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바야흐로 꽃피는 춘삼월, 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하며 기승을 떨치고 있지만 새봄을 맞아 ‘꽃단장’한 미녀들 앞에선 맥을 못 추는 듯하다. 광고모델의 꽃으로 불리는 화장품 모델. 아름다움의 절정을 과시하기에 연예계에 몸담고 있는 여성들 사이에선 여전히 선망의 대상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기침체로 화장품 시장이 위축된 것과 달리 올해는 낙관적인 전망이 예고되면서 화장품 업체간에 ‘빅스타 모델’을 앞세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번 모델은 영원한 모델!
‘화장품 장수모델’
스크린과 안방극장에 불어닥친 30, 40대 돌풍은 과거 20대 스타의 전유물이던 화장품 광고로도 이어진다. 이들 대부분은 과거 화장품 광고를 주도해 나간 빅스타 출신이라는 점에서 ‘장수모델’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태평양 ‘아이오페’는 기존 모델인 탤런트 전인화와 함께 톱스타 이영애를 새로운 전속모델로 기용, 투톱체제로 광고를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대장금’으로 오랜 공백을 깨고 건재함을 과시한 이영애는 ‘마몽드’ ‘헤라’ 이후 또다시 화장품 모델로 복귀, 특유의 투명한 아름다움과 여성스런 매력을 보여주게 된다.
작년 드라마 ‘앞집 여자’와 ‘로즈마리’에 출연하면서 ‘미시 탤런트’로서 인기절정에 달했던 유호정은 최근 로제화장품 전속모델 이후 2년 만에 LG생활건강 ‘레뗌’ 전속모델로 발탁됐다.
톱스타 채시라는 12년 동안 ‘코리아나’ 모델로 활동하며 업계 최장수 모델 기록을 세웠고, ‘아시아 스타’ 김희선도 최근 일본화장품 DHC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또 영원한 ‘컴퓨터 미인’ 황신혜는 지난해 6월 프랑스 명품화장품 ‘잉그리드 미에’와 10억원에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 화장품 모델로서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구관이 명관?
화장품 모델 미스캐스팅
화장품 모델도 궁합이 있다. 브랜드 성격과 모델의 이미지가 적절히 부합되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기 십상. 특히 기존 브랜드의 경우 이전 모델에 대한 강렬한 인상 때문에 모델 교체 후에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도 있다.
‘라끄베르와 상의하세요’라는 히트 유행어를 낳은 LG생활건강의 ‘라끄베르’가 대표적. 1대 모델인 김남주에 대한 이미지가 각인되어 신세대 섹시스타 한은정으로 모델이 교체된 후에도 ‘라끄베르’ 하면 여전히 ‘김남주’가 떠오를 정도다. 결국 ‘라끄베르’는 최근 한은정에서 톱스타 고소영으로 전속모델을 전격 교체, 올 봄부터 고소영 버전의 ‘라끄베르와 상의하세요’가 TV전파를 타게 된다.
탤런트 박주미를 전속모델로 기용 중인 태평양 ‘마몽드’는 91년 ‘산소 같은 여자’ 닉네임을 달고 데뷔한 톱스타 이영애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강해 장수 브랜드임에도 예전 같은 파워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CF를 섭렵해온 ‘CF 퀸’ 전지현도 화장품 모델로선 각광받지 못한 케이스. 지난 2000년 나들이화장품 ‘멜’의 1대 모델로 활동했으나 소비자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못했다. 전지현은 올 봄부터 태평양 ‘라네즈’의 전속모델로 선정, 4년 동안 태평양 ‘라네즈’ 브랜드 전속모델로 활동해 온 탤런트 이나영과 듀얼 모델로서 매력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너무 많은 광고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전지현에 대해 식상함을 표하면서 ‘기존 이나영의 상큼한 이미지와 전혀 매치가 안된다’고 강한 반감을 드러내 CF 방영 이후 시장 반응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신세대 화장품 모델
“데뷔 신고!”
새봄을 맞아 화장품 업계에도 새 모델을 잇달아 채용, 화장품 시장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모델들도 대부분 데뷔 후 처음으로 화장품 모델에 발탁되어 남들보다 두 배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신세대스타 김민희를 간판모델로 내세웠던 코리아나 ‘엔시아’는 지난 2월 남자가수 비와 1년간 6억원에 파격적인 전속모델 계약을 맺고 최근 새로운 TV-CF ‘비의 거짓말’ 편을 방영 중이다. 미소년 이미지와 섹시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비의 매력에 20대 초반 여성을 타깃으로 한 ‘엔시아’ 인지도가 벌써부터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MBC 인기사극 ‘대장금’으로 데뷔 이래 최고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연생이’ 박은혜는 1년간 1억5천만원에 한불화장품 ‘바탕’ 전속모델 계약을 맺었다. 신세대에 어필하는 감성 이미지와 ‘리틀 왕조현’으로 데뷔 이후 신선한 이미지를 유지해 온 것이 모델 계약의 포인트.
MBC 시트콤 ‘뉴논스톱 4’에 출연 중인 탤런트 한예슬도 나들이화장품 ‘보떼드멜’의 간판모델로 나섰다. 계약조건은 신인으로선 파격적인 대우인 1년 전속에 개런티 2억원. 상큼발랄한 이미지의 한예슬은 최근 성유리의 뒤를 이어 MBC 연예정보프로 ‘섹션TV 연예통신’의 MC자리를 꿰차는 등 올해 최고 유망주임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 ‘대장금’ 후속극인 MBC 드라마 ‘불새’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신세대배우 이은주는 유니레버코리아와 6개월 단발에 1억7000만원을 받고 CF계약을 맺었다. 특히 피부미인만 캐스팅한다는 ‘폰즈’ 스킨케어 제품이라 맑고 투명한 아름다움을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가을부터 수입화장품 ‘비오템’의 전속모델 겸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이효리도 모델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을 방한한 비오템 본사 티에리 프레보 부회장은 이효리에 대해 “한국인도, 중국인도, 일본인도 사로잡을 수 있는 얼굴과 캐릭터를 가졌다”며 모델 선정에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