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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불청객, ‘온열질환’ 예방 및 응급처치법

등록일 2020년07월0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동욱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응급의학과

“내 더위 사가라”
예부터 우리 민족은 정월대보름이면 특별한 인사를 나누곤 했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슬그머니 그의 이름을 부르고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고 소리치는 것이다. 더위를 팔아서라도 고생 없이 여름을 나고자하는 소망이 담긴 정겨운 세시풍속이다. 상대방은 “내 더위 네 더위 맞더위”라고 외쳐 더위를 사지 않았다. 조상들이 그렇게 해학적으로 풀었던 여름 더위는 최근엔 기후변화로 인해 견디기 힘든 폭염의 연속이고, 따라서 온열질환의 발생률도 크게 증가했다.

온열질환 주의보

2018년 3,500여명의 환자가 응급실에 더위와 관련된 질환으로 찾아왔다. 이중 안타깝게도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의 환자가 7월 중순부터 1달여의 기간 동안 집중되었고 이는 올 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올해엔 예년보다 더 심한 폭염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온열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예방법과 응급처치법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체온⇑ 수분‧전해질‧혈류량⇓

우리 몸은 외부 기온이 올라가면 피부의 혈액순환을 증가시켜 열 배출을 늘리는데 특히 땀을 배출해 증발열에 의해 체온을 조절한다. 이때 생각보다 많은 양의 수분과 염분이 배출되고, 또한 갑작스러운 피부의 혈액순환 증가로 다른 장기의 혈류량이 적어진다. 이로 인해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지고, 장기의 혈류량 부족을 보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쉽다. 이럴 경우 우리 몸은 탈수, 어지러움, 구역질, 두통, 근육 경련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일사병과 열사병

온열질환의 대표적인 질환은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열실신, 열경련, 열피로와 같은 경증의 열성질환이다. 일시적인 어지러움, 기절, 두통이나 구통, 무기력증이 동반되며, 체온이 40℃ 이상으로 측정되는 경우는 드물다. 일사병의 응급처치법은 예방법과 같다. 휴식과 수분‧전해질 보충만으로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응급처치 후 회복된다면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는 드물지만 가끔 열사병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있다. 열사병은 환자 중 21~63%가 사망한다고 보고되는 위험한 중증질환이다. 대뇌가 열에 대한 조절능력을 상실해 체온이 40℃ 이상인 경우가 많다. 고온상태가 지속되면 이상행동, 환각, 발작, 혼수 등의 중추신경계 이상 증상으로 이어진다.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활동 피해야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전해질 보충이 필요하다. 물만 보충하다 보면, 상대적인 전해질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이온음료를 통한 수분 보충이나 부가적인 염분섭취도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고온 환경에서의 신체활동을 피하는 것이다. 폭염주의보‧경보가 발생하면 햇볕이 뜨거운 오후 시간대는 활동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헐렁한 옷과 모자 등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온열질환 의심되면 119 통해 응급실로

온열질환의 증상이 심하거나 회복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는 기도유지가 필요하다. 환자의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옷을 벗기고 물을 뿌려주는 등의 응급처치도 중요하다. 물은 큰 혈관이 지나가는 목, 겨드랑이 등의 부위에 뿌리고 아이스팩 등으로 체온을 내려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 최대한 빠르게 응급실로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과 선풍기의 도움으로 옛 선조들만큼은 더위가 두렵지는 않은 요즘 세상이지만 적절한 대비가 없다면 여전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 온열질환이다. “내 더위 사가라”고 했을 때 “내 더위 네 더위 맞더위”로 대처하는 것처럼 온열질환 예방법과 응급처치법을 숙지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자.

이동욱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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