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상실’이 부른 우울 … ‘비트코인 블루’

등록일 2022년07월1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화영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주변에 더 많아졌다. 한 학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20%가 우울감을 겪고 있다고 한다. 원인을 살펴보면 대인관계, 경제적 문제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꽤 많다. ‘비트코인 블루'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가상화폐에 투자한 사람들이 가격 급등락으로 심리적 불안감을 갖는 것이다. 2030 세대에서 주로 나타나며, 투자금을 잃거나 놓친 것 같은 느낌, 주변에 돈을 번 지인 등을 통한 상대적 박탈감 등등 우울감의 현상은 다양하다.

우울감과 우울증 구분부터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낀다면 먼저 우울감과 우울증을 구분해야 한다. 어떤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감을 느낄 때 ‘정상적인 우울감’이냐, 아니면 ‘우울감이 심해져 우울증’까지 왔느냐가 중요하다. 가벼운 손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투자금이 회복되면 금방 회복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험을 봤을 때 조금 망쳤다면, 그날은 기분이 꿀꿀하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 회복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부분은 정상적인 우울감이다. 하지만 우울증은 다르다. 

‘상실’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투자 실패로 발생한 우울증은 향후 돈만 회복하거나, 혹은 투자금보다 더 벌게 되면 우울증이 낫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번 발병한 우울증은 손실금이 해결됐다고 쉽게 낫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의 주요 스트레스의 원인은 투자로 인한 손실이지만, 이에 얽혀있는 다른 부수적인 것도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우울증에는 ‘상실’이라고 하는 개념이 들어가 있다. ▲경제적인 손실 ▲자기애 손상 ▲크게 혼남이나 무시당함 ▲주변인들과의 관계 문제 ▲관계에서 누군가와 크게 다툼 또는 이별 등의 상실이다.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의 상실은 우울증을 유발하고, 우울증 상태에서는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판단력이 흐려지게 된다. 이런 부분까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울증은 투자금을 회복해도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이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계속 방치하면 우리는 뭔가를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 계속 늪으로 빠져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점점 지쳐가는데 혼자 해결하려만 하면 오히려 더 깊은 늪으로 빠질 수 있다. 

감추지 말고 털어 놓자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로 손실을 본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투자와 손실을 가족들 또는 주변 지인들과 상의하거나 어려움을 나눈 경우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정신적으로 큰 질병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 주로 손실이 커지고 난 후에 가족들이 알거나, 가족이 알게 될까 두려워 끝까지 알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에 실패해 문제가 생겼을 때 초반에 가족과 공유해 어려움을 해결하려 한다면 정신건강을 지키고 건전한 투자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의 도움 통한 극복노력 필요 

우울감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 때문에 스스로 힘들어지고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도움이 필요하다. 비트코인 블루는 현대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며 능히 벗어날 수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방치하게 되면 상태는 악화되어 탈출이 쉽지 않게 된다. 현재 어떤 상황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냉철하게 자가진단을 해보자. 만일 각종 정신적인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자.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약물치료, 심리치료 등을 통해 노력하면 비트코인 블루는 능히 극복할 수 있다. 

이화영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