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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이효리 천하…” 언론이 만든 허상 ‘비난’

등록일 2003년09월0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네티즌들, ‘이효리 열풍’ 언론 과잉보도 지적 최근 솔로 앨범 타이틀곡 ‘텐 미니츠’를 발표하고 화려하게 데뷔한 여성그룹 ‘핑클’의 리더 이효리(24)가 매스컴의 과열 보도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섹시한 이미지를 극대화시켜 화려한 무대매너를 선보인 이후 겹치기 TV출연은 물론, 각종 스포츠신문을 비롯한 언론지상에 하루라도 ‘이효리’ 기사가 빠진 날이 없기 때문. 네티즌들은 “이젠 이효리 이름만 들어도 지겹다”면서 시시콜콜한 신변잡기까지 대서특필하며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8월17일 SBS TV ‘생방송 인기가요’를 통해 이효리의 솔로데뷔 무대가 지상파에 처음으로 방송된 후 다음날 국내 5개 스포츠신문은 일제히 이 내용을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신문 가판대에 내걸린 스포츠신문들은 “이효리, ‘섹시댄스’ 솔로 신고식” “이효리 황홀한 솔로 신고식” “이효리 ‘역시 멋있다 VS 너무 야하다’” 등 대부분 이효리의 파격적인 무대 의상과 섹시 댄스에 초점을 맞추어 대서특필했다. 무슨 큰일이나 났나 싶어 가판 신문을 들여다보던 일부 시민들은 한결같은 기사 내용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앨범시장도 ‘효리 천하’” “이효리 뮤직비디오 SBS 방송불가 판정” “방송 3사 ‘이효리 잡아라’” 등 최근의 근황을 알린 보도내용은 그나마 양호한 편. 하루가 멀다하고 스포츠신문 1면 머릿기사로 올려지는 이효리 관련 기사는 읽기조차 허접할 정도로 시시콜콜한 잡담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민망한 제목들로 가득하다. “유방전문의 공인 ‘이효리 가슴 자연산’” “이효리, 김동완과 고교 때 소개팅… 이상형은 성시경” “효리 폭우 속 열창 ‘샤워쇼’” “효리 ‘족발 뜯으며 스트레스 풀어’” “한 달 용돈 30만원 ‘알뜰파’ 이효리” “이효리 ‘필름 끊겼어!’… 술버릇도 화끈” “효리 ‘19살 때 마지막 키스’” “이효리 ‘필 꽂히면 1분 내 내 남자로’” “이효리 ‘애인 강탈’” 등등.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러한 내용의 대부분이 특종이라기보다 이효리가 TV 오락프로에 출연하여 방송 중 털어놓은 얘기들을 ‘과거 고백’ 운운하며 확대보도한 것이라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 이처럼 이효리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상세히 보도되는 것은 연예계의 톱스타 부재로 가판시장 시선잡기에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던 각종 스포츠신문이 ‘섹스 심벌’로 화려하게 솔로데뷔한 이효리를 통해 모처럼 판매증진의 호기를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장나라와 일본인 배우 유민의 과열보도 경쟁도 이와 같은 맥락. 여기에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사소한 것이라도 기사화하라는 신문사 내부의 압력도 은근히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이효리 열풍’이 언론을 통해 만들어진 허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네티즌들도 언론의 이효리 보도 과잉열기에 대해 한마디로 ‘식상하다’는 반응이다. 인터넷 각종 연예사이트 게시판에는 “이젠 이효리란 이름만 봐도 짜증난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오늘 하루 동안 본 이효리 기사만도 10개가 넘는다. 아무리 이효리가 이슈 메이커라 신문사간에 경쟁이 붙었다 해도 이건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다른 네티즌들도 “대한민국에서 이효리 음반 나온 거 모르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라며 “나중엔 이효리가 화장실 몇 번 가고 점심엔 뭘 먹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까지 기사로 나올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 같은 과열현상을 우려한 이효리의 열성 팬들은 “지나친 보도경쟁으로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다”면서 스포츠신문사에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효리측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 별 생각 없이 방송을 통해 얘기하는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다음날 스포츠신문 1면을 통해 대서특필되는 상황에 이르자 평소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유명한 이효리도 “이젠 말 한마디가 조심스럽다”며 몸을 사리는 입장이다. 유명 해외 팝스타의 스타일을 따라했다는 구설수 속에서도 극대화된 섹시 컨셉트로 가요계는 물론 연예계 전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효리 열풍’이 언제까지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간현대/정부경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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