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이미지의 신세대 스타 이나영이 새 영화 ‘영어완전정복’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코믹연기를 선보여 시선을 끌었다.
새영화 ‘영어완전정복’서 엉뚱한 코믹연기 화제
‘땡큐’와 ‘쏘리’만 알면 웃을 수 있다? 땡큐가 나오기도 전 관객들은 ‘반듯한 미녀’ 이나영의 ‘어리버리’ 망가진 모습에 먼저 박장대소를 터트릴 것 같다. 지난 10월20일 서울극장에서 첫 언론시사를 가진 코미디영화 ‘영어완전정복’(감독 김성수, 제작 나비픽쳐스)은 여주인공 이나영(24)의 파격적인 변신으로 시종 화제를 모았다. 이날 시사회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장에서 미소가 상큼한 여배우 이나영을 만나보았다.
“잉글리쉬, 컴 온∼!!” 영어완전정복엔 왕도가 따로 없다. 적극적인 연습과 피나는 복습밖에는…. 동사무소 9급 공무원 나영주의 영어정복, 남자정복을 다룬 ‘영어완전정복’(11월5일 개봉)은 쉽지만 어려운 이 평범한 진리를 소재 삼아 그럴듯한 로맨틱코미디 한 편을 완성시켰다.
‘비트’ ‘무사’ 등 선 굵은 남성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김성수 감독의 첫 코미디 영화로 주목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실속 없는 바람둥이’ 장혁을 상대로 한 이나영의 성공적인 캐릭터 변신이 돋보인다.
극중 이나영이 분한 말단공무원 나영주는 중학교 2학년 이후론 영어를 포기하고 살았지만 ‘월드컵 4강시대의 공무원론’에 등떠밀려 영어학원에 다니게 된다. 단순한데다 생각 짧고 덜렁대기까지, 만나는 남자마다 차이면서도 정작 자신은 이를 눈치채지 못하는 이 엉뚱한 아가씨가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 장혁을 영어학원에서 만나면서 ‘영어정복, 사랑정복!’을 외치게 되는데.
CF모델 출신인 이나영은 화장품 CF에서 보여준 화사한 이미지와 TV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쿨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신세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 그녀가 촌스런 헤어스타일과 굵은 뿔테 안경으로 치장하고 밤마다 지붕 위에 올라가 “아이 러브 유∼”를 외쳐대는데 도저히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이나영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지론이 남다르다. “일부러 못나 보이기 위해 양 갈래 머리에 안경을 쓴 것은 아니고, 영주에게 어울리기 때문에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술 더 떠 “영주는 내 속에 있는 여러 가지 모습들 중 하나일 뿐, 실제 나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촬영하는 동안 ‘연기와 생활이 구분이 안 간다’는 장혁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된 사실. 자연스런 연기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나영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셈이다.
새침해 보이는 외모에 긴가민가하던 김성수 감독과 제작진도 촬영이 진행될수록 극중 영주와 혼동하기 시작, 이나영의 평소 습관이나 행동 취향에 맞춰 시나리오를 다시 손질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실제 이나영의 영어실력은? 발음을 들어본 후 ‘그냥 넌 그대로 해도 되겠다’는 칭찬인지 뭔지 알쏭달쏭한 말을 들었던 장혁과는 달리, 기본실력이 출중(?)했던 이나영은 오히려 ‘실력을 다운시키라’는 특명을 받아야 했다. “스태프들이 직접 녹음한 테이프를 들려주셔서 영어 생초보자처럼 하는 발음 연습을 했어요. 여기에 그냥 나의 말투에 영어적인 느낌을 가미한 거죠.” 이나영의 마냥 즐거운 코믹변신이 올 가을 극장가에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 사뭇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