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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은 개인전, ‘호박이 닭을 만났네’  

등록일 2025년06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6월 9일~30일 세라갤러리… 호박들이 감성자극, 따듯하고 행복한 


결핍을 채우려는 욕망은 몹시 깊고 진하다. 휠체어 없이 생활할 수 없는 장애는 내게 절망을 주었고, 극복하겠다고 몸부림친 끝에는 ‘결핍(缺乏)’이란 후유증이 남겨졌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결핍이란 것이 나에게 동화같은 세계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화가인 내게 작품세계로 다가온다. 



백지은 작가가 20회를 맞는 개인전을 아담한 세라갤러리(천안시 서북구 한들1로 157 마치애비뉴 4차 1층 149호)에서 9일부터 전시하고 있다.

30일까지 전시될 작품은 24점으로, 모두 ‘호박’이 등장한다. 

“호박은 풍요와 감사를 상징하잖아요. 모양이 둥글둥글한 것은 모나지 말고 둥글게 살라고 하는 것 같아요. 또한 기적과 꿈의 실현, 희망의 메시지 등을 담고 있다 봐요. 이런 이유로 올해 한 해를 희망과 치유,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 2023년은 나에게 특별한 해이다. 새로운 작품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을 때 유난히도 꿈을 자주 꾸었다. 게다가 신기하게도 그 꿈들을 꾸고 난 뒤에는 최고의 장애예술인상인 이원형 어워드에도 선정됐고, 창작의 실마리도 잘 풀렸다. 자신없었던 개인전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관객들로 붐볐다.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그림그리는 직업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된 해였다.


호박(pumpkin) 하면 신데렐라의 마차를 생각나게 한다. 호박이 마법으로 인해 마차로 변신, 신데렐라를 왕자의 곁으로 데려다 준다.

불행을 행복으로, 현실을 내가 원하는 꿈의 세계로 이끈다. 



“유화의 마티에르를 살려 풍성하고 따뜻한 질감을 표현하려 했어요. 또한 나이프와 붓 터치로 호박이 지닌 상징성을 깊이있게 담아내려 애썼지요. 제 전시에 오시는 분들의 삶에도 풍요롭고 향기로운 울림이 되길 바래봅니다.”

백 작가는 그림에 쏟아내는 열정이 ‘가뢰’와 같다. 작가 안정효의 산문집, 『가뢰와 뒤쥐』에서 딱정벌레목 곤충인 가뢰는 사냥을 할 때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린다. 주위를 돌아다볼 시간이 없다. 
 

▲ 나의 작업방식은 물감이 마른 뒤 덧칠해 에너지가 느껴지도록 텍스처(본질·속성)를 살리며 색채는 다소 화려해 보이나 작품의 전반적인 느낌은 따뜻하고도 안정적인 느낌을 지향한다.



이은희 세라갤러리 관장은 백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전시를 위해 1년동안 열심히 작업한 작품을 내놓는, 열정을 가진 작가”란다. 

백 작가는 자신의 작품스타일을 ‘밋밋하지 않은 텍스처와 컬러풀한 색채’라 했다. 그같은 특징이 관람객들에겐 작품에 내재된 궁금증을 유발하고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 ‘존재의 의미’를 매우 중시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사고 이후로 중증장애인이 되었지만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림이라는 분야를 선택했고 20년이 지난(2005년 활동시작) 지금도 여전히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제 작품을 보곤 스토리텔링 방식의 미술치료처럼 울림을 준다고들 합니다. 이런 소통구조가 제 창작활동의 원동력이 되어 더욱 노력과 도전을 하게 만듭니다.”  

천안문화재단 장애예술인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매번 새로운 주제로 창작의욕을 드높이고 관람객 눈높이에 맞춰 동화세계로 이끄는 백 작가의 저력을 다시금 보여준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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