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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정난정은 잊어주세요”

등록일 2003년11월0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영화 ‘써클’로 3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국민배우’ 강수연. 스크린의 영원한 ‘월드스타’ 강수연(37)이 박종원 감독의 ‘송어’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11월14일 개봉하는 초자연 스릴러 ‘써클’(감독 박승배, 제작 무비캠)에서 터프하면서도 섹시한 검사 ‘오현주’ 역을 맡아 모처럼 배우로서의 카리스마를 발휘한 것. 지난 10월28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시사회 현장에서 화려한 중국풍 상의를 입고 나타난 강수연을 만났다. 강수연과 정웅인이 주연을 맡은 ‘써클’은 최근 한국영화의 새로운 주류로 떠오른 섹시코미디물과 확실히 차별되는 진지하고 독특한 영화다. 6명의 여성들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 조명구에게 사형을 구형하려는 열혈 여검사 오현주, 이들 주변에는 왜정시대 살해된 산홍이라는 기생이 자신의 몸에 빙의되어 살인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조명구의 동거녀 미향(최정윤)과 이들의 전생에 대한 연결고리를 찾아내기 위해 정신이상을 주장하며 조명구를 살려내려는 국선변호사 윤병두(전재룡)가 있다. 빙의와 윤회, 전생 등 초신비주의적 소재가 복선에 깔린 이 영화는 후반부로 가면서 네 사람이 얽혀든 과정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가슴 찐하게 펼쳐진다. ‘넘버3’ ‘게임의 법칙’ ‘축제’ 등 1백70여 편의 영화에서 촬영감독으로 활동해 온 박승배 감독(64)이 3년여의 준비 끝에 내놓은 회심의 스크린 입봉작. 다음은 강수연과의 일문일답이다.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은 -코미디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관객들이 이런 무거운 소재의 영화를 좋아할까 걱정이다. ▶감독 데뷔작인데다 시나리오상으론 감이 잘 안 왔을 텐데, 어떤 점에 끌려서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되었나 -촬영감독 출신인 박승배 감독님과는 영화작업을 20여년간 같이 해왔다. 매번 배우의 동선이며 현장 분위기까지 자세히 가르쳐 주신데다, 오랜 세월 지켜봐 와서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게다가 내가 출연하든 안하든 시나리오를 여러 편 읽었는데 꽤 오랜만에 독특한 작품을 만난 느낌이었고, 읽고 난 후 곧바로 출연 결정을 내릴 정도로 정말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다. 반면에 강하고 터프하면서도 내면에 아픔과 상처를 간직한 복잡한 심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극중 치정살인에 얽힌 기생 산홍으로 1인2역을 맡았는데 -나뿐이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일인다역을 맡았다. 감독님의 철저한 계산 속에 모든 캐릭터가 과거와 현재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영화를 보면서 두 가지 모습의 극중 인물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 한편으로는 복잡한 스토리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가갈지 그게 제일 걱정된다. ▶촬영 중 귀신을 보았다는 소문이 많았는데. -영화의 소재 자체가 빙의, 전생과 현세의 윤회 등을 다루기 때문에 그런 소문이 난 것 같다. 나도 신문기사를 통해서 알았고, 사실이 확대보도된 측면도 있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전혀 무섭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극중 남자보다 더 거칠고 폭력적인 검사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제 검사들의 생활을 참고한 것인가 -여자검사는 굉장히 규격화된 캐릭터다. 이 영화는 검사라는 직업을 설명하기보다 인간의 전생, 후생, 한 남자를 사랑한 결과가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에 초점이 맞춰 있기 때문에 특별히 검사들의 실제 생활을 참고하지 않았다.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나 -이전 TV드라마 ‘여인천하’의 사극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그 모습을 깰 수 있을까 가장 많이 고민했다. 성공여부는 나 스스로 잘 모르겠다. 평가는 보는 사람들의 몫이다.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나 -만족 못한다. 영화를 끝낸 후엔 항상 ‘좀더 잘할걸…’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를 보다 보면 실수한 장면이 보이는데 내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당시 현장 상황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아마 이런 아쉬움 때문에 다음 작품에 더 잘해야지 하는 기대와 의욕을 다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점이 나를 발전시키는 것이고. ▶완벽주의자라고 알려졌는데 -어떤 점이 완벽주의인지 모르겠다. 주변에서 좋게 평가해 주신 것뿐, 난 절대 완벽하지 않다. ▶윤회를 믿는가? -현생만 있다면 삶이 너무 재미없지 않나? 자기를 반성하고 주어진 지금 시간을 열심히 살기 위해서라도 전생도 있고 후생도 있다고 믿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된 언론시사회는 ‘교통체증’을 이유로 강수연이 20여 분이 넘도록 도착하지 않아 수많은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무작정 기다리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상영지연에 대한 참석자들의 항의로 다른 배우들과 감독까지 덩달아 무대인사가 생략된 채 영화가 시작, 프로답지 않은 대배우의 ‘늑장 출현’에 아쉬움을 남겼다.
주간현대/정부경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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