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치매, 손쓸 수 없는 노화나 불치병 아니다”

등록일 2021년07월2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양영순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신경과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많이 발병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세포가 점점 파괴되면서 뇌 조직이 줄고, 뇌 기능이 약화되는 증상을 보인다. 뇌졸중, 암, 심장질환과 더불어 65세 이상 노인의 주요한 사망 원인이기도 하다. 
치매는 처음에는 기억력 장애만 나타나지만 점차 공간지각력, 판단력이 떨어지고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상실된다. 결국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간단한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심해지면 환각·망상 등의 이상행동을 보일 때도 있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

건망증이 심해서 자꾸 무언가를 잃어버리거나 해야 할 일을 잊어버렸을 때 치매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곤 하는데 단순히 기억력만 떨어진다고 치매는 아니다. 건망증은 뇌의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질병은 아니다. 건망증이 치매로 발전하는 경우는 대부분 없지만 치매의 초기 증상이 건망증으로 나타날 수는 있다. 하지만 간혹 40~50대가 되기 전 어린 학생이나 20대 젊은 층에서도 건망증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뇌세포 감소에 따른 뇌의 기억저장능력 문제라기보다 집중력 저하 때문에 기억을 못하는 경우일 때가 많다.

기억 복원 안 되면 치매

치매와 건망증의 큰 차이는 건망증은 지나간 일에 대체적인 윤곽은 기억하지만 세세한 부분은 잘 떠올리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반면에 치매는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버리는 특성이 있다. 또 건망증은 그 순간은 기억을 못 해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생각하거나 귀띔을 해주면 금방 떠오르게 되는데 치매 환자는 그런 것이 도움이 안 된다. 예를 들면 ‘지난주 명절 때 가족이 모였는데 무슨 얘기를 나눴더라?’ ‘누가 무슨 사정으로 못 왔더라?’고 말한다면 건망증이다. 하지만 ‘뭐? 언제 모인 일이 있었냐? 그런 적 없다’고 한다면 치매에 의한 기억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은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여러 종류가 있다. 알츠하이머(Alzheimer’s disease)은 아밀로이드(amyloid)와 같은 독성 단백질이 뇌신경세포를 공격해 뇌신경세포의 수가 감소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MRI 검사결과로 보아 뇌세포가 감소했거나 해마 부위의 뇌가 위축되어 있을 경우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한다. 다음으로 ‘혈관성치매’가 있다. 뇌경색 뇌출혈, 고혈압, 당뇨 등 혈관성 위험 인자 때문에 뇌의 혈관이 막혀 백질변성이 진행돼 생기는 치매다. 
파킨슨병이 동반된 치매로는 ‘루이소체 치매’, ‘파킨슨병 치매’도 있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인 아밀로이드보다는 루이소체라는 단백질이 원인이다. 루이소체가 뇌의 중심부인 중뇌에만 국한되어 있으면 파킨슨병이지만, 이 단백질이 뇌 피질로 확산되면 치매가 발생된다. 또 전두엽부터 손상되는 ‘전두 측두엽 치매’와 광우병을 일으키는 단백질 프리온이 원인이 되는 ‘크로이츠 펠트 야콥병’이 있다. 이 밖에도 치매의 종류는 매우 많다. 빈도로는 약 60~70%의 치매 환자가 알츠하이머이고, 혈관성 치매 환자가 20%, 기타 치매 환자가 10%를 차지한다.

적극 관리하면 노년이 행복하다

치매를 병이 아니라 단순히 노화의 한 과정으로만 보거나, 불치병으로 인식해 많은 치매 환자가 진단조차 받지 않고 방치되거나 단순보호 상태에 놓여 있다.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된 치매 환자들은 병세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다양한 정신병적 증상들을 보이게 된다. 조기 진단과 치료,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 지혜로운 치매 치료 의지가 절실하다. 이제 치매는 결코 불치의 장애가 아니다. 특히 노년에 발병하는 치매는 비록 완치가 불가능하더라도 치매의 진행을 늦춰주는 약제가 있다. 발병이나 진행을 5~10년만 늦춰줘도 환자가 치매로 인한 불편 없이 여생을 보낼 수 있다. 치매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벽은 바로 치매에 대한 무지와 근거 없는 무력감이다. 

양영순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