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인류사를 뒤흔든 ‘감염병’

세균‧바이러스‧해충…방역전쟁은 계속 된다

등록일 2021년07월1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황성조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신장내과

감염병은 항생제 개발로 획기적인 치료법이 생긴 대표적인 질병이다. 그러나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세균, 바이러스, 해충 등으로 인해 언제든지 새로운 감염병이 생겨나고,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꿔 놓을 수 있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질병

기원전 430년 경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 아테네에 퍼진 역병으로 약 10만명이 죽었다.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유명한 페리클레스도 역병으로 사망했다. 그렇게 감염병으로 인해 아테네 문명이 사그라졌다. 기원후 540년 경 동로마제국에서도 쥐벼룩에서 시작된 흑사병이 발생해 2000만명이 사망했다. 1918년 스페인독감은 단일 유행병으로는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 전 세계 사망자는 약 2000만명~1억명으로 추정된다. 

중세-흑사병, 천연두

1347~50년 사이 3년 간 유럽에서 대유행한 흑사병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방역은 병들어 죽은 시체를 길거리에 내놓으면 마차에 실어 공동묘지에 매장했다. 또 유행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목매달아 죽이고, 병든 환자를 집밖으로 못 나오게 하며 그들의 옷가지와 침구를 불태웠다. 중세시대 천연두의 사망률은 20~60% 정도에 달했다. 생존해도 시력을 잃는 경우가 흔했다. 
12세기 초 중세유럽에서 세워진 병원은 환자들을 종교적 율법에 따라 고립, 격리한다는 의미에서 부정(不淨)한 사람들을 모아놓는 곳이었다. 소독되지 않은 기구로 마취 없이 수술했고, 수술 후 사망률은 60~80%에 달했다. 당시 명칭을 직역하면 ‘(체액이)흐르는 곳’인데, 더럽기가 말도 못했다고 한다. 약초가 쓰이기도 했지만, 벌레, 동물의 배설물, 뱀의 살 같은 혐오스러운 것들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근대 - 천연두, 장티푸스, 이질 

16세기 이후 근대 유럽에서는 흑사병과 같은 강도의 감염병은 없었다. 그러나 천연두, 장티푸스, 이질 등이 흔했다. 평균 인구의 수명은 30살이 되지 않았다. 약이라고는 하제(설사 유발제), 수은, 퀴닌(말라리아 치료제), 사혈(피를 일부러 뽑아내는 일) 등이었다. 1800년경은 1명의 환자가 평균 하루 1그램의 아편, 200그램의 장뇌(향기 나는 유연한 고체), 1온스의 진통제, 500그램 가량의 나무껍질, 200그램의 알코올을 사용했다. 1798년 영국의 제너가 천연두 예방백신으로서 ‘종두’라는 소의 고름을 사람에게 접종한 것을 시작으로 1800년경부터는 방역, 검역 개념이 생겼다. 병원도 본격적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병원은 침구소독, 환기가 잘 안되고 밀집병상으로 여전히 열악했다. 기피·혐오시설로 여겨져 일하는 사람들도 죄수나 극빈자들이 동원됐다. 입원환자 사망률도 25% 이상이었다. 수술 또한 소독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현대 - 인플루엔자, 폐렴

1900년 당시 미국에서 신생아의 기대수명은 45세였다. 장티푸스, 콜레라, 말라리아, 황열병, 티푸스, 천연두, 디프테리아, 홍역, 결핵 등이 주된 감염병이었다. 이후 인플루엔자와 폐렴이 전체 사망원인 1위를 기록하는 등 감염병은 여전히 위세가 대단하다. 

공공방역과 현대의학의 진전

비누가 널리 사용된 1800년대 후반부터 공공방역의 큰 진전이 이뤄졌다. 이어 상·하수도 시설의 설치, 우유의 멸균화, 수돗물의 염소화, 2차 대전 이후 항생제 등이 널리 쓰이게 되면서 공공방역은 더욱 진전되었다. 
현대의학은 엑스레이, CT 등 영상기기를 이용해 발병의 위치를 파악하고, 분자의학으로 원인균을 빠르게 파악했다. 원인균에 대한 항생물질도 상당히 갖춰졌다. 예를 들어 요로감염은 소변이 생성 배출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감염인데, 복부CT, 소변에 대한 화학검사, 균 배양검사, 각종 혈액검사로 비교적 쉽게 진단하고, 치료도 균 배양검사에 따라 맞는 항생제를 일정기간 사용하면 대부분 치료가 잘 된다. 그러나 현대의학의 발전과 함께 감염병도 여전히 새로 생겨나고 있어 감염병과 인류의 싸움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성조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