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무조건’ 비극이다. 전쟁이란 태풍에 휘말리면 한번뿐인 생(生)이 망가진다. 희생된 사람들도, 그와 관계된 사람들도 그 상처가 어찌 작을까. 특히 꽃다운 젊음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땅에 묻힌 이들이야 슬픔의 눈물은 바다를 이루리.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고(故) 정인학 일등중사(현 하사)의 유해가 73년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천안시는 19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주관으로 직산읍 소재 유가족 자택에서 고 정인학 일등중사 귀환행사를 가졌다.
1932년 12월 9남5녀 중 둘째로 태어난 정인학 일등중사는 1951년 9월15일 육군 제7사단에 입대해 1953년 7월25일 강원도 철원군에서 전투를 치르다 만20세의 젊은 나이에 전사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11월25일 강원도 철원군 일대에서 발굴된 전사자 유해를 유가족과의 유전자 대조 끝에 신원을 확인했다.
고 정인학 일등중사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한 유해 1만3383구 중 249번째 신원확인 대상자다.
이날 행사에는 박상돈 천안시장,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고인의 여동생 정병숙씨를 비롯한 군부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원학인 통지서 낭독, 6·25전쟁 참전기장 수여, ‘호국의 얼’ 함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천안시는 고인의 명예를 되찾고 조국의 품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유전자 시료를 제공한 고인의 여동생 정병숙씨에게 보훈정신 실천 공로로 표창패를 수여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오랜 시간 기다려온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고 정인학 일등중사께서 조국과 가족의 품에서 영면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