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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당동 부에노 카페에서 ‘그림선물전’을 보며

1만원에서 30만원까지, 새로운 스몰아트페어를 꿈꾸다

등록일 2025년05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청수동 ‘부에노’ 카페에서는 ‘그림선물전’이 열린다.

5월 한 달 동안 열리는 이 전시회는 소중한 분께 그림으로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천안과 그 부근의 작가들 26명이 참여했다. 
 


이 일을 추진한 서성순 작가는 인사말에서 “그림을 좋아하나 큰돈으로 사기 부담스러운 분은 소액으로 소장할 기회를 얻고, 작가는 그림을 팔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며 계속 이런 일이 많아지길 희망했다.

오경택 미술협회 천안지부장도 처음 여는 이 전시에 더 많은 작가가 참여하도록 애를 썼다.  

전시한 작품은 일단 가격이 싸다. 1만원에서 30만원까지다. 그렇다고 그림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림의 크기는 5호에서 30호 정도로 다양하다. 구상과 비구상, 맥간공예와 민화, 어반스케치와 테라리움 원예작품까지 다양해서 가족과 차 한 잔 하며 보면 좋겠다.
 


그림에 점자가 있는 작품 앞에 섰다. 이은영 작가의 ‘안부’다.

넓은 그릇 가득 하얀 밥을 고봉으로 올려놓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점자로 썼다. 손으로 보는 그림, 누군가에게 정성스레 지은 밥 한 그릇을 대접하듯이 그림을 볼 수 없는 이들까지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또다른 그림 앞에 선다. 정경자 작가의 꽃 그림이다.

어눌하고 삐딱하고 제멋대로의 아이들처럼 또 맑은 그들의 심성으로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의 그림은 색이 밝고 단순했다. 아이들이 그림 속의 꽃으로 들어온 듯. 아이들도 그릴 수 있다는 듯. 그 단순한 색과 선이 또 마음을 끈다.
 


문득 젊은 날 본 풍경이 생각난다.

연탄을 들여놓고 쌀 한가마 사놓고 김장을 해놓으면 겨울 걱정이 없던 때였다. 연탄을 다 부려놓고 남편은 빈 리어카에 아내를 앉혔다. 연탄이 묻어 얼굴까지 시커먼 부부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마주보며 모란꽃처럼 환하게 웃었다. 무슨 일이 그들의 입을 한껏 벌려 웃게 했을까.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그림을 보면서 왜 그때 생각이 났는지 모른다. 
 

▲ '그림선물전'을 기획한 서성순 작가는 맨 왼쪽.


재능을 나누고자 하는 작가들의 밝은 얼굴과, 파스를 붙인 손목으로 액자를 거느라 애쓰던 맥간공예 우윤숙 작가와, 일을 추진하면서 즐거워하던 서성순 작가와, 소품을 사고 좋아하는 이들의 얼굴이 떠올라서일까. 아니면 이런 일들이 퍼지고 퍼져서 문화의 장이 넓어지는 모습을 상상하는 마음이어서일까. 

작가들과 즐거운 저녁을 마치고 나오는 하늘에 금방 날 듯 날렵한 초승달이 떴다.

초승달이 보름달이 되듯 작게 시작한 일이지만, 해가 갈수록 그림선물전이 이만큼 크게 성공했다고 손으로 커다란 달 같은 원을 그릴 날 오길 바랐다.  
 

김다원 리포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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