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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서 15분 멈춘 심장, 다시 뛰게 했다

보령시 녹도에서 쓰러진 70대 노인… 119신고, 심폐소생술, 공조 등으로 생명 살려내

등록일 2025년07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심장이 멈췄다. 이곳은 섬. 구급차 한 대 없는 의료불모지다. 사람들은 우왕좌왕했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 게 아니라 죽은 것일까. 애타는 심정으로 119에 전화를 건다. 절망적이다. 
 

지난 6월27일 오후 3시29분, 충남도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전화가 울렸다. 보령시 녹도에 사는 70대 노인이 마을회관에서 갑자기 쓰러졌다는 것이다. 의식과 호흡을 잃은 상황을 접한 사람들은 당황스러워했다.  

현장상황을 파악한 종합상황실 송주희 소방교가 위급상황임을 판단, 구급상황관리팀 최진주 소방교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구급상황관리팀은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처치안내라든가 환자 이송가능 병원을 선전하는 일을 맡고 있는 곳. 최 소방교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일단 현장의 혼잡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차분하고 조리있게 현장상황을 전달해줄 한 명만 말할 수 있게 했다. 이어 현장에 있는 분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도록 했다. 가슴 압박위치를 조정해주고 격려하며,그걸로는 반응이 없자 제세동기 사용방법을 설명해주고 전기충격을 가하도록 했다. 

신고접수 후 심폐소생술 시행 15분이 지나면서 노인은 마침내 눈을 떴다. 말 그대로 죽었다 가까스로 살아난 것이다. 최 소방교는 현장 사람들에게 소방대가 도착할 때까지 노인을 지켜보고 맥박을 살피도록 했다. 

긴급히 병원에 이송이 필요했으나 충남소방헬기가 정비에 들어가 출동이 불가능한 상황. 참고로 소방헬기는 올해 12월 추가도입이 예정돼 있다. 

이에 충남도 소방본부는 선박출동을 고민하다 충북소방헬기 긴급투입을 요청했다. 충북소방헬기는 청주공항을 이륙한 지 35분만에 녹도에 도착했고, 육지의 헬기착륙장에서 응급실까지는 전북소방 구급차에 도움을 구해 익산의 원광대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 

최 소방교는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건 주민들의 즉각적인 신고, 신속정확한 응급처치, 3개 도 소방의 공조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당시 응급처치에 나선 한 주민은 “평소 소방서 등에서 받은 심폐소생술 교육과 소방관이 전화로 자세히 설명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심정지는 심정이 멈추며 혈액순환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곧바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뇌손상을 입게 된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도 소방본부가 이송한 도내 심정지 환자는 2022년 1744명, 2023년 1590명, 2024년 1521명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심정지환자 소생률은 11%~12%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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