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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산다는 '천안 성거산'을 찾아

고려 태조가 성스러움이 거하는 산이라 칭했다는 산

등록일 2020년10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고려 태조는 직산의 수헐원에 들렀다가 동쪽의 성거산을 바라보니 오색이 영롱하여 그 아름다움을 보고 영험한 산이라 여겨 제사를 지내도록 했으며 성스러움이 거(居)하는 산이라 하여 성거산(聖居山)이라 칭했다고 한다.

 

여름아 다 가기 전, 몇 번을 벼른 끝에 성거산행길에 올랐다. 태조산에서 능선따라 성거산을 탄 적은 있지만, 천흥저수지에서 출발하는 성거산행은 처음. 연신 가슴을 설레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5월이면 금계국이 흐드러지게 피는 천흥저수지 둑방길. 해바라기라도 발견한다면 '로또 맞은' 기분에 비할까.

이곳이 낚시꾼들에게 인기있는 이유. 한적한 시골산행, 배스까지 출몰하는 데야 당해낼 재간이 없다.

 

카메라를 꺼내 천흥저수지를 파노라마로 담아내서 보니, 아무래도 실물보다 왜소해 보인다.

 

천흥저수지 한 켠에 차를 정차하고, 준비운동을 한다.

여기서 만일사까지는 2킬로미터 넘는 아스팔트길. 제대로 걸을 수 있을까.

그래도 사람이 없고 지나는 차들이 없어, 편안하다.

햇볕도 적당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여유를 가졌다. 이같은 환경을 우린 '최적'이라 부른다.

 

약수물이 유혹한다. 아직 땀이 흐르지 않은 상황.

그래도 물을 보니 엔엔이 작용한다. 

이상한 일은 물의 사방위 꼭지를 틀었는데 단 한군데도 반응이 없다.

분명 바닥물이 있는데, 수원이 없다는 건... 요상한 일이다. 이럴때 요령이 있다. '모른 채'

가던 길을 부지런히 걷자. 아직 땀이 흐르지 않은 상태이니 말이다.

 

적지만 투명한 물빛..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물이 왜 차갑게 느껴질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아, 그런 것은 아닐까. 탁한 빛은 열기로, 맑은 빛은 냉기로...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번 넘으렴/ 팔짝 팔짝 팔짝/ 날도 정말 좋구나.~

 

"잠시, 불심검문 있겠습니다. 모두 화장실에서 나와 주십시오. ㅋ"

간이화장실이 놓인 걸 보니,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다는 것을 알겠고,

보통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화장실문화를 고려할때 깨끗하다는 건 방금 청소부가 다녀갔거나, 이제 제철준비를 해놓고 있는 것.(아마 후자겠지!)

이렇게 깨끗한 화장실이 화장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의해 무참히 피폭당할 것을 생각하니 씁쓸하다.

적어도 정치문화와 화장실문화는 좀 바꿉시다!

 

천안의 으뜸하천은 광덕하천과 북면하천이다.

그렇다면 으뜸계곡은? 목천 유왕골 계곡과 음... 여기 성거 천흥계곡 아닐까.

50미터쯤마다 간이화장실(3개 1세트)이 있으니, 생각보다 많다.

누군가 말했지, 인기장소는 그곳의 화장실 규모와 비례한다고...

 

아직까지 길은 뚜렷한 특징을 담보하고 있지 못하다.

"산길은 없나요?" 라고 묻는 일행에게 "없을걸요!"라고 대답하는 과정속에 설레임이 끼여들 자리는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저 밍숭맹숭한 산길이며, 임도를 걷는 듯한 전진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 앞에 거대한 입간판이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어이, 이건 폐광이잖아!

폐광이 이런 식으로 노출돼 있다니, 혹 '지저세계펠루시다'로 들어가는 입구는 아닐까?

 

포토존1/ 찍을 수 없는 곳-


기어코 속을 들여다본다.  

앗. 납치범이, 또는 유괴범이 제일 좋아한다는 그런 곳이다. 저기 보이는 물병도 의심스럽고....

"설마, 누가 그러겠소." 한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곳에서 납치`유괴가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주변이라 해서 일어나지 말란 법 또한 없지 않겠습니까!" 나름의 논리가 그럴 듯한... 그래서 더욱 스릴 한웅큼 쥐어잡다.

 

돌멩이를 던지니 '첨벙' 한다. 생각지도 못했다. 물이 차 있으리라곤...

그렇다면 깊이 들어간다는 건 어림없다. 저 앞쪽은 모르겠다. 어디론가 뚫려있을 것도 같다.

가보고 싶다. 지구는 둥그니까(이건 말이 좀 안된다 싶다), 들어가보면 무언가 발견하겠지. 아~ 유레카여! 

 

차마, 그렇게 발길을 돌려 가던 길을 계속 간다.

도로는 여전한데, 점점 풍경이 변한다. 바람도 달라지고, 햇볕의 음영도 점차 진해진다.

그런 기분일 게다.

 

포토존2/ 숲으로 난 길-


어릴 적, 수영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동네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30분 거리를 신이 나서 달린다.

그렇게 달린 곳이 논산 탑정리(저수지)다. 탑정저수지는 사람이 매년 빠져죽는 장소가 있다. 댐으로부터 물길을 따라 내려오는 중에 꽤 넓은 호수가 있다. 그중 한쪽에서는 밋밋한 기울기로 수영하기가 좋은 곳이 있는가 하면, 커다란 바위투성이쪽은 물길만 깊다.

수영하다 지친 아이들은 가끔 바위쪽으로 다가가 '자맥질' 놀이를 한다. 사람이 얼마나 깊이 들어갈 수 있을까?

그런데, 이곳의 자맥질은 어느 깊이에서 아주 차갑고 세찬 물길이 다리를, 허벅지를 휘감으며 돌아흐른다. 귀신을 만났다 해도 그렇게 서늘해하진 않을 기세.. 그런 물길처럼, 육지에서는 햇볕의 음영이 그런 기운을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난, '쥐라기 공원'을 생각해 냈다. 영화속의 풍경을...

 

자, 지금 이 계곡은 안전할까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폭풍전야....

 

포토존3/ 쥐라기공원의 계곡-

 

너무나도 흡사한 풍경에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른다.

어느 구석에선가는 먹잇감을 노리는 티라노가 쑤~욱 고개를 디밀 것 같은 분위기..

매서운 티라노의 눈이 당신을 찾고 있다.

 

언뜻 '존재'의 반댓말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빛이 있으라' 한 말의 뜻은? 빛이 없다면 우린 무엇으로 존재를 나타내지.

초록색의 나뭇잎도, 진고동의 나무색도, 속살이 내비치는 투명한 물도 모두 '검은색'일 뿐이다.

아니, 검다라는 것이 어떤 형체를 말할 수 없으니, '없다'라고 하는 게 정답. 

 

폐광이 있는 곳이라서일까. 반짝반짝..

돌 조차 이리도 반짝거리는가!

 

'천공의 성 나퓨타'였던가.

애니메이션 영화였나 본데.. 섬이 하늘에 떠있으니,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뿌리조차 하늘에 떠있는 이상한 현실.. 성거산자락에서 그같은 세계를 잠시 엿본다.

 

길을 걷다 보면, 숲길을 걷다보면 나무가족, 나무형제가 다정스럽게 눈에 띈다.

 

포토존4/ 화합-


좀 더 가까이 다가가면 나무는 어느덧 '부부가 일심동체'이듯.. 하나같은 여럿이 된다.

 

나무를 좀 더 살펴보고자 잘못 헛디디면서 엉덩방아를 찐다.

다행히 빗부딪쳐 아픔이 없다. 툭툭 탈탈... 털어내고 보니 나무는 내앞에서 '한몸'이었음을 내보인다.

'하나였구나. 진작...'

부부도, 가족도, 이웃도, 나라도, 모두가 진즉에 하나였을 뿐인데... 우린 왜 이리 구분했을까.

가만, 어떤 사람이 감당할 몫의 비례가 아닐까. 못난 사람은 자기자신조차 하나임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잘난 사람일수록 더 많은 하나를 인식한다. 그런 사람이 공인이 되면 좋으련만, 세상은 왜 자기조차도 가누지 못한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려 공인의 세계로 나선다. 

이 나무가 나에게 깨달음을 준다. 

 

드디어 2킬로미터를 걸어 만일사를 목전에 뒀다.

 

만일사는 자그마한 건물 3동이 전부. 8부 능선의 자연과 치이지도 않고 치지도 않는 절묘한 조화를 안고 있다. 사원이 개창된 시기는 고려 목종(944년)때이며 1876년(고종13년)에 중건하고 1902년 새롭게 개축했다고 전해진다.

 

아름다운 꽃계단을 뉘라 밟고 오르는가...

 

성거산은 천안의 모산이자 천년고찰, 만일사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략 천흥저수지 동쪽 오름길로 2.5㎞. 완만한 경사를 타고 깊은 산중으로 오르다 보면 끝머리에 가파른 경사지가 위엄을 보여준다. 고개를 크게 젖혀서야 만일사 담장이 삐죽 보이는데, 그 뒤로 보이는 대자연의 숨결. 그곳엔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서려있다.

만일사에는 총 5개의 문화재가 있는데 법당, 5층석탑, 마애불, 석불좌상, 금동불이 그것이다. 경내가 작다 보니 5개의 문화재는 알림판을 설치할 공간조차 비좁아 보인다. 꼭 야외전시회장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현재의 법당은 1970년에 다시 지은 것이다. 법당에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68호로 지정된 '금동보살입상'이 모셔져 있다.

만일사를 세운 연대는 알 수 없다. 경내에 있는 석탑이나 마애불로 고려시대 사찰이 아닐까 짐작된다. 만일사의 한자표기도 '동국여지승람'에는 만일사(萬日寺)로 쓰여있다. 

만일사 마애불(문화재자료255)은 백학이 조각했다 해서 더욱 유명하다. 백학 한쌍이 암벽에 불상을 조각하던 중 날이 저물어 불상을 미완성으로 남기고 날아갔다 한다. 이 때문에 날이 저물었다는 뜻의 ‘늦을 만(晩)’, ‘날 일(日)’자를 사용해 사찰명칭을 만일사로 명명했다고 한다.

 

만일사가 갖고 있는 또다른 보물은 바로 약수물. 40여년 전부터 최근까지 이곳을 지켜온 이묘의 주지스님이 발견한 암반수는 ‘최고의 약수물’로 정평이 나있다. 누구는 물에 금가루가 섞여나온다고. 물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값어치있는 물’이라든가 ‘충청 최고의 물’ 등의 예찬을 쏟아내고 있다.

이묘의 주지스님이 ‘욕쟁이’로 소문난 것도 물 때문. 많은 사람들이 물을 퍼가지만 정작 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 화가 나 그랬던 것이란다. 하지만 그 주지스님은 지금 이 세상에 없다. 만 일사의 한 보살은 “그분이 입적하고 나서 오후에 퍼가지 못하게 제한한 물도 마음껏 필요에 따라 가져가도록 했다”고 전했다.

 

성거산 8부능선 사찰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風磬)의 맑은 소리는 사욕을 없애준다.

 

하늘이 맞닿아 있는 절간.. 문득 스님들은 욕심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의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대게 절간이기 때문이다. '좋은 것을 취한다'는 것은 스님들과 맞지 않는다.

동행길에 김종암 선생은 우스개소리 하나 던진다. "어떤 사람들은  폐 절간을 사들여 리모델링한다고 합니다. 가장 좋은 명당터라는게 매력이라나요." 욕심을 버리기 위해 무던히도 수행하는 그네들이, 실상은 가장 좋은 것을 취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만일사에 전해오는 유래는 5층석탑(문화재자료254)에도 깃들어 있다. 고려 제3대 정종(944년)때 왜란을 막기 위해 만일대사에게 명해 조각했다는 5층석탑은 다석층의 옥신석마다 4면에 좌불이 조각돼 있다. 석탑은 요즘 격투기로 한창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최홍만보다 9㎝가 큰 2m27㎝다.

법당 뒤편 동굴 속의 석불좌상도 문화재자료 256호로 지정돼 있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면 서너평 남짓한 공간이 존재한다. 들어가는 문 외에 두 개의 조그만 창문을 만들어 빛이 스며들도록 했다.

 

포토존5/ 내가 바로 만일사-

 

천안에서 내가 아는 한 만일사는 최고의 명당터다.(물론 주관적인...)

광덕사와 같지 않게 극단적이지만, 그렇기에 매력적인 기호를 갖는다. 

세상과 단절된 느낌, 높아도 하도 높아 구름과 노니는... 게다가 병풍림을 두른 사찰은 아담하고 소극적인 속내를 즐겨하는 청빈서생의 좋은 쉼터가 아닐 수 없다. 천흥계곡과 저수지를 저 밑에 두고 고고한 학처럼 혼자 노니는 모습은 뉘라서 아니 좋을 쏘냐. 

  

(거의)초행길에 거침없이 만일사까지 왔거늘, 실제 성거산을 향하는 길이 저 밑 어느매쯤인지는 뒤늦게 알았다.

어쨌든 만일사는 참새의 방앗간 같은 것. 온 것이 후회될리 없다.

"어떻게 가야 합니까. 길을 알려 주십시오." "요 밑 샛길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문답도 아닌 것이... 그렇게 길을 물어 백사장의 바늘찾는 마음으로 성거산길에 접어든다.
 

풍경이 바뀌면서, 비로소 산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음험한 기운이 풍겨야 산인게다.

밝은 햇볕은 나무그늘을 뚫지 못한다. 그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모른다.

음기가 갇혀있는 비밀스런 속내.. 무언가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신비로운 산, 의외성이 높은 산,

산이 사람의 때를 탈수록, 벗겨내질수록 산은 산다운 숫내를 더이상 풍겨내지 못한다. 휴년기를 주기 전에는....

 

포토존6/ 산으로 간 물고기-

 

이 평평한 바위에는 무슨 글귀를 박아놓으면 좋을까..

'산이 박하면 사람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은빛이 번쩍 하는데, 내 마음속엔 금붙이가 생각난다.

자세히 보면 물고기 비늘같다. 그렇다고 너를 물고기라 볼 수는 없지 않겠냐.

 

드디어 산 타는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에게 따라오라 한다. 덧붙이는 말, "따라올 수 있거든..."

웃었으나 우린 따라갈 힘이 없다. 뒤꽁무니를 쫓는 정도에 머문다.

 

돌은 돌대로 이빨이 나있다. 산돌이 대부분 부스러기같거늘, 요놈들은 싱싱하다.

갓 잡아올린 숭어처럼 파닥이는 젊음에 나까지 대여섯살 줄어든 느낌이다.

 

바위의 단면이 깨끗하고 단정하다. 금이 가있는게 흠이지만, 여기가 금광지였다는 역사를 들춰보면 어찌됐든 '금'이 많은 것은 좋은 특징이다.

 

갑자기 발밑에서 미확인 비행접시가 떳다.

 

바위 찢어진 틈에서 풀이 자란다. 바위의 강건한 자양분을 독차지하고, 절대 꺾이지 않는 풀잎을 만들어낸다.

 

영광스럽게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여성산악회를 만났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거의가 쌍지팡이를 짚고 간다. 치타처럼 네 발이라 두발인 인간이 따라잡을 수가 없다.

결국 정상 또한 그들이 먼저 도착한다. 우리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다.

 

포토존7/ 성거산!-

 

등산코스라면,

1. 천흥저수지~문암산 능선~태조산능선~성거산 정상~대원정사 / 약 4시간 소요되는 등산 코스

2. 천안 시내와 가까운 안서동에서 유왕리 고개-남서릉-성거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 코스

3. 성거초교~천호저수지~구량골~555봉~북서릉 ~성거산 남서릉 등산 코스 / 약3시간30분 소요되는 등산 코스

 

천안에서는 광덕산(699미터)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산.

성거산을 소개하면,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입장면, 동남구 북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위례산(慰禮山, 523m)과 태조산(太祖山, 421m), 흑성산(黑城山, 519m)을 이어주면서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를 위시하여 상명대학교, 호서대학교, 백석대학교 등이 있어 거대한 대학촌을 감싸안고 있는 형세이다.

성거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모여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앞에서 천호지(일명 안서호)를 이룬다. 만수위때 33ha(약10만평)에 해당하는 넓은 호수이다 과거에는 저수지로만 활용되었지만 현재는 천안시민의 휴식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상에는 성거산성이 자리잡고 으며 군사통신기지 설치 당시에 성곽이 많이 파괴되어 옛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산 정상부를 둘러쌓은 테뫼식 산성으로, 둘레는 950m이고, 성 안의 면적은 5700㎡이다.

고려 태조는 성거산과 관련있는 인물이다. 직산의 수헐원에 들렀다가 동쪽에 오색이 영롱한 산을  바라보고 영험한 산이라 여겨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태조는 성스러움이 거(居)하는 산이라 하여 성거산(聖居山)이라 햇으며, 이후 조선조때 태조와 세종이 온양온천에 갈때 이 산에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후두둑, 후두둑...

이 분위기에 비라도 구슬거린다면 딱 '한계령'이다.

 

한계령에서 1 (이 곡의 원작)/ 정덕수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 육천오백 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 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1절 정도에서도 분위기는 충만해진다..

 

정상엔 사람들이 적었다. 대부분 유량동 청송사쪽에서 넘어오는 손님들.. 지금 시간이면 아직 넘어오기가 일러서일까.

성거산 바로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객만으로는 한가하다.

그런 곳에 김종암 선생이 새로 장만한 돗자리를 깔고 점심을 나눴다. 허기진 배는 언제나처럼 김밥 한줄과 맥주 한 캔, 싱싱한 방울토마토 몇개면 족하다 한다. 모처럼 정상의 그늘에서 피서를 즐기는 기분, 핸드폰에 저장된 분위기 있는 음악도 잠시 듣는 여유~

 

내려가는 길.. 올라갈 땐 부담감 같은 것이 따르지만, 내려갈땐 그것마저 던져놓고,

완전 빈 몸이 된다. 먹을 것이 줄어든 가방은 또한 얼마나 가벼운가!

 

포토6/ 너는 내 운명

 

나무는 진즉 생을 마감했어야 했다. 요행히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세월도 그만크 많이 흘러, 이젠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는 때쯤 되어서야 잎을 피우고 하늘로 오른다.
 

자, 여기는 당신의 삶에 중요한 길림길입니다.

어느 길로 가고 싶습니까. 멀다고 좋은 곳은 아니며, 가깝다고 나쁜 곳도 아니며,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 명심하십시오. 속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당신이 선택한 길이라면 감사하게 가십시오.

 

나무에 입이 있다면  요렇겠지. 누군가의 장난으로 나무는 돌멩이를 드시고 계시다.

어느 동화에도 맛있게 구운 돌을 뱃속에 넣은 녀석이 있었다.

 

포토존8/ 먹으면 토해내는 곳, 와포루-

 

"그건 먹는 것이 아니야."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쓸데없는 말들을 입맊으로 꺼내 놓는다.

"다시는 돌멩이 같은 소리를 내지 말란 말이야. 좋은 말만 하고, 필요한 말만 해. 적절한 게 좋은 거야."

 

비워내니 좋지. 그럴게다. 비우는게 좋은 거야.

이젠 소화할 수 있는 말만 하자. 거북한 말은 배탈이 나고, 쓸데없는 말은 결국 네 자신이 쓰레기를 먹는거야.

그러니 이젠 잘 생각해 보렴. 깨끗한 상태로 늘 유지해.

 

성거산의 돌들은 다른 산들과는 또다른 형태를 지녔다.

미니어쳐 성이 무너졌나 보다. 그래도 괜찮다. 현대에서조차 성이 필요하진 않으니까..

 

한 방향으로 나무가 자라다. 너희한테는 중력이 다른 식으로 작용하나 보다.

특별한 아이들, 특별하게 자라라.

 

시간은 금방 흐르고, 우리는 다시 도로를 밟는다.

원래 우리가 시작해야 했던 성거산 등산코스의 출발점이다. 이곳 이정표를 몰라보고 만일사로 직행한 우리들.

그래서 더욱 좋았다고 말하는 우리.

조금 후 차량으로 지나다 길을 묻는다. "성거산에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젊지 않은 부부인가 애인인가?

"세심히 살피지 않으면 못찾습니다. 차라리 만일사도 구경하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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