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김경희 작가 “대상 받으니 기분은 좋군요”

협회 권유로 마지못해 참가한 2020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에서 동양화부문 대상

등록일 2020년11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시지체장애인협회 소속 김경희(59)씨가 10월15일 ‘제33회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에서 동양화 부문 대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협회쪽에서 소개하기로는 ‘지체장애인으로서 1982년 민화작품으로 달구벌예술제 입선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40년 이상 작품활동을 이어오면서 민화명장 칭호를 받고 있다’고 했다.
 

▲ 김경희 작가가 동양화 부문 대상 받은 작품.


‘별 일도 다 있네. 내가 아는 작가분과 이름도 같고 민화작가라는 부분도 같잖아. 장애가 있다는 것만 빼고 말이야.’ 이런 생각을 하며 무심코 지나쳤다.

며칠 후, 뵌 지도 오래 되어서 김경희 작가가 있는 천안 구성동 도계박물관으로 향했다. 문은 닫혀 있었고, 담 너머로 보이는 마당은 잡풀이 우거져 있었다. 오랫동안 집을 비운 것 같은 전경. ‘어떤 사정으로 박물관을 아예 닫은 것은 아닐까?’

전화를 드렸더니 그녀의 작업실이 원성동에 있다는 거였다. 사연이 있는 듯, 차를 돌려 원성동 그녀의 작업실로 향했다.

반갑게 맞이하는 그에게 그간 소식을 들어보니 도계박물관은 지난 2월부터 문을 닫아놓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 닫자 한 것이 벌써 8개월이 지났네요.” 김경희 작가는 담담히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았지만 코로나 문제가 없어져도 다시 열 생각도 없는 듯했다. “여러 문제가 있어요. 코로나도 그렇지만 부족한 주차시설이나 체험장으로 운영하는 문제도 있고, 낡은 건물 등 여건이 안 좋아요.” 그는 한적한 외곽쪽에서 구해보는 것도 고려하고 있었다.

궁금하던 예술제 대상건을 넌지시 물었다. “아시는 줄 알았는데…, 제가 상 받은 거 맞아요. 저 장애를 갖고 있어요. 표시를 안 내서 잘 모르셨을 거예요.” 1991년 교통사고로 발목이 끊어져서 1년을 고생했다고 했다. 언뜻 보면 장애가 있는 줄도 모를 정도지만 지체장애 4급이었다.
 

▲ 작업에 열중하는 김경희 작가.


상을 받게 된 자초지종도 이야기했다. 남들에게 장애를 알리는 걸 싫어했지만 지난해 장애인협회에 가입하게 됐다. “정말 우연한 기회였어요. 박물관을 오가는 분이 협회에 이야기했나 봐요. 지난 6월부터 작품을 내달라고 하더군요. 크고 작은 대회에 심사를 맡곤 하는 제가 경연대회 출품하는 것이 안 맞아서 싫다 그랬는데, 자꾸 권하시더라구요.”

어쩌면 마지못해 낸 것이 어느날 동양화 부문 대상에 선정됐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협회쪽은 당사자보다 더 기뻐했다. 시상식장에 가는 중에 모르는 전화가 울려 받았더니 박상돈 천안시장이었다. 축하와 격려를 보내온 것으로, 얼떨결에 받고 끊었지만 기분좋은 하루였다.

상금이야 30만원밖에 안되지만 그것이 대수인가. 부문대상들이 다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는데, 그녀는 유일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은 것도 특별했다.     

신경을 많이 못쓰고 낸 것 같아 미안했다는 그는 “내년에도 내라 한다면 그땐 좀 더 잘 해서 내야겠어요. 다들 좋아해주고, 저도 상받아서 좋으니까요” 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