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연예계에 고현정 황수정 심은하를 향한 ‘컴백 러브콜’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강타한 30대 배우 전성시대와 맞물려 연예계가 오매불망 애타게 찾고 있는 스타들이 있다. 바로 컴백이 가시화되고 있는 이른바 톱스타 빅3 고현정(33), 심은하(32), 황수정(33)이 그들이다. 빼어난 연기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갖춘 이들에겐 수십억원을 줘도 아깝지 않다며 연일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아련한 첫사랑을 닮은 그녀들, 연예계가 싫다고 떠났지만 못내 그 첫사랑이 그리워 ‘해달란 것 다해줄 테니 돌아오라’고 호소하는 애타는 사모곡에 이들이 언제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봐 줄지 궁금해진다.
심은하와 고현정을 잡기 위한 연예계 각계 각층의 ‘컴백 공수표’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지난 2001년 11월 공식적인 은퇴를 선언하며 ‘나는 더 이상 연예인이 아니다’고 매몰차게 뒤돌아섰던 심은하. 지난해 그림전시회를 열 만큼 ‘화가’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지만 최근 프랑스 파리로 그림 유학을 떠났다가 현지 적응에 실패하고 귀국한 이후로 연예계 컴백에 대한 소문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드라마든 영화든 뮤지컬이든, ‘대작’이라고 붙여진 작품의 타이틀롤에는 으레 ‘심은하 계약 초읽기’ 식의 보도가 이어진다. 최근에는 극비리에 매니저 K아무개와 매니지먼트 가계약을 맺고 컴백을 위한 워밍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도됐다. 이 때문에 심은하 홍보효과를 노린 연예계의 공수표 남발이 최근 들어 더욱 극심해지는 추세. 그러나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실제 심은하가 거주하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주택 앞에는 은퇴 이후 지금까지 광고 에이전시는 물론, 캐스팅 관계자, 제작자, 언론 취재진까지 찾아오는 방문객들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굳게 닫힌 대문 너머에는 이들이 남기고 간 영화 시나리오나 드라마 대본, 각종 CF 제안서 등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일단 심은하 손에 들어간 것이 확인되면 며칠 후 ‘XX전자 CF모델 10억 계약 초읽기’ ‘대하드라마 OO, 심은하 캐스팅 유력’ 등 한 발 앞선 추측성 보도들이 줄줄이 터져 나온다.
심은하의 어머니 고경희 여사는 이와 관련해 아직도 ‘연예계 누구와도 연락한 적 없고 컴백 의사가 없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심은하가 직접 TV에라도 출연해 “연예계로 돌아오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지 않는 한 그녀에 대한 컴백설은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8년 6개월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삼성가의 며느리’ 타이틀을 반납한 톱스타 고현정도 마찬가지.
이혼 후 연예계 활동 재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일부 연예관계자들은 ‘고현정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특히 은퇴 전 마지막 작품이 된 TV드라마 ‘모래시계’가 아직까지 시청자들 뇌리에 각인된 상태라, 8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고현정의 가치는 여전히 초특급 파워를 자랑한다.
고현정은 결혼 후에도 ‘모래시계’를 연출한 김종학 PD와 중견탤런트 윤여정 등 일부 연예계 인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데다, 연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혼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으면 자연스럽게 컴백 수순을 따르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즉 컴백은 시간문제라는 것.
이에 반해 컴백이 사실상 확정된 탤런트 황수정의 경우 일부 연예관계자들의 짝사랑에 비해 대중들의 시선이 여전히 곱지 못해 컴백일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01년 11월 동거남과 히로뽕 투여 혐의로 체포, 다음해 2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황수정은 지난 2월2일로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컴백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일찌감치 메이저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컴백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그래선지 오랜 공백과 곱지 않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 수십 편이 들어올 만큼 영화사의 러브콜이 집중되는 등 스타로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황수정은 이를 증명하듯 최근 3억원 이상의 파격적인 개런티를 보장받으며 새 영화 ‘화이트’ 출연을 확정, 스크린을 통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에 민감한 방송가는 아직까지 황수정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감을 의식해 캐스팅을 기피, 방송복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BC와 달리 아직 출연금지를 해제하지 않은 KBS가 주말극 ‘진주목걸이’ 후속작에 황수정을 출연시키려다 자진 철회한 것도 이 같은 사례.
실제로 불미스런 사건으로 연예계를 떠났던 황수정의 경우, 고현정 심은하와 달리 컴백을 전후해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네티즌을 중심으로 ‘컴백 반대’ 시위가 펼쳐지는가 하면, 일부 배우들 역시 ‘함께 출연할 수 없다’며 출연을 고사하는 일도 벌어졌다.
황수정의 이미지 회복이 기대되는 새 영화 ‘화이트’가 올 가을 개봉일까지 무사히 순항을 이어갈지 영화 크랭크인 일정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