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방송을 통해 시청률 선점에 나선 공중파 방송 3사의 새 드라마. (시계방향으로 ‘천생연분’ ‘꽃보다 아름다워’발리에서 생긴 일’)
“채널 사수!” 빅스타 동원·새해 첫작품 ‘시청률 전쟁’ 돌입
“안방팬을 잡아라!” 새해 벽두부터 공중파 방송 3사의 드라마 전쟁이 시작됐다. ‘초장부터 밀리면 끝장’이라는 비장한 각오 속에 시청률 사수를 위한 비장의 카드를 꺼내든 것. 1월1일 나란히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천생연분’과 KBS ‘꽃보다 아름다워’, 1월3일부터 시작되는 SBS 20부작 새 주말극 ‘발리에서 생긴 일’ 등이 각 방송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새해 첫 드라마이다. 다양한 세대를 포섭하며 시청률 전쟁에 포문을 열고 나선 세 드라마 시청 포인트를 살펴봤다.
‘나는 달린다’ 후속으로 새해 첫날 첫선을 보인 ‘천생연분’(연출 최용원·이재원)은 5살 어린 동생 친구와 사랑에 빠진 연상연하 커플의 결혼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렸다. 서로 맞바람을 피우다가 결국은 진실한 사랑을 찾아간다는 내용.
최근 유행처럼 번진 ‘불륜드라마’에 ‘주부 맞바람’이라는 위험스런 설정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전쟁’을 히트시키며 주부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예랑 작가의 역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황신혜-안재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캐스팅도 안정적.
황신혜는 친구들의 부러움 속에 5살 연하의 남동생 친구와 결혼하지만 결혼 후 전형적인 아줌마로 전락, “너 올림픽 때 몇 살이었냐”며 세대차이에 연연한다. 은행 VIP 고객 딸이자 친구 누나인 황신혜와 결혼해 ‘땡잡았다’고 좋아한 안재욱은 ‘예쁜 여자도 결혼하면 보통여자들과 똑같다’며 슬슬 한눈을 팔기 시작한다. 이밖에도 가수 유열이 유부녀 황신혜와 사랑에 빠지는 재벌 2세 역으로 출연하며, 오승현이 안재욱과 유열을 저울질하는 당돌한 신세대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천생연분’과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이 불가피한 ‘꽃보다 아름다워’(연출 김철규·기민수)는 ‘거짓말’ ‘고독’ 등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노희경 작가의 신작이다.
평생 한량으로 살다가 딴 살림 차려 자식까지 본 아버지, 사랑을 믿지 않는다며 이혼한 큰딸, 자기밖에 모르는 둘째 딸, 사고뭉치 막내아들….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에서 미련스럽게 가족 곁을 지키는 순박한 엄마와 그 안에서 상처받고 위로받으며 사랑을 일구어 가는 가족들 모습을 그려간다. 이번 작품 역시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대사가 시청 포인트.
고두심이 콩가루 된 가족을 화해시키는 치매 걸린 엄마 역을 맡았고, 연기파 배우 배종옥과 한고은이 이기적인 두 딸로 출연한다. 여기에 극 초반 시청자를 포섭하기 위한 장치로 태국의 국제적인 휴양지 후하힌으로 해외로케까지 다녀와 이국적인 경치와 함께 호텔, 민속관광지 등 풍부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한겨울 따뜻한 남국에서 전하는 강렬한 사랑이야기 ‘발리에서 생긴 일’(연출 최문석)은 하지원 조인성 소지섭 박예진 등 내로라 하는 청춘스타들이 총출동, 이국적인 배경과 더불어 10대와 20대 시청층을 타깃으로 선점에 나선다. 발리 촬영분은 2회까지 등장. ‘별은 내 가슴에’ ‘천년지애’의 김기호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선뜻 가벼운 트렌디물이 예상되지만 네 남녀의 사랑이 얽히고 설킨 내용은 사뭇 진지하고 무겁다. 발리에서 여행사 가이드로 일하는 하지원은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재벌 2세 조인성과 그의 약혼녀 박예진, 가난 때문에 헤어진 그녀의 옛 애인 소지섭 등 세 사람의 가이드를 맡아 이들의 위험한 관계에 끼어들게 된다. 제작진은 “욕망과 질투, 복수와 상처가 반복되면서 돈만이 유일한 가치로 남은 세상에서 진정한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지 물음표를 던지고 싶다”면서 기획의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