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스캔들’ 촬영장에 추어탕 100인분 공수 “정성에 감복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은 남녀노소 구분이 따로 없다. 10대 아이들 스타의 경우 ‘오빠부대’ ‘누나부대’들이 촬영장이나 무대 주변을 항상 맴돌며 괴성을 질러대고 있지만 이에 못지 않은 애정 표현으로 스타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특수부대’가 있으니, 바로 ‘아줌마부대’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주로 편지나 메일, 종이학, 십자수 등 단가가 낮지만 정성이 듬뿍 담겨 있는 선물로 공세하는 10대 팬들과 달리, 음식이나 보약, 고가의 액세서리 등 의외의 선물을 들고 나타나 스타와 그 주변까지 감동시키곤 한다. 스타들의 든든한 지원부대, ‘아줌마부대’의 활약상을 모아봤다.
내달 개봉을 앞둔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는 스크린에 첫 데뷔하는 톱스타 배용준이 주연을 맡아 제작 초기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반듯한 외모와 신사적인 매너로 숱한 여성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용준은 연예인들 가운데서도 유독 ‘아줌마’팬이 많기로 유명하다.
이러한 배용준의 진가는 영화 촬영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는데, 지난 2월 영화 촬영중에 벌어진 ‘추어탕 사건’은 영화계에 두고두고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양수리 종합촬영소에서 ‘스캔들’ 촬영이 한창일 때 각각 부산과 청주 서울 번호판이 달린 자가용 세 대가 촬영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아줌마팬 세 명은 트렁크를 열고 커다란 통 두 개를 내려놓으며 제작진들에게 “배용준씨에게 힘내서 영화 잘 찍으라고 전해달라”면서 손수 끓여서 준비해 온 추어탕 1백인분을 전달했다. 정성스럽게 끓인 추어탕과 밥, 반찬 등 배용준을 비롯해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스태프 전원을 배려한 이 음식 선물에 촬영장이 감동의 도가니를 이룬 것은 물론이다.
이밖에도 전국 각지에 흩어진 배용준의 아줌마팬들은 현지에서 생산되는 과일이나 한과 등을 수시로 촬영장으로 보내와 먹을 것이 항상 넘쳐났다고.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가을동화’에 이어 최근 ‘여름향기’에서도 말랑말랑한 멜로연기를 펼쳐 보이고 있는 미남배우 송승헌도 아줌마팬들의 절대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배용준이 다소 서민적이고 온화한 이미지라면, 세련되고 반항적 이미지의 송승헌은 부유층 ‘마님’들의 적극적인 애정공세가 이어져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송승헌이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에는 이런 아줌마팬들의 방문이 종종 이어지곤 했는데, 이들은 준비해온 음식을 직접 내려놓지 않고 늘 기사들을 시켜 전해주고는 눈인사만 한 번 하고 자리를 뜬다고 한다.
인터넷상에 폭발적 인기를 끌며 ‘다모폐인’ 신드롬까지 낳았던 MBC 인기사극 ‘다모’ 촬영장에도 이 드라마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탤런트 이서진과 김민준을 보기 위한 아줌마팬들의 방문 러시가 이어져 북새통을 이루었다. 덕분에 의정부 ‘다모’ 촬영장에는 새벽에도 김밥이며 따뜻한 음료 등 간식을 들고 대기 중인 아줌마 팬들 덕분에 스태프진들이 배고플 새 없었다는 후문.
KBS 대하사극 ‘태조왕건’에서 책사 역으로 중년층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탤런트 정태우도 보약과 음식을 들고 촬영장을 방문하는 아줌마팬들의 성원에 선배 탤런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아줌마팬들의 활약은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국민가수 조용필의 데뷔 35주년 기념 ‘The History 조용필’ 콘서트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4만5천석의 관람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대부분은 30대에서 40대, 50대까지 이어진 주부들이었다.
오프닝곡으로 ‘비련’의 첫 소절 “기도하는∼”이 울리자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팬들은 “꺄∼악” 비명을 질러대며 열광하기 시작했고, 형광봉을 흔들며 의자 위에 올라가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10대 소녀팬 못지 않은 열정을 보여주었다. 이날 공연에는 일본의 주부팬 4천여 명이 전날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찾아 국경을 초월한 ‘아줌마부대’의 힘을 보여줬으며, 지방의 주부팬들도 관광버스를 대절해 서울로 올라오는 등 가요사에 남을 만한 세기적 공연으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그러나 ‘손 큰’ 중년팬들의 대범한 호의와 애정공세에 연예인들이 루머에 휘말리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스타덤에 오른 청춘스타 권상우는 얼마 전 자신의 열성팬인 미모의 여성 기업인으로부터 서울 강남의 시가 10억원대 아파트를 선물받았다는 소문 때문에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알고 보니 권상우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재건축에 들어가 임시로 거주할 곳이 필요하자 권상우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30대 후반의 이 여성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빈 아파트를 임대해 줘 잠시 살고 있는 것이라고.
멤버 가운데 여성팬이 가장 많은 인기그룹 ‘GOD’의 손호영도 지난 3월 이 같은 소문에 시달린 적이 있다.
자신의 스물여섯 번째 생일을 맞아 재력을 갖춘 연상의 여성팬 두 명에게 생일선물로 2억6천만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선물받았다는 것. 이는 사실무근인 것으로 알려져 손호영측을 당혹케 만들었으나, 실제로 10대에서 40, 50대까지 고른 팬층을 자랑하는 손호영은 특히 중년의 아줌마팬들로부터 ‘단가가 센’ 고가품의 선물을 자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