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생’ 노처녀 홍리나 ‘공개구혼’
지난 2003년 SBS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에서 푼수기 있는 왈가닥 여의사로, MBC 특별기획드라마 ‘대장금’에서 이영애를 괴롭히는 악녀연기로 깜짝 연기변신에 성공한 탤런트 홍리나(37). 줄곧 청순가련 캐릭터에 익숙해져 있던 시청자들도 이젠 ‘홍리나’ 하면 ‘색깔 있는 배우’로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
68년생인 홍리나는 원숭이해를 맞아 지난해의 여세를 몰아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 ‘대장금’에서는 이제 곧 수랏간 최고상궁이 돼 의녀가 된 이영애를 여전히 괴롭힐 태세다. 요즘도 ‘대장금’ 촬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그녀는 새해 소감을 묻자 ‘도둑이 제발 저렸는지’ 불쑥 결혼 얘기부터 꺼낸다.
“나이 한 살 더 먹었는데, 저 독신주의 아니거든요.(웃음) 올해는 꼭 좋은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세 자매 가운데 장녀인 홍리나는 동생들을 먼저 시집보내고 지금은 부모와 같이 살고 있다. 이미 눈치(?) 볼 나이는 훌쩍 지났지만 든든한 맏사위감을 하루빨리 부모님께 선뵈는 것이 올 한해 지상최대의 과제이자 목표가 됐다. 그렇다고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음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요즘은 혼자 사는 사람들도 많고 이혼하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많이 봤어요. 다 인연이 있는데 나이에 떠밀려서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홍리나는 지난 97년 MBC 드라마 ‘산’ 촬영 도중 북한산 인수봉에서 추락사고를 당해 얼굴과 척추를 크게 다치는 부상을 입어 연기 중단의 위기를 겪은 바 있다. 2년 넘게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지만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한 후엔 연기에 임하는 자세도 결혼관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반면 “나이가 드니까 오히려 결혼에 대해 더 까다로워진다”고 털어놓는다. 결혼조건으로 20대에 다섯 가지를 내세웠다면 ‘상대의 속이 빤히 보이는’ 30대엔 오히려 바라는 가짓수가 더 늘어나는 것 같다고. “이 나이에 시집가는데 이 정도는 돼야지 싶은 게 아무래도 욕심을 줄여야 시집가겠죠?(하하)”
그렇다면 홍리나가 원하는 신랑감은? 우선 성격이 중요하다. “착하지 않으면 평생 의지하고 살기 힘들 것 같다”면서 유하고 착한 사람을 첫손에 꼽았다. 두 번째로 능력. 자기 일에 열심이고 인정받는 사람이 좋다고. 세 번째로 거론한 외모는 뜻밖이다. “날카롭고 지적인 남자는 끌리지 않아요. 넉넉해 보이는 인상에 체격도 적당히 통통한 남자가 좋아요.”
요즘 연상녀-연하남 커플에 대해서는 ‘1, 2년 연하면 몰라도 그 이상은 좀’이라며 곤란해하더니 이내 “인연이 닿는다면 2년이 아니라 10년 차이라도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활짝 웃는다.
‘대장금’ 이후 차기작은 밝은 캐릭터의 현대물로 생각중이다. ‘똑바로 살아라’처럼 코믹연기가 떠올랐지만 “안 그래도 시트콤 푼수 이미지가 남았는데 한 번 더 하면 이미지가 고정돼서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한다. 일과 결혼,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는 홍리나의 2004년 활약상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