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민호(네)정육점에서 ‘설렁탕 한 그릇’ 뚝딱 

특별한 음식점… 진한 국물의 설렁탕, 사장님도 진국

등록일 2025년05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휘적. 휘~적. 
맑은 육수가 점점 뽀얀 국물로 변해간다. 
휘적. 휘~적. 
명품 서예가는 먹을 가는 것에도 소홀하지 않다. 하물며 설렁탕의 핵심은 뼈 국물을 얼만큼 뽀얗고 진하게 우려내는가에 있음에랴. 



심승보 사장은 천안 다가동에서 오랫동안 정육점과 식당을 운영했습니다. 식당손님들이 늘면서 정육점을 접었지만 소고기, 돼지고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아니 백전필패라>.

그분의 눈길, 그분의 손길이 닿으면 마법처럼 맛난 음식이 됩니다. 

그런데요. 

그가 우려낸 설렁탕(거의 점심용이랄까)엔 남이 넣지 못한 특별한 것이 첨가되고 있다는 걸 아실까요. 바로 ‘삶의 아름다운 철학’ 소스가 ‘민호(네)정육점’을 더욱 맛집으로 만들고 있음을... 
 

“사는 게 별건가요. 아등바등. 서로의 부족분을 메워주며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진 자가 나누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 텐데.. 돈 벌어서 뭐합니까. 전 그런 거 싫어요. 모든 거 나누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말 뿐이라고요?

그는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오랫동안 천안역에서 무료급식을 운영해오고(요즘은 250인분 정도 준비) 있으며, 천안·아산지역 어려운 이들 10여 가정에게 맛난 쌀을 사서 지인들과 직접 배달해드리고 있지요. 또한 개인적으로 물심양면 어려운 이들 끊임없이 돕고요, 천안 장애인단체도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물질로, 몸으로 열심 돕고 있답니다. 

그럼 아내는 어떨까요. 부창부수(夫唱婦隨). 그러니 음식점에 정이 배일 수 밖에요.

(이런 야기 하면 심 사장은 닭살 돋는다 그러겠네요..~)
 

▲ 반찬은 계절따라, 시시때때 다를텐데 안주인 말씀,


심 사장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행동거지가 툭툭 던져버리니, ‘투박하다’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좋은 뜻에서요. 포장되지 않는 진솔한 맛, 가식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와 함께 있으면 ‘박애주의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차별을 초월하고 인간성을 기초로 근심이나 불행, 괴로움 등을 같이 나누려는 인간애」를 뜻하는 말, 그 보다 잘 어울리는 사람도 드물 겁니다. 

그런 그가 새벽부터 민호음식점에 쓸 각종 채소를 재배하러 광덕에 갑니다. 새벽부터 아침녘까지는 농부가 됩니다. 그리곤 일정 시간을 내어 설렁탕에 가장 중요한 육수를 만들어냅니다. 진한 육수는 장금이가 탕약을 짓듯 그렇게 정성과 인내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자, 손님을 위해 설렁탕을 내놓습니다. 

‘칼을 써본 사람이 칼을 알 듯’, 고기를 다뤘던 사람이 고기맛을 알지요. “저희집 고객잡는 비법이요. 다른 거 없습니다. 고기집이니 고기에 대해서는 진심입니다. ‘좋은 고기를 넉넉히…’.

손님들은 대번 알아본다나요. 손님이 얼마나 민감한데요. 남파오거리 다리 밑 인근 골목길에 자리잡은 민호정육점. 사람 발길이 뜸한데도 별채까지 두고 장사하는 것은 고기를 알고, 믿고 찾아주시는 단골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곰탕이 육수에 들어가는 고기에 신경을 쓴다면, 설렁탕은 고기보다 육수에 더 비중을 두는 음식이랍니다. 거기에 고기까지 팍팍 넣어주시니, 손님 입장에서 반할 수밖에요. 
 


‘고기맛집’이니 소고기, 돼지고기 들어가는 모든 것이 맛나는 건 당연. 소고기, 돼지고기를 소개해야는데 왜 설렁탕이냐고요. 일단 점심에 설렁탕 한그릇 잡숴보시면, 그다음 다른 것들도 자연스레 접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반겨주실까요. 그건 기대하지 않아도.. 무뚝뚝할 수도 있으니까요. ‘츤데레(ツンデレ)’도 살짝 있겠군요. 설렁탕의 진한 국물처럼 발걸음을 하다 보면 그들 내외, 가족, 지원 등 어느새 정이 들겠지요.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