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로댐 클린턴-뻔뻔하고 야한 야심을 드러내라.
당당하고 거침없으며 강하고 자신만만하게 사는 모습. 권력에 대한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수없이 거친 비난을 받아도 억척스럽게 견뎌낸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강해지고 성숙하고 노련해지면 아름다워진다.
콘돌리자 라이스(콘디)-재능을 활활 태우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라.
콘디 부모의 교육방침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딸을 다재다능한 인간으로 키우는데 머물지 않고 자기훈련이 잘된 다부진 인간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이다. ‘강한 여자’라는 것은 거칠고 사납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2006년 발행했다. 강인선(조선일보 정치부) 기자로 2001년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다 2006년 서울로 복귀하면서 5년간 워싱턴 체험을 담은 책이다.
첫 번째/
어느 여름날 친구와 어느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수선을 떨다가 큰 와인잔에 담긴 물을 옆 자리의 남자에게 쏟았다. “이걸 어째! 미안합니다.”
냅킨으로 남자의 와이셔츠에 쏟아진 물을 닦어냈다. 달려온 웨이트리스도, 내 친구도 모두 냅킨을 들고 이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호탕하게 웃었다. “괜찮아요. 날씨도 더운데 시원하고 좋네요.” 남자의 너스레에 우리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남자는 “레드와인이 아닌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걱정말아요.”라면서 울상이 된 내게 찡긋했다. 우리 모두는 맞장구를 쳤다. “그러게 말이에요. 큰일 날 뻔했지. 물이라서 다행이야.”
대소동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무더운 여름밤, 나는 천천히 걸어가는 동안 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사는 방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은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면 오늘의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백가지도 더 찾아낼 수 있다.
그 남자는 나에게 화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세탁비를 물어줄 각오가 돼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았다. 만일 거기서 조금만 큰 소리가 나왔으면 한여름밤 우리의 저녁식사는 완전히 망가졌을 것이다. 우리도, 그도, 그 식당 분위기도..
또 언젠가 운동을 하고 나와보니 누군가 차를 괴상하게 주차해놓고 가버린 바람에 내 차가 빠져나오기 어려운 상황이 돼있었다. 나는 주차요원을 찾아서 차주인을 찾아달라고 할 참이었다. 그런데 서너명의 젊은 남자들이 내 난감해하는 표정을 보았다. 그들은 금방 상황을 파악하고는 외쳤다.
“당신은 할 수 있어요. 우리가 도와줄 테니 해봐요.”
그들은 내 차의 사방에 흩어져 서서 응원해주었다. 사람들이 잔뜩 모여들어 거의 스무명이 내 차를 둘러싸고 있었다. 마침내 차가 완전히 빠져나왔을 때 사람들은 모두 환호하며 “와아, 잘했어요. 멋지다!”라고 박수를 쳤다. 나는 무슨 운동경기의 우승자라도 된 양 의기양양하게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그 자리를 떠났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주 불쾌하게 하루를 마감했을 것이다. 주차요원을 찾아가 성질을 있는대9로 내면서 항의했을 것이며, 차 주인이 나타났을 때는 한껏 불쾌감을 표시해서 괴롭히고, 그 상황을 해결하느라 잃어버린 나의 시간과 상한 기분 때문에 저녁 내내 불행했을 것이다.
그날 밤 집에 돌아가는 동안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당신은 잘 알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치어리더가 되어준 적이 있는가?”를...
서로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아주 사소한, 치어리더가 되어주는 것이다.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두 번째/
우리 주변에는 날개를 감춘 천사가 꽤 많다. 별것도 아닌 일로 주변사람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낙심해서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에게 한번 더 도전할 용기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다.
확실히 그런 것 같다. 욕먹고 야단맞으면 ‘나는 안되나 보다. 여기서 포기해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쉽게 빠진다. 사람 마음이란 약하디약해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가 꺾인다. 반면에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또 칭찬을 듣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이 불끈 솟아오른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른바 악플들. 무책임하고 거친 말을 볼 때마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이런 글을 쓰고도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비판도 예의를 갖춰서 하면 훨씬 더 잘 전달될 텐데 왜 이렇게 미운 말만 골라서 썼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세 번째/
디프리는 그의 책 <리더십 재즈>에서 “리더십이란 예측 불가능한 미래와 개인의 재능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썼다. 다른 모든 사람이 ‘문제점’이라고 파악하는 일에서 ‘기회’를 발견하는 안목. 그것이 리더의 조건이라고 했다. 그는 리더십을 재는 척도는 지성이 아니라 ahja에서 우러나오는 분위기라고 했다.
리더십이란 기술이 아니라 믿음이며, 시스템이 아니라 이해이기 때문에, 리더가 나의 고충을 이해하고 가능성을 믿어준다는 확신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자원봉사자의 마음이 되어 일하게 되는 것이다. 디프리는 자원봉사자형 직원이야말로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에 가장 기여하는 이상적인 조직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직원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으려면 “직원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가장 효율적이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리더십은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예술’이라고 했다.
네 번째/
-에거는 자신의 책 <변화를 구하며>에서 자선단체와 자원봉사자에게 “자기만족적인 봉사활동을 넘어서라”는 따끔한 충고를 했다.
-미국인은 우리나라 사람에 비하면 개인주의가 극도로 발달해 있고, 그래서 냉정해 보인다. 그런데 그 개인주의 뒤에는 ‘인간은 혼자서, 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살 수는 없다’고 하는 큰 분위기가 있다. 이기적인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일견 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남을 돕는 일을 하고, 그래서 행복해 보이는 그가 부러워졌다. 그래서 불쑥 “나도 언젠가는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 그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그 일을 왜 지금은 할 수 없나요?”
쿵 하고 심장 위로 돌이 하나 떨어지는 것 같았다. 부끄럽다기보다는 약간 충격을 받았다. 그래, 왜 나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언젠가 하겠다’고 미뤄두는 것일까.
바로 이것이 내가 에거를 워싱턴에서 가장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세상에 좋은 아이디어는 많다. 하지만 그것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비범한 사람은 얼마 안된다. 게다가 우리는 우리가 하고싶은 일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남을 돕겠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 사람은 그 차례를 바꿨다. 남을 돕는 일을 먼저 하고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자신의 꿈을 추구할 것이다.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당장! 그 일이 무엇이든 간에!”
다섯 번째/
처음에는 몸과 마음과 머리를 최대치로 가동하는 것이 어렵지만, 일단 몸에 배면 그 이상도 가능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때 ‘아하’ 하고 깨달았다. 질적변환을 위해서는 일단 일정수준의 양에 도달해야만 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던 피터 드러커가 2005년 95세로 세상을 떠났다. 드러커는 내가 책을 통해서 만난 최고의 멘터(조언자)였다. 드러커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가 그동안 썼던 글과 강연 등을 모아서 매일 한페이지씩 1년 365일동안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데일리 드러커>라는 책을 보는 것이다.
드러커가 한 말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성공의 법칙은 반드시 배반한다”는 이야기다. 이 말은 ‘과거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교훈의 다른 버전이다.
성공이란 새로운 현실과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성공을 달성하기까지 한 기업이나 인간을 끌어올렸던 방식은 성공하는 순간 새로운 현실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 구식이 된다. 그러므로 과거에 자신을 성공시킨 방법을 성공 후에도 계속 사용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드러커는 40대가 되기 전에 후반부 인생의 목표를 세워놓으라고 조언한다. 현재 하는 일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지금부터 추구하면, 잘하면서도 지겹게만 느껴지는 현재의 일이 의미가 생긴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가장 차가운 비판의 칼날을 대고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과거의 노예가 되지 않으면서 나이를 먹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곱 번째/
스타인은 <당신의 인생을 망치는 방법>이란 책을 썼다. 그냥 평범하게 인생을 망쳐주는 방법은 35가지가 있는데 몇가지만 소개하자면,
1. 어떤 유용한 기술도 배우지 마라.
2. 자기단련 같은 것은 하지 마라.
3. 웬만하면 남의 탓을 하라.
4. 모든 걸 부러워하고 어떤 것에도 감사하지 마라.
5. 이상한 사람들과 어울려라.
6. 연륜과 경험을 존중하지 마라.
7. 절대 저축하지 마라.
8. 남들에게 아무 신세도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살아라.
9. 자기 수입보다 높은 수준으로 살아라.
10. “그러게 내가 뭐랬어”라는 말을 자주 해라.
여덟 번째/
웰치는 2001년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라는 책에서 지도자들에게 권유했다. 그중 거창한 것은 빼고 실생활에서 적용하기 쉬운 것들을 말하면,
1. 축하하는 행사를 많이 만들어라.
2. 부하직원들로 하여금 모험을 할 수 있게 해라.
3. 좋은 지도자는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4. 배짱과 감으로 밀고 나갈 줄 알아야 한다.
5. 기쁠때나 슬플때나 솔직해라.
6. 상사와 부하직원도 결국 유유상종이다.
7. 비전은 그냥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8. 최고의 선수를 만들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