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강필선(54년생) 사진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 ‘지중해’가 열린다.
가까우면 이웃사촌이라고, 아산의 지중해 마을을 천안 신부문화회관(제1전시실)에 옮겨 놓았다. 전시기간은 무척 짧다. 17일에서 22일까지 6일간이다.
경험과 몰입, 창작과 상상력
지난 5년의 시간.
빛과 색, 이미지의 도형화, 다중이미지 표현, 반복촬영, 마스크 활용, 라이트 페인팅 등 다양한 촬영작업으로 ‘작은 도시 지중해’의 그만의 시선으로 앵글에 담았다.
사진작가 이전에 탐험가의 기질을 가진 그. 구석구석 탐색하고 상상한 감정을 가진 다음에야 그만의 해석력을 통해 현대적으로 표현해내려 힘썼다.
그렇게 ‘아산의 지중해마을’은 5년동안 강필선 사진작가에 의해 파헤쳐지고 새롭게 재구성됐다.
▲ 색상과 색감이 주는 새로움, 부분을 전체로 놓고 보여주는 디자인의 새로운 시각.
창작은 고통을 동반하는 것이다. 강 작가는 원하는 상상력과 그에 맞는 이미지를 찾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지중해를 노크했다. 그러다가 새로움, 아름다움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 못지 않았다.
세계적인 화가 ‘르네 마그리트’와 색면 추상의 거장 ‘마크 로스코’, 그리고 사진예술계의 거장인 ‘랄프 깁슨’의 표현방식을 좋아한다는 그. 그러다보니 그의 창작활동과 그로 잉태된 창작품 또한 색면 추상, 기하학적 구성, 초현실성에 두고 면과 면, 빛과 색채, 다양한 앵글과 파격적인 프레임을 구성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형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나에게 있어 그 의미가 적다 할 것입니다.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좀 더 새롭고 좀 더 신비스런 모습을 찾아내는 것. 그것을 다양한 촬영의 기법을 사용해 사진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나의 작업입니다.”
어릴 적부터 시골사진관을 들락날락하며 카메라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 결국 스물일곱인가 여덟쯤에 본격적인 사진입문에 들어섰다.
평일에는 초등학교 선생으로, 주말에는 사진기술을 배우러 서울로 오가는 삶이 몇 년간 지속되었다.
카메라 자체가 흔한 것이 아닌 시절, 배움에 목말라하던 그는 일본책자를 어렵게 구입하고 더 어렵게 해석하면서 독학으로 깊이깊이 파내려갔다.
끝없이 배움에 집착했던 그에게 90년에는 가르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천안역 앞 박순례 전통찻집에서 사진강의를 시작했고, 91년에는 천안문화원에서 ‘사진무료교실’을 열게 됐다.
“문화원과 순천향대에서 7~8년씩, 그리고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에서 가르친 건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
얼굴에 자긍심이 묻어난다.
▲ 한창 젊었을 때의 사진 아닌가. 지금도 물론 젊지만은~.
2012년 천안사진작가협회장도 지낸 그가 제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몇 있는데 그중 두가지만 들어보자.
“경험을 많이 쌓아라.”
이론으론 빠삭해도 경험이 쌓이지 않는다면 ‘맹탕’인 것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경험해보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경험해라. 경험해라. 경험이 당신의 수준을 한껏 높여줄 것이다.
그는 또한 경험만큼 중요한 게 ‘몰입’이라고 했다. 어떤 대상에 깊이 파고들거나 빠지는 것이 몰입(沒入)으로, 집중해서 배우는 것과 건성건성 배우는 것은 차이가 큰 법이다.
이번 ‘지중해마을’ 전시는 사진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또다른 재미와 유익함을 선사한다. 바로 지중해마을 보물찾기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지중해마을 어느 곳에서 찍었는지 찾아내는 것. 같은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서 카메라에 담아내면 과연 똑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을까.
‘강필선 작가 따라잡기’가 가능할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전시문의: 010-5412-7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