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경제적 파급 효과 ‘5000억’
강제규 감독의 휴먼 전쟁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제작 강제규필름)가 개봉 39일 만에 전국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종전기록 ‘실미도’의 58일보다 무려 19일 빠른 한국영화 사상 최단 기록이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수립한 각종 기록과 그로 인한 경제적 효과 및 의미를 분석했다.
지난 2월6일 전국 4백43개 스크린에서 일제히 개봉된 ‘태극기 휘날리며’는 영화사상 최대 개봉 스크린수를 비롯해 사전 최다 예매량, 1일 최다 관객수 등 3월14일(일)을 기해 천만 관객을 돌파하기까지 20개 분야에서 새로운 기록을 쏟아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전국관객 1280만 명을 기준했을 때 ‘태극기…’가 벌어들인 수익은 극장매출 886억원, 비디오·DVD·공중파 등 부가판권 45억원, 해외수출과 추가 수익 및 부가사업 매출이 220억원 등 총 1441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태극기…’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4600억에서 5000억 정도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영화산업은 원가의 개념이 자동차 등의 산업재와 비교하여 매우 낮은 수준이므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산업인데다, 이로 인한 문화적 파급효과는 경제적 효과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태극기…’는 현재까지 독일 영국 일본 중국 등 유럽과 아시아 전역 15개국에 수출 판매가 완료된 상태.
투자·배급사인 쇼박스측은 “‘반지의 제왕’ 성공 이후 유럽의 역사 및 문화에 전세계가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 ‘태극기…’는 한국전쟁과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여 자국문화를 알리고 수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또한 공동마케팅을 진행한 국민은행, 삼성전자, KTF 등의 영업이익 효과를 고려한다면 더 높은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태극기…’는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를 한국영화 최초로 도입, 그 성공 가능성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도 얻었다. 실제로 ‘태극기…’는 개봉 전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영화와 전시를 접목한 ‘체험! 태극기 휘날리며’ 전을 개최해 20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영화개봉과 함께 메이킹북 및 영상소설을 발매하고, 영화 촬영 중엔 일본관광단에게 촬영장을 공개하는 등 관광산업으로 연계하여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폐공사와 협의하여 영화사상 최초로 ‘태극기…’ 기념우표를 제작하고 아바타와 포스터를 판매하는 등 다양한 부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태극기…’의 천만관객 돌파에 앞서 지난 2월 말 포커스리서치가 서울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10∼50대 남녀 4백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가족 동반 관람률이 높았고, 계층마다 다양한 이유로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화관람 이유로 ‘주위의 평가와 추천 때문’(19%)이 가장 많았고, ‘역사 속 두 형제의 드라마틱한 운명스토리 때문에’(18%),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에 대한 호기심’(16%), ‘포스터, 예고편, 광고’(15%)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