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올리비아 핫세’로 불렸다는 한가인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특유의 투명한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올리비아 핫세’를 빼닮은 청초한 아름다움으로 말죽거리 일대 남학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갈래머리 여고생 ‘은주’.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제작 싸이더스)는 TV일일극 ‘노란손수건’으로 주목받은 브라운관 신예 한가인(22)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그녀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8년이 영화의 배경. 하교길 버스 안에서 불량배들로부터 시비를 당하다 학교 싸움짱 우식(이정진)과 소심한 모범생 현수(권상우)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들과 풋풋한 삼각관계를 이어간다. 바람둥이인 걸 알면서도 우식의 불량스러운 남자다움에 속절없이 빠져들고, 반면 자신을 짝사랑해 온 현수의 마음을 알게 된 후 “포기하지 말라”며 잡아두고 싶어하는 당돌한 면도 있다.
시인출신 유하 감독이 연출한 ‘말죽거리 잔혹사’는 70년대 후반 폭압적인 학교폭력을 주요 소재로 삼아 자칫 어둡고 우울해질 수 있지만, 한가인의 등장만으로도 어느새 아련한 첫사랑과 복고풍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멜로영화가 된다.
실제 학창시절에도 올리비아 핫세라 불렸다는 한가인은 고3때 KBS 9시 뉴스에서 인터뷰 한 것이 계기가 돼 연예계에 입문한 특이한 이력이 있다. 긴 생머리에 촉촉한 눈망울로 또박또박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던 한가인을 본 후 수많은 연예관계자들이 그녀를 찾아가 연예계 데뷔를 종용했던 것.
한가인은 대학(경희대 호텔관광학부)에 입학한 후 본격적인 연예활동을 시작, 데뷔 2년 만에 스크린에 첫발을 내딛으며 차세대 여배우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다행히 데뷔작인 ‘말죽거리 잔혹사’가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도 순항이 예상된다. 한가인은 최근 ‘노란손수건’에서 함께 공연한 신인탤런트 연정훈과 핑크빛 열애 중인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모았지만 “연애하고픈 사람과 결혼상대로 좋은 사람 사이의 행간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아직 스물두 살, 성장 과정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