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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시인 ‘길 잃는 즐거움’ 펴내

여행의 감동과 추억 담아낸 산문집… 짧고 담백한 여행기록

등록일 2021년06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길이란 말이 참 좋다. 어딘지 모를 낯선 길도, 아주 익숙한 길도, 그저 그곳을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나 오늘 살고 있구나’ 하는 숨소리를 듣게 되는 것 같아서 가끔, 생각의 알몸으로 걷고 있을 때가 많다.


이정우 충남문인협회 회장은 천안출신의 시인이자 수필가다.

그가 6월20일자로 ‘길 잃는 즐거움’이란 여행산문집을 출간했다. 채 식지도 않은 책을 들고 25일 사무실을 방문했다.

다른 문학전집을 전해주던 차에, 산문집도 슬그머니 내민다. 이미 시집 『빗소리 따라 그곳에 다녀오다』와 수필집 『그리움, 그 마른 상상력』을 내었지만, 이번 산문집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듯 희색이 만면하다.
 


“여행에서 그리움의 본질에 대해 생각했다”는 그는 “35년 작가로서의 문학적 감성을 정리하는 의미도 담았다”고 했다. 국·내외를 아우르며 마주친 풍경들과 추억을 담은 50여 편의 산문을 짧지만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는 어딘가로 나있는 길이 참 좋다고 했다. 그 길은 낯설어도, 익숙해도, 그 어떤 형태로든 좋다는 거다. 거기서 살아숨쉬는 자신을 들여다본다.

혹 나이 때문일까? 찌개 속에 치즈의 풍미가 더해지듯, 작품속에 녹아있는 건 상당량의 ‘그리움’이다.

사랑의 본질을 찾아들어가면 마주치는 것이 또한 ‘그리움’이다. 작가는 사람의 존재성이 사랑이라면, 그리움으로도 표현되길 주저하지 않는다. 사람에 대해, 물건에 대해, 장소에 대해, 세월에 대해. 그리움의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작가는 뉴질랜드의 아카티푸 호수나 캔터배리 대평원을 보며 감격해 하면서도 단풍 든 북면 은지리나 겨울 소나무길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봉서산을 그리워하며 ‘돌아가야지’ 한다.

대구의 김광석길을 걸을 때는 재치넘치는 벽화와 골목마다에서 들려오는 친근한 목소리, 웃고 떠들고 사진찍으며 길 위에서 행복한 여행자가 된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 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있는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읊조리며….
 

▲ 시인은 천안 출생으로 1994년‘시와시론’을 통해 문단에 데뷔했다. 그동안 천안문인협회, 천안수필문학회, 백매문학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시집과 수필집, 칼럼집 등을 펴내는 한편, 충남문인협회 회장을 맡아 문학운동 일선에 창작과 공유, 공감과 확산이라는 문학 저변을 넓히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미당의 시문학관을 가서는 <인간이 만든 것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은 모차르트의 음악과 미당의 시이다>라고 한 이남호 문학평론가를 들먹이며, ‘모차르트가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미당만 하겠는가’ 독백도 남긴다.

또 한껏 그리워하며 화개장터와 정선5일장을 달려가보곤, ‘정겨움과 그윽함을 바라는 건 애초 아니지만, 그래도 조영남 노래만큼의 애처로운 한은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하며 실망하기도 한다.

수많은 여행지를 소개하며, 그곳의 정보를 유익하게 퍼날라주는 한편, 작가는 자신의 느낌을 진솔하게 담아내며 여행의 참 맛을 우려낸다. 그러면서도 결국 글의 끝은 헤어짐과 만남의 길 ‘천안삼거리’로 돌아와 끝맺는다.

천안정서에 깊이 배어든 시인이자 수필가이면서, 향토작가임을 무심결에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새벽에 가까운 밤 늦도록 그의 글을 읽으며, 자칫 깊이깊이 빠질 뻔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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