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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은 없고 후에키 유우코만 있다?”

등록일 2004년02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일본영화 ‘신설국’ 누드마케팅 공방 내막 일본 대중문화 전면개방 조치로 국내 개봉이 허가된 성인영화 1호작 ‘신설국’(감독 고토 코이치)이 2월 말 개봉을 앞두고 주연배우인 유민측과 수입사인 동아수출공사측의 마찰로 인해 파행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가 처음 공개된 지난 1월19일 기자시사회장에는 마케팅 총괄책임자가 무대에 올라 “여배우의 무대 인사가 없어서 죄송하다”면서 “영화 ‘신설국’ 속에 ‘유민’은 없다.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후에키 유우코’라는 일본 여배우가 있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유민은 지난 2002년 한국 연예계에 데뷔, 지난해 TV 짝짓기 오락프로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최초의 한국진출 일본인 배우. 유민이 ‘후에키 유우코’라는 본명으로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절 찍었던 ‘신설국’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명작 ‘설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죽음을 앞둔 중년 남자와 가녀리고 젊은 게이샤의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답고 격렬한 사랑을 그려낸 멜로물이다. 개봉도 하기 전 이 영화가 국내에서 이슈를 일으킨 것은 바로 ‘청순미의 대명사’로 뭇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든 유민이 전라의 노출신과 파격적인 정사신을 펼쳤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18세 이상 성인영화의 국내 수입이 금지된 상황이라 충격적인 이 장면은 ‘유민의 포르노 동영상’으로 둔갑해 사이버상에서 급속도로 유포,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영화를 수입한 동아수출공사측은 국내 개봉이 가시화되자 ‘포르노그라피’로 잘못 인지되고 있는 영화의 소문을 바로잡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뒀고, 주연 여배우로서 과감하고 절제된 연기력을 선보인 유민을 내세워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품격 멜로물’을 표방한 수입사측이 마케팅 과정에서 여러 가지 포스터 컨셉트를 기획하던 중 다양한 비주얼 가운데 하나로 포함되어 있던 ‘세미누드’ 컨셉트가 언론을 통해 확대 보도되면서 이를 오해한 유민측과 마찰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유민의 한국 내 매니지먼트 대행사인 꾼엔터테인먼트측은 ‘청순, 순수’한 배우로 이미지 메이킹된 유민에게 해가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어떤 홍보활동에도 도와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특히 “유민의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에 반하는 노출 이미지를 쓸 때는 반드시 ‘후에키 유우코’라는 이름을 쓰라”고 요청해 왔다. 대화로써 타협을 시도하던 동아측은 급기야 유민의 비자발급 용도가 현재 시트콤에 출연 중인 SBS 방송사의 활동목적에 있었고, 그 방송 외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방송?언론 매체와의 홍보스케줄도 전면 취소, 사실상 유민과의 공조 마케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신설국’을 완전한 외화로 취급, 모든 포스터 비주얼과 인쇄물에 ‘유민’이란 이름 대신 ‘후에키 유우코’라는 일본 이름으로 바꾸고 독자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간 것이다. 영화의 장르도 고품격 멜로에서 격정 멜로로 톤 업 시키고, 포지프린트 속에서 사진을 캡쳐 받아 세미누드적인 영화 속 스틸사진을 홈페이지와 언론사에 오픈했다. 성인인증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홈페이지 내 성인섹션에서는 영화 속 유민의 정사신과 중요 부위를 모자이크로 처리한 누드사진을 공개해 영화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주지시켰고, 실제로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네티즌들이 몰려드는 대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각종 언론들이 유민의 누드와 외설적인 측면을 부각해 보도하면서 ‘신설국’이 또다시 포르노그라피처럼 보여지게 되자 유민측에서는 수입사가 “누드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노골적인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4일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신설국’ 홈페이지를 음란사이트로 규정, 시정경고를 통보해 수입사와 유민측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동아측은 “영화에서 공개된 장면을 캡쳐한 사진인데 음란물 판정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이미지 보호차 마케팅 공조를 거부했다가 오히려 수입사의 일방적인 ‘누드 마케팅’으로 속앓이를 해온 유민으로선 이래저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만 얻은 꼴이 돼버렸다. 한편, 유민과 수입사측의 갈등 상황과 ‘신설국’ 홈페이지에 공개된 세미누드가 언론을 통해 자주 오르내리면서 영화에 대한 인지도가 급상승, 당초 10개관 미만을 개봉관으로 잡을 예정이던 ‘신설국’은 극장주들의 프린트 요청 문의가 줄지어 들어오면서 애초보다 더 많은 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주간현대/정부경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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