 고백했다고.
최근 연기자로 변신해 맹활약 중인 가수 이현우는 유난히 자주 스토킹을 당한 스타. 몇 해 전에는 한 여성이 이현우의 집에 들어와 거실에서 천연덕스럽게 TV를 보고 심지어는 집에 찾아온 손님을 접대하는 등의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더니, 얼마 전엔 한 20대 후반의 여성에게 스토킹을 당했다.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미모의 여성이 이현우의 집에 찾아와 밤새도록 초인종을 누르면서 괴롭힌 것이다.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사시 준비생으로 밝혀진 이 여성은 지난 여름에 시작한 전국 투어 콘서트 때부터 이현우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고. 특히 지난해 말엔 경북 구미 콘서트장에 찾아와 이현우와 마주치자 이유 없이 통곡을 해서 한바탕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히딩크를 괴롭혔던 스토커, 일명 ‘히딩크의 키스 여인’으로 알려져 있던 스토커가 박세리에게 붙었다. 20대 후반의 미인형인 이 여인은 극성 팬이라며 그동안 박중훈, 이효리, 차인표, 이승연 등 유명 연예인의 행사장과 드라마 ‘올인’의 원작자이자 실제 모델인 차민수의 강연장에 나타나 화제를 일으켰다. 전문(?) 스토커답게 접근 방식도 노련해 방송국에 기자를 사칭하고 들어가는 등 대담성을 보인 것이 특징.
고소영은 한 스토커로부터 끈질긴 구애 공세를 받았다. 수년 전부터 고소영의 팬이었음을 자처한 이 30대 남성은 모 유명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고소영씨, 최후의 통첩장을 던집니다’라는 제목으로 ‘내 사랑을 받아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자신의 이름을 포함해 자세한 프로필까지 밝힌 이 남성은 4년여 동안 고소영의 소속사로 편지를 보내는 것은 물론 사무실에 찾아오는 등 수 차례에 걸쳐 고소영에게 구애를 펼쳤다. 급기야 지난해 겨울엔 “수면제 먹겠다, 그래도 살게 되면 쥐약 먹고 죽겠다”는 자살 협박까지 해서 고소영의 혼을 빠지게 했다.
전 진은 지난해 한 남성 스토커로부터 1억2천만원을 주지 않으면 누드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청담동의 한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헤어진 뒤 정신을 깨어보니 호텔이었고, 두 달이 지난 뒤 알몸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것. 주도면밀한 계획에 따른 스토킹이라 더 충격적이었다. 당시 전 진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 사실을 알리면서 정면돌파를 시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