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신분으로 파격적인 연기에 도전해 화제를 모은 신인배우 곽지민.
“촬영 전엔 다들 말리더니… 이제야 보상받는 기분”
김기덕 감독의 10번째 영화 ‘사마리아’는 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들을 소재로 삼아 아버지와 딸, 더 나아가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단짝친구인 여고생 여진(곽지민)과 재영(한여름)은 유럽여행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서슴없이 원조교제에 나선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접선한 남자와 재영이 모텔로 들어가면 여진이 망을 보면서 단속의 눈을 피해간다. 그러던 중 단속반을 피해 모텔 꼭대기층에서 뛰어내린 재영이 죽자 죄의식에 빠진 여진은 재영이 만난 남자들을 찾아다니며 섹스를 한 후 돈을 돌려준다. 우연히 딸의 원조교제를 현장에서 목격한 여진의 아빠 영기(이얼)는 분노에 가득 차 딸과 상대한 남자들을 찾아다니며 잔인하게 응징하는데.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이 소녀에게 돌을 던지라’는 포스터 카피가 인상적인 ‘사마리아’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만한 심상치 않은 소재가 자신을 무시한 여대생을 창녀로 만들어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의 2002년작 ‘나쁜남자’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5억원이라는 저예산으로 단 11일 만에 초스피드로 촬영을 완료, 영화 관계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주인공 ‘여진’ 역의 곽지민(19)은 촬영 당시 실제 고등학생 신분으로 원조교제 여고생을 연기해 논란을 일으켰고, 코이프(수녀들이 쓰는 두건)만 쓴 채 반라로 촬영한 영화 포스터가 공개되면서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김기덕 감독 영화에 출연한다고 했더니 주변 사람 모두 다 말리더라”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은 곽지민은 개봉을 앞두고 세간의 시선이 모아지자, “영화 찍는 동안 정신적, 육체적으로 모두 힘들었지만 베를린상도 받고 이제서야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