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오경택 개인전 ‘꽃이피네 꽃이지네’

1월8일~2월23일, 아산 모나밸리 카페갤러리

등록일 2025년01월0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오경택 초대개인전 ‘꽃이피네 꽃이지네’가 8일 아산 모나밸리 카페갤러리에 문을 연다. 전시기간은 2월23일까지로, 여유있는 시간에 넉넉하게 관람할 수 있다. 지난 가을에 전시될 것이 늦춰졌지만 한겨울에 ‘꽃’을 보는 생경함도 신선한 자극이다. 작품은 모두 43점. 10호 미만부터 큰 것은 100호 작품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작가는 왜 꽃을 좋아할까.
 


차가움과 따스함, 불통에서 화통


오 작가와 꽃은 무언가 어색해 보인다. 꽃이 가진 감성과는 달리 나름 거친(?) 삶을 살아온 작가. ‘초원을 달리는 물고기’를 쉽게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러나 ‘오경택의 꽃’은 인연이 길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이 흡사 인간의 삶과 죽음을 연상케 한다는 그. 내면 깊숙이 들여다보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떠나 보낸 소년의 슬픔과 분노가 어려있다. 

“생명, 윤회, 소멸 같은 것들…, 피고 지는 자연의 순환관계는 제 삶에 일찍 관심거리로 다가왔고 작업동기가 되어 캔버스 위에서 생(生)과 사(死)의 공존을 도모하게 되었죠.”  
 

▲ 꽃으로 화사해진 모나밸리 카페갤러리.


물론 그림의 대상으로 처음부터 ‘꽃’을 택했던 것은 아니다.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죽음의 미학이라든가, 아름다운 것에 대한 부정 같은 생각들이 머리를 지배하면서 젊은 날 방황과 우울이라는 시기가 있었다.

‘늪을 거닐다’를 한동안 작품세계로 삼은 것은 그의 마음이 늪과 같았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합판을 뜯어내며 남겨지는 흔적들을, 또한 여러번 색칠한 양철지붕의 녹슨 그런 형태들을 찾아 작업화했다. 그의 삶의 애환이 그 속에 있었다.

그러다 20대 후반쯤 물감을 덮은 후 긁으면서 나타나는 우연의 효과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물감을 덮는 작업은 느림의 미학입니다. 보통 10번쯤 덮으려면 수개월씩 걸리니 세월아 네월아 하며 기다려야만 합니다. 이를 긁기라는 행위로 꽃을 만드는데 피고 지는, 생명과 소멸을 형상화합니다.”
 

▲ 나사렛대 인근에 있는 그의 미술학원.

▲ 색이 주는 힘, 유화가 주는 힘을 좋아한다는 작가, 오경택. 홍대출신인 그는 천안미협 지부장으로, 천안 나사렛대 인근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꽃을 만드는 작업은, 그가 꽃이 되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차가운 색을 많이 사용했다면 이제는 따듯한 색을 많이 쓴다. 한때 고집스럽고 불만과 불통을 내보였던 작가. 40대 중반까지 스스로를 ‘음지형 인간’이라 명명했다면, 이제는 마음도 편해지고 인생의 여유도 두는 50대 중반의 작가가 되었다.

그림도, 사람도 함께 살아낸 세월이다. 

꽃이 피고, 꽃이 지는 산이 좋아 산에서 산다는 김소월 시인의 ‘산유화’처럼.

무섭고 낯선 생성과 소멸의 작업세계를 휘적휘적 살아가다 보니 늪을 그리던 그가 언제부턴가 꽃을 그리고 있다. 그것도 점점 따스한 꽃을….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